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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후손’의 집과 ‘독립운동가 후손’의 집을 비교한 두 장의 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과 분향과 헌화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과 분향과 헌화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양지웅 기자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뒤집힌 현실은 여전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현충일 추념식에서 한 말이다. 광복을 맞은지 70년이 넘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꼬집은 말이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겪고 있는 가난의 서러움, 교육받지 못한 억울함, 그 부끄럽고 죄송스런 현실을 그대로 두고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다”며 “애국의 대가가 말뿐인 명예로 끝나서는 안된다. 독립운동가 한 분이라도 더, 그 분의 자손들 한 분이라도 더, 독립운동의 한 장면이라도 더,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증명하는 사진이 SNS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배정훈 ‘그것이 알고 싶다’의 PD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두 장의 사진이다.

배정훈 PD의 트위터 글
배정훈 PD의 트위터 글ⓒ트위터 캡쳐

배 PD는 1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하나는 '친일파 후손'의 집. 다른 하나는 독립을 갈망하다 '빨갱이 자식'으로 평생을 숨죽여 살아온 집”이라며 두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한 장은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부유층 저택이었고, 다른 한 장은 곧 쓰러질 것 같은 허름한 시골의 집이었다.

그는 “어디에서부터 이 두 집안 사이에 놓였을 격차를 이해해야할까”라면서 “적폐의 되물림 앞에서도, 자비가 필요한걸까”라고 글을 올렸다.

배 PD가 말하는 ‘격차’는 현실에서도 분명히 존재한다. ‘한국일보’가 지난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 후손들 모임인 ‘광복회’ 회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국리서치와 함께 생활실태 설문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조사에는 생존 독립유공자 26명을 비롯해 배우자, 자녀, 손자녀, 증손자녀 등 모두 1,115명이 참여했다.

이들의 월 개인 소득을 분석한 결과 200만원 미만 구간에 전체 75.2%가 몰려 있었고 개인 총 재산도 국민 평균을 한참 밑돌았다. 구체적으로는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이 43.0%로 가장 많았고,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이 20.9%, 50만원 미만도 10.3%에 달했다. 특히 3대와 4대 후손에서도 가난이 되물림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월 개인소득 200만원 미만 구간에 독립유공자 본인(38.4%)보다 자녀(72.2%)와 손자녀(79.2%), 증손자녀(62.2%) 비율이 더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읽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읽고 있다.ⓒ양지웅 기자

해방 이후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보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때부터 시작된 가난의 고리는 대를 이어 계속된 것이다.

배 PD는 이 문제를 “‘빨갱이 자식’으로 평생을 숨죽여 살아온” 문제로 취재 중임을 암시했다. 그는 지난 9일에도 트위터에 “도대체, 빨갱이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2주째 하고 다니고 있다”며 “의외로 이 질문에 대답하기란 쉽지 않다. 그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자기규정을 해야만 한다. 어쩌면 '빨갱이'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을, 일종의 유령같은 것일 수도 있다”고 글을 남겼다.

배정훈 PD의 트위터 글
배정훈 PD의 트위터 글ⓒ트위터 캡쳐

72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배 PD가 올린 사진에는 많은 트위터리안들이 공감을 표하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명박-박근혜 부역자들과, 목숨으로 저항한 이들이 훗날 이런 차이를 보일지도. 그리고 그저 "내 목숨 지키는 한도 내의 적당한 정의"만 바랬던 주류 유권자층은 그 중간 어디쯤일 터”라고 글을 남겼다.

다른 이용자는 “이러한 적폐청산의 대물림을 끊고 민족정기를 세우려면 50년 아니 100년을 민주진보세력이 장기집권해야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친일파, 뉴라이트 이 거지같은 것들의 진실을 전체 한민족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정미 기자

영상 담당 이정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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