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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의 Digital 道] 일체형 컴퓨터의 완성

44. USB 허브 파워를 획득하다

직결실 USB 포트:기존 USB 허브와 별도로 추가 USB 포트를 만들었습니다. 왼쪽 파란색 케이블이 완성된 모습입니다.
직결실 USB 포트:기존 USB 허브와 별도로 추가 USB 포트를 만들었습니다. 왼쪽 파란색 케이블이 완성된 모습입니다.ⓒ김인성 제공

USB 허브 한 개로 일체형 컴퓨터를 사용하다보니 3개의 USB 포트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마우스, 키보드를 꽂으면 포트가 하나 밖에 남지 않는데 여기에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을 꽂으면 USB 메모리를 읽힐 포트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USB 포트를 추가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고 단순히USB 허브를 또 추가할 수는 없었습니다. (추가 전원 공급 없이)본체의 USB 포트에 USB 허브를 그냥 꽂아서 사용했더니 전원이 부족해서 그런지 스마트폰 충전에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팟케스트라도 시청하면 아예 배터리 게이지가 올라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전원이 부족해서 외장 하드디스크를 연결했을 때 인식 에러가 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포트 추가는 허브를 사용하지 않고 컴퓨터 본체에서 직접 연장 케이블을 뽑는 방식을 쓰기로 했습니다.

본체쪽 USB케이블 연결:ㄱ자 형태의 USB연장 케이블을 연결합니다. 물론 본체를 다시 뜯어 내고 모니터 뒤판에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본체쪽 USB케이블 연결:ㄱ자 형태의 USB연장 케이블을 연결합니다. 물론 본체를 다시 뜯어 내고 모니터 뒤판에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김인성 제공

모니터 뒤에 달린 컴퓨터 본체에서 USB를 끌어오기 위해서 끝이 ㄱ자 모양인 케이블을 사용합니다. 물론 이런 케이블은 국내에서 찾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 알리익스프레스를 뒤져야 했습니다. 본체의 추가 USB 3.0 포트는 앞쪽에 있으므로 ㄱ자 모양도 잘 골라야 했습니다.(ㄱ자 USB 단자 모양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꺾인 단자 모양이 반대라면 단자를 꽂았을 때 케이블이 모니터 쪽이 아니라 반대쪽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수 많은 알리 익스프레스 제품 중에서 케이블이 아래쪽으로 향하도록 꺾인 USB 3.0 케이블을 구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주의에 주의를 기울여 제품을 선택하고 다시 3주 간의 기다림 끝에 실물을 확인한 다음에야 제대로 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케이블은 본체에 꽂으려면 모니터에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단자 부분이 ㄱ자로 꺾여 있어서 일반 USB 케이블을 통과시킬 때 보다 훨씬 큰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선만 통과한다면 작은 구멍으로도 충분하지만 단자 부분도 통과해야 하므로 구멍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단자가 충분히 지나갈 수 있게 크게 뚫으면서도, 선 두께 정도로 작은 구멍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본체 아래에 구멍을 뚫기로 했습니다. 큰 구멍을 뚫고 단자를 통과시킨 다음 본체로 가려버리면 되니까요.

사진은 이런 작업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니터 뒤판에 흉칙한 구멍을 뚫었지만 본체가 가리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 때문에 본체를 다시 뜯어 낸 후 양면 테이프를 새로 바르는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외관이 보기 싫은 것보다 잠깐 귀찮은 것이 나으니까요. 작업이 끝나면 케이블이 빠져 나온 부분만 보이는데 구멍 크기가 아주 작아서 만족스럽습니다.

모니터 하단 부분 작업:USB 연장 포트 부분을 설치합니다. 인두로 지지고 나사로 고정하는 작업입니다.
모니터 하단 부분 작업:USB 연장 포트 부분을 설치합니다. 인두로 지지고 나사로 고정하는 작업입니다.ⓒ김인성 제공

파란색 USB 연장 포트를 모니터 하단에 설치합니다. 이 연장 포트는 본체에서 끌어 온 검은 색 연장 케이블과 연결됩니다. 물론 연장 포트 설치란 인두로 여기 저기 구멍을 뚫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나사를 끼울 부분도 인두로 둥글게 구멍을 냅니다. 지저분하고 완성도 낮은 작업이지만 모니터를 세우면 잘 보이지 않으므로 마구잡이로 작업해도 됩니다.

USB 연장 포트 끝부분이 두꺼워 모니터 뒤판과 LCD 사이에 끼워 넣으면 모니터 케이스 앞판과 뒤판이 가 제대로 닫히지도 않으므로 연장 포트 끝부분을 칼로 납작하게 만들어 야 합니다. 플라스틱 부분을 칼로 깎아내면 LCD가 들뜨거나 압력을 받지 않을 정도로 얇은 두께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주먹구구식 작업에 특화되어 있으므로 납작한 제품을 구입하는 등 세련된 방법을 강구하기보다는 주저하지 않고 칼을 들고 당장 눈 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편합니다. 어차피 잘 못 되도 USB 케이블 하나 아작나는 건데 다시 천원 내고 3주만 기다리면 되니까요.

마지막 사진은 완성된 모습입니다. 하얀색 USB 케이블이 꽂혀 있는 부분이 새로 추가한 포트입니다. 나사까지 제법 그럴듯하게 박혀 있습니다. 문제는 본체에서 직접 끌어왔음에도 USB 허브로 연장한 포트보다 전원이 약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럴 줄 알고 알리익스프레스에 한 쪽은 ㄱ형태고 다른 쪽은 연장 포트 모양에 1m 내외의 케이블을 구했지만 이런 제품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 쪽은 ㄱ자이고 반대쪽은 USB-Female모양인 케이블과 한 쪽이 USB-Male모양이고 반대쪽은 USB 연장 포트인 케이블 두 개를 이어서 작업했더니 전류 손실이 많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이 포트로 할 수 있는 것은 USB 메모리 사용 정도였고, 스마트폰 충전이나 외장하드 인식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USB 허브에 전원을 공급하는 방법을 강구하게 되었습니다.

재활용 방법:집에 있는 USB 충전기를 사용해 이미 설치해 놓은 허브에 전원 공급을 시도합니다.
재활용 방법:집에 있는 USB 충전기를 사용해 이미 설치해 놓은 허브에 전원 공급을 시도합니다.ⓒ김인성 제공

일체형 컴퓨터에 설치한 허브는 잘 사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스마트폰 충전이 느리고 외장하드 사용에 문제가 있는 정도이므로, 약간의 추가 전원만 공급할 수 있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1A USB 충전기를 분해해서 모니터 안에 내장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USB 충전기 크기가 문제였습니다. 충전기의 플라스틱 부분을 벗겨내고 기판만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그 크기가 적지 않아 모니터에 이 기판을 넣어 둘 공간이 없었습니다. 일체형에 설치한 USB 허브에 보조 전원을 입력 받도록 설계된 제품이 아니었지만 회로 부분을 잘 살펴서 외부 전원선을 직접 납땜으로 연결하려고 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USB 허브에 억지로 추가 전원선을 연결했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지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있는 것 재활용하려는 계획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 제품 구입:추가 전원 공급을 받을 수 있는 USB 허브와 초소형 충전 회로를 구입해서 작업합니다.
새 제품 구입:추가 전원 공급을 받을 수 있는 USB 허브와 초소형 충전 회로를 구입해서 작업합니다.ⓒ김인성 제공

다시 알리익스프레스를 뒤져서 추가 전원을 공급 받을 수 있도록 제작된 USB 허브를 구입했습니다. 이런 제품이 많긴 했지만 얇은 두께와 크기 그리고 포트 배치까지 적절한 제품은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초소형 전원 공급장치는 더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왕 구하는 것 전류 용량이 2A 가 넘는 넉넉한 제품을 찾았지만 용량이 크면서도 모니터에 내장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것은 없었습니다. 모니터에 내장 가능한 제품 중에는 1.5A가 최대 용량이었습니다. 회로 기판 형태로 파는 거의 모든 전원 공급장치를 뒤진 끝에 내린 결론입니다.

제작 과정은 어렵지 않습니다. 기판의 입력 쪽에 220V 전원선을 연결하고 출력을 뽑아 허브 쪽에 연결하면 됩니다. 다만 기판의 회로 사이에 여분 공간이 거의 없어 잘못하면 합선으로 컴퓨터가 탈 수 있으므로 정말 조심해서 작업해야 했습니다. 이런 작업은 저의 적성에 맞지 않기 때문에 결과물이 얼마나 안정적인지는 자신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일체형 컴퓨터를 쓰고 있긴 하지만 언제 내부에서 “퍽”하고 고장이 날지는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출력 전원은 5V 1A라서 얇은 선을 사용했습니다. 모니터 내부에 공간이 없으므로 허브 추가 전원 입력단을 살리기보다는 전원 공급 기판에서 허브 추가 전원 입력단으로 선을 바로 납땜했습니다. 전원 공급장치는 모니터 내장 스피커가 있던 공간을 비워서 우겨 넣었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이 모자라 LCD가 모니터 뒤판에 밀착되지 않고 뜨는 바람에 모니터 케이스를 고정하는 나사 4개 중에서 중간 2개는 반쯤만 잠그고 쓰고 있습니다.

USB 포트 완성:USB  설치 작업이 완료된 내부 모습입니다. 내부가 복잡해져서 발열 문제 등이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USB 포트 완성:USB 설치 작업이 완료된 내부 모습입니다. 내부가 복잡해져서 발열 문제 등이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김인성 제공

USB 포트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내부는 복잡하지만 뚜껑을 닫으면 보이지 않으므로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발열 문제도 걱정했는데 8월 한 여름에 하루 종일 컴퓨터를 켜고 썼는데도 별 이상이 없었으므로 앞으로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추가 전원 공급을 받는 허브에 스마트폰을 꽂으면 충전도 금방 됩니다. 외장 하드디스크 2개를 동시에 써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포트 수도 7개로 늘어서 사진의 가장 왼쪽 파란색 직결 포트는 제거했습니다. 케이블 하나라도 줄여야 내부가 간소화되고 그래야 발열 문제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어폰 단자 추가:이어폰 단자를 모니터 앞 쪽으로 끌어 옵니다. 작은 튜닝이지만 편의성이 대폭 증가됩니다.
이어폰 단자 추가:이어폰 단자를 모니터 앞 쪽으로 끌어 옵니다. 작은 튜닝이지만 편의성이 대폭 증가됩니다.ⓒ김인성 제공

일체형 컴퓨터를 쓰다가 소리를 들어야 할 때면 자리에서 일어나 모니터 뒤편의 본체에 이어폰 잭을 연결해야 합니다. 모니터 하단의 USB 포트에 블루투스 동글을 설치하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유선으로 들어야 할 상황도 생기곤 했습니다. 그래서 앞에서 쓸 수 있는 이어폰 단자를 추가 하기로 했습니다.

이어폰 잭을 꽂을 수 있는 단자를 구해서 모니터 아래쪽에 설치하려고 했는데 견고하게 고정시킬 방법이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이어폰을 꽂을 때마다 위쪽으로 힘을 가할 텐데 제대로 고정하지 않으면 금방 단자가 모니터 안 쪽으로 밀려 올라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의외의 해결책:이어폰 확장 케이블을 사용하여 이어폰 단자를 만듭니다.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은 모습.
의외의 해결책:이어폰 확장 케이블을 사용하여 이어폰 단자를 만듭니다.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은 모습.ⓒ김인성 제공

이어폰 단자를 모니터 하단에 견고하게 고정할 방법이 없어서 생각한 것이 확장 케이블을 모니터 하단 아래 쪽에 뽑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모니터 바깥에 나와 있는 이어폰 잭 연결 부위를 두 손으로 잡고 뺏다 꽂았다 하면 되니까 단자가 모니터 내부로 밀려 들어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작업 하다 보니 뜻하지 않게 견고하게 내장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우선 본체 쪽 이어폰 단자에 ㄱ자로 꺾인 이어폰 잭을 꽂고 선을 모니터 내부로 끌어옵니다. 끌어 온 선과 확장 케이블 양쪽 피복을 벗겨 선 5가닥을 일일이 납땜으로 연결합니다. 선이 워낙 가늘어 작업에 애를 먹었습니다. 그 후 확장 케이블 단자 끝 부분을 모니터 바깥 쪽으로 빼는 작업을 하다 보니 희한하게 모니터 케이스에서 확장 케이블 단자와 꼭 맞는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모니터 하단부에 인두로 뚫은 구멍에 단자 아래 쪽의 돌출된 부분이 꼭 맞게 끼워졌고, 단자 측면은 모니터 케이스 부분에 꼭 들어 맞은 상태에서, 단자 위쪽을 나사로 고정했더니 3부분이 동시에 단자를 완벽하게 잡아 주었습니다. 때문에 아래 쪽에서 이어폰 잭을 아무리 꽂았다 빼더라도 단자 부분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모니터 앞쪽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안정적인 이어폰 단자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가히 삽질의 승리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최종 완성된 내부 모습:전면부에서 쓸 수 있는 USB 포트와 이어폰 단자 그리고 SD 카드 리더기가 보입니다.
최종 완성된 내부 모습:전면부에서 쓸 수 있는 USB 포트와 이어폰 단자 그리고 SD 카드 리더기가 보입니다.ⓒ김인성 제공

이렇게 완벽한 일체형 컴퓨터가 완성되었습니다. 어디를 가든 일체형 컴퓨터에 전원을 꽂고 앉으면 그 후 모든 작업은 모니터 하단 부분을 통해 처리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꽂고, 스마트폰을 충전시키고, SD 카드를 읽히며, 동시에 두 대의 외장 하드디스크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음악이 듣고 싶으면 그대로 앉아서 모니터 아래 쪽에 있는 이어폰 구멍에 잭을 꽂으면 됩니다.

USB 포트가 남으므로 블루투스 동글을 꽂아 블루투스 이어폰을 들어도 됩니다. 블루투스로 이어폰과 마우스를 동시에 사용했더니 간섭 현상이 있어서 전용 수신기를 사용하는 무선 마우스를 따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해도 USB 포트가 남습니다.

그 후 소소한 튜닝 작업도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컴퓨터를 켜고 끄려면 일어나서 본체의 스위치를 눌러야 하는 불편 때문에 본체 전원 스위치도 앞쪽으로 끌어 왔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껐다 켜야 할 때 제대로 꺼졌는지 알기 어려워 전원 LED도 앞 쪽으로 끌어 왔습니다. 이젠 뭐 하나 필요하면 즉시 모니터를 열고 필요한 작업을 뚝딱 해치우고 있습니다. 가히 일체형 컴퓨터 제작의 고수 혹은 도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일체형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이런 소소한 튜닝은 계속되겠지만 이젠 이런 일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에 모니터를 언제 마지막으로 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저는 고성능, 고화질의 완벽한 이동형 사무기기인 일체형 컴퓨터를 들고 오늘도 저는 행복하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떠신가요? 여러분들도 이런 컴퓨터 하나 갖고 싶지 않으신가요? 끝.(다음 편 에필로그로 이 연재는 마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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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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