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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고조 와중에 웃으며 통화한 트럼프와 괌 지사, “유명해져 관광 10배 증가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를 하면서 웃고 있는 에디 칼보 미국령 괌 지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를 하면서 웃고 있는 에디 칼보 미국령 괌 지사ⓒ괌 지사 페이스북 공개 영상 캡처

‘막말의 대명사’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북한 선제공격’ 등 초강경 발언으로 군사적 긴장을 여과 없이 즐기고 있다는 ‘속내’의 일부가 드러났다.

미국령인 괌 지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 전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하면서, 괌 주민들이 격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에디 칼보 괌 지사와 통화하면서 “말해줄 게 있다. 당신은 이미 엄청 전 세계에서 유명해졌다. 세상 사람들이 괌과 당신 이야기를 한다. 이제 괌의 관광(산업)은 돈 들이지 않고도 10배(tenfold)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괌 포위 사격 발언과 자신의 선제공격 발언 등으로 미국령 괌에 관한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오히려 ‘선전’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나는 당신을 1천% 지지한다”며 통화 초반 괌 지사에게 ‘꿀단지’를 던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에 고무된 칼보 지사는 “당신(트럼프)이 통치하고 있는 것보다 더 안전하고 자신감 있게 느낀 적이 없다. 당신 같은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맞장구를 쳤다. 칼보 지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을 괌으로 초대하겠다고 했고, 트럼프는 “매우 아름다운 곳”이라며 한층 분위기를 띄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이야기는 당신과 나만 알고 있자”고 당부(?)했지만, 칼보 지사는 대통령과의 통화를 자랑하듯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부 공개했다. 골프장에 있던 트럼프 대통령 주변의 소음과 웃음소리마저 그대로 다 공개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통화 내용이 전부 공개되자, 괌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같은 날 괌 정부는 주민들에게 비상행동수칙 팸플릿까지 배포하면서도 지도자들은 괌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다거나 관광이 오히려 부흥할 것이라는 ‘한가한’ 이야기만 나누고 있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괌 지역 예술가인 안드레아 니콜 그레이젝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통화를 들으니 속이 뒤집어진다(disgusted)”면서 “나는 너무 놀라고 실제로 울고 있는데, 지도자란 사람들이 유명해졌다느니, 관광 부흥이니 이런 말들을 주고받는다. 세계는 우리가 내일 여기에 존재할지를 숨죽이며 지켜보는데 말이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로버트 언더우드 괌대학 총장도 NYT와의 인터뷰에서 “괌이 이러한 (전쟁) 게임에 일종의 ‘볼모(pawn)’로 쓰이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이것이 우리 삶의 역할인가 하는 느낌”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전 괌의회 의원이기도 했던 언더우드 총장은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연방정부와의) 관계를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괌이 미국령에서 벗어나 독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괌에 대한 위협은 종종 ‘창의 끝(tip of the spear)’으로 묘사된다”며 “이 섬에 미군 군사기지의 존재가 늘 핵심적인(focal) 논쟁의 중심이 되어왔다”고 지적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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