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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의 Digital 道] 에필로그: 일체형 컴퓨터의 미래

45. 일체형 컴퓨터의 소형화와 성능 향상을 이루는 길

책상 위에 설치한 후 그대로 쓰는 일체형 컴퓨터라면 크기, 무게, 선 처리 등에 큰 신경을 쓸 필요가 없지만, 이동성을 고려하게 되면 하나하나 문제가 됩니다. 일체형은 가능한 한 크기가 작아야 합니다. 모니터 화면 크기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외 부분은 최소화해서 얇고 간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들고 다니려면 무게도 가벼워야 합니다. 전원선 하나 빼고 모든 것을 무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용 일체형 컴퓨터가 키보드, 마우스와 이어폰까지 무선을 지원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겉보기도 단순하고 매끄러워야 합니다. 애플의 아이맥 수준까지는 안 되더라도 외부에 모난 부분이나 툭 튀어나온 부분이 있으면 좋지 않습니다. 들고 다니다 보면 이런 부분이 부딪혀 문제가 생기곤 하니까요. 제가 완성한 일체형 컴퓨터도 개선 사항이 많았습니다. 버전 2를 만들게 되면 이런 부분을 개선하여 좀 더 작고 단순하고 깔끔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본체 제작 업체나 모니터 업체와 협업해서 완성도 높은 일체형을 제품을 만들어 쓰고 싶은 생각도 간절합니다.

CPU 팬 교체:인텔 CPU를 구입할 때 함께 따라 오는 정품 쿨러를 사제 쿨러(쿨러 전문 업체의 제품)로 교환합니다.
CPU 팬 교체:인텔 CPU를 구입할 때 함께 따라 오는 정품 쿨러를 사제 쿨러(쿨러 전문 업체의 제품)로 교환합니다.ⓒ김인성 제공

인텔 정품 CPU 쿨러는 소음이 있습니다. 내구성도 좋지 못해 사용한 지 두 달이 못 되어 심한 소음이 생겼습니다. 팬 자체의 진동이 모니터 전체를 흔들어 “웅~~~”하는 참을 수 없는 잡음도 있었습니다. 도서관 작업을 할 때 근처에 있는 분들에게 못할 짓인 것 같아서 저소음 팬 제품으로 갈았습니다. 저소음 팬의 효과는 좋았습니다. 오래 사용해도 소음이 거의 나지 않고 진동도 없습니다. 모니터 뒤쪽에서 귀를 기울여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쿨링 효과도 좋아서 본체 발열도 잘 잡아 준 덕분에 이번 여름도 무사히 지나고 있습니다. 쿨러 교체는 가격 대비 가장 만족스러운 튜닝이었습니다.

쿨러의 두께 차이:사제 쿨러가 정품 쿨러보다 쿨링 효과는 더 좋음에도 오히려 높이는 더 낮습니다.
쿨러의 두께 차이:사제 쿨러가 정품 쿨러보다 쿨링 효과는 더 좋음에도 오히려 높이는 더 낮습니다.ⓒ김인성 제공

사제 쿨러를 달고 나니 또 다른 장점이 보이더군요. 미니 케이스의 높이는 인텔 정품 쿨러의 높이에 맞추어 만들어졌습니다. 정품 쿨러의 높이가 높아서 미니 케이스도 무척 두꺼운 편입니다. 케이스 제조사가 정품 쿨러 뿐만 아니라, 높이가 낮은 사제 쿨러에 맞춘 얇은 케이스도 만들었다면 얇은 케이스가 훨씬 잘 팔렸을 것입니다. 사제 쿨러를 사용하면 사진에 있는 정품 쿨러 용 케이스의 두께를 거의 2/3정도로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모니터 뒤에 달라 붙은 본체의 두께를 1/3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효과가 있습니다. 사실 지금 쓰는 본체의 두께(80mm)도 별로 두껍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만 60mm는 정말 얇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체 두께를 이 정도로 줄인다면 아마 본체가 모니터에 처음부터 붙어 나오는 부품처럼 보일 겁니다. 실제로 사제 쿨러를 장착한 후 쓸데 없이 남는 공간이 아까워서 직접 케이스를 잘라서 얇게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너무 일이 많아질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줄이기를 하면 그 효과는 대단할 것입니다. 애즈락 관계자가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얇은 두께의 케이스도 고려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판매 중인 미니 컴퓨터들:얇고 가벼우면서도 고성능인 제품들, 일체형 컴퓨터의 본체로도 훌륭한 것들입니다.
판매 중인 미니 컴퓨터들:얇고 가벼우면서도 고성능인 제품들, 일체형 컴퓨터의 본체로도 훌륭한 것들입니다.ⓒ이미지 출처: intel.com, apple.com

시장에는 이미 충분히 얇으면서도 고성능인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인텔도 미니 컴퓨터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여 NUC(Next Unit of Computing:축약된 전문 용어는 알고 보면 허접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품 군을 발표했습니다. mITX 보드를 사용한 대만의 제조사들의 소형 제품 라인업도 훌륭합니다. 특히 애플의 맥 미니는 그냥 모니터 뒤에 붙이면 곧바로 일체형 맥이 될 정도로 훌륭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따져 보면 모바일 CPU를 사용했거나, 지나치게 저 성능인 CPU가 보드에 아예 납땜되어 있거나, 4K 그래픽 해상도를 지원하지 못하거나, 내부가 복잡하거나, 확장성이 없거나, 크기가 필요 이상으로 크거나, 가격이 지나치게 비쌉니다. 여태까지 애즈락 사의 데스크미니에 들어가는 H110M-STX 보드보다 더 뛰어난 제품은 없었습니다.(이 글은 모든 제품을 직접 구입해서 쓰는 사용기임을 다시 한 번 밝혀 드립니다)

초소형 고성능  메인보드와 그래픽 카드:내장 그래픽을 사용하는 mSTX 제품(왼쪽)과 외장 그래픽을 추가할 수 있는 mSTX-MXM제품(오른쪽) 그리고 MXM 외장 그래픽 카드(중간)
초소형 고성능 메인보드와 그래픽 카드:내장 그래픽을 사용하는 mSTX 제품(왼쪽)과 외장 그래픽을 추가할 수 있는 mSTX-MXM제품(오른쪽) 그리고 MXM 외장 그래픽 카드(중간)ⓒ이미지 출저: asrock.com, smallformfactor.net

애즈락 사는 CPU 내장 그래픽만 사용할 수 있는 mSTX 메인보드의 단점을 개선한 mSTX-MXM보드를 발표했습니다. 이 제품은 mSTX 보다 크기는 조금 크지만 MXM(모바일 PCI익스프레스 모듈) 방식의 외장 그래픽 카드를 장착 할 수 있습니다. MXM 그래픽 카드는 데스크탑의 표준 그래픽카드와 거의 같은 성능을 내 줍니다. 원한다면 휴대용 일체형 컴퓨터로도 데스크탑에 전혀 꿇리지 않는 성능을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일체형 컴퓨터에서 이렇게까지 고성능이 필요한지는 의문입니다. MXM 방식의 그래픽 카드는 소형화 기술이 동원된 제품이고, 특수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는데다가, 주로 고성능 노트북에 내장된 형태로 팔리고 수요가 많지 않아 가격이 무척 비쌉니다. 현재 같은 성능의 일반 그래픽 카드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나마 MXM 그래픽 카드를 내장한 노트북에서 뽑아 낸 제품이 팔릴 뿐 새 제품은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초 고성능 베어본:MXM 그래픽 카드와 전용 쿨러까지 장착된 mSTX-MXM 제품의 내부 모습. 데스크탑 CPU, 4K를 지원하는 HDMI 2.0, 4개의 SSD 포트와 차세대 썬더볼트 인터페이스까지, 부족함이 전혀 없는 완벽한 미니 컴퓨터입니다.
초 고성능 베어본:MXM 그래픽 카드와 전용 쿨러까지 장착된 mSTX-MXM 제품의 내부 모습. 데스크탑 CPU, 4K를 지원하는 HDMI 2.0, 4개의 SSD 포트와 차세대 썬더볼트 인터페이스까지, 부족함이 전혀 없는 완벽한 미니 컴퓨터입니다.ⓒ이미지 출처: smallformfactor.net

아무리 일체형을 위한 소형 본체라도 필요하면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고성능 제품을 장착해야죠. 예를 들어 씽크패드 P70 노트북을 구입한 다음 거기서 MXM 그래픽 카드를 뽑아내서 달면 됩니다. mSTX-MXM 제품이 출시되면 저는 분명히 이렇게 쓸 것 입니다. 어차피 노트북에서 맥오에스를 쓰면 외장 그래픽 카드가 쓸모없으므로 뽑아서 활용하는 것이 이익입니다. mSTX 보드는 크기는 작지만 엄연히 데스크탑 방식의 보드라서 외장 그래픽을 제대로 지원할 것이니까요.(이야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사실 앞에서 다 했던 이야기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외장 그래픽을 창작한 mSTX-MXM 본체를 사용한 일체형 컴퓨터는 궁극의 제품이 될 것입니다. 성능과 휴대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제품이니까요.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일체형 컴퓨터는 그래픽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번 “게임을 안 하니까 괜찮아”라고 자합리화를 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장 그래픽을 장착한 일체형 컴퓨터를 만들고 나면 이런 아쉬움도 전혀 없을 것입니다. 본체 크기가 약간 커지는 것도 감수할 수 있습니다. 제작 비용이 두 배 이상 뛰어도 괜찮습니다. 궁극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데 뭐가 아깝겠습니까?

46. 일체형 컴퓨터 개선을 위한 업체들의 노력

아이맥:완벽한 일체형 컴퓨터의 원형, 일체형 컴퓨터가 필요하다면 그냥 아이맥 쓰면 됩니다.
아이맥:완벽한 일체형 컴퓨터의 원형, 일체형 컴퓨터가 필요하다면 그냥 아이맥 쓰면 됩니다.ⓒ이미지 출처:apple.com

사실 이 글이 지향하는 일체형 컴퓨터의 궁극은 아이맥입니다. 아이맥은 전원선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무선 방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애플의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는 다른 어떤 업체의 무선 제품보다도 뛰어난 사용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윈도우로 동작하는 PC처럼 연결에 시간이 걸리거나, 사용하다가 접속이 끊기고 속도가 느려지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애플 무선 제품은 아이맥이 켜지는 순간 곧바로 연결됩니다. 실제로 사용해봐도 유선 방식과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습니다.

아이맥 본체는 얇고 깔끔합니다. 모니터와 본체를 합친 것치고는 무게도 별로 무겁지 않고 특별히 모난 부분이 없으므로 들고 다니는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이 글을 읽고 일체형 컴퓨터를 들고 다니며 사용하고 싶다면 그냥 아이맥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윈도우를 인스톨해서 쓸 수도 있으므로 운영체제 문제도 고민거리가 아닙니다. 무겁고 불편한 일체형 PC는 절대 사지 마시기 바랍니다. 물론 괜히 자작해보겠다고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 따위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당신이 전기 전자 부분에 경험이 없다면 제대로 만들 가능성이 별로 없을 뿐더러 만들어도 별로 아름답지 않을 것이니까요. 일체형 컴퓨터라는 엽기적인 물건을 들고 다닐 수 있는 사람은 오덕 뿐입니다. 오덕이 아니라면 그냥 보는 것으로 만족하시기 바랍니다.

휴대용 모니터 SPUD:아이디어가 뛰어난 휴대용 모니터. 킥스타터에서 펀딩에 성공한 후 업체가 제품을 만드는 중입니다.
휴대용 모니터 SPUD:아이디어가 뛰어난 휴대용 모니터. 킥스타터에서 펀딩에 성공한 후 업체가 제품을 만드는 중입니다.ⓒ이미지 출처: arovia.io

일체형 컴퓨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모니터입니다. 본체의 크기는 극한으로 줄일 수 있고, 전원을 제외한 모든 외부 연결을 무선으로 해결할 수도 있지만 모니터만은 어쩌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모니터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휘는 디스플레이, 접는 디스플레이가 발표되고 있지만 아직은 시제품 수준에 불과합니다. 최근에 모니터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 제품이 출현했습니다. 소형 프로젝터와 24인치 크기의 스크린을 결합한 형태로 평소에는 접은 상태로 들고 다니다가 모니터로 사용할 때는 우산처럼 펼쳐서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아직 제작 단계라 섣부른 평가는 어렵지만 스크린 부분을 펼쳤을 때 구겨진 부분이 완벽하게 펼쳐질지, 중앙은 물론 네 귀퉁이도 초점이 정확하게 맞을지, 프로젝터에서 나온 빛 때문에 눈이 아프지는 않을지 하는 의문이 아직 풀리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런 문제가 해결된 제품이라면 일체형 컴퓨터의 모니터를 대체할 수 있으므로 일체형 컴퓨터의 크기를 획기적인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제품 출시 후 실제 써본 사용자들의 의견을 듣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모니터로 변신한 가상 현실 제품:VR 기기를 모니터로 만들어 주는 VR Desktop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이 있으면  VR 기기로 업무도 볼 수 있습니다.
모니터로 변신한 가상 현실 제품:VR 기기를 모니터로 만들어 주는 VR Desktop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이 있으면 VR 기기로 업무도 볼 수 있습니다.ⓒ이미지 출처: cindori.org

가상현실 하드웨어(오큘러스 리프트 등)는 주로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을 위해 사용하고 있지만, 컴퓨터 모니터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상 현실 제품의 해상도가 4K에 육박한 상태라 컴퓨터 모니터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실제로 문서 작업이나 웹 서핑 사용기들도 호평 일색입니다. 다만 가상 현실 기기는 모니터 역할 뿐이므로 본체는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입력을 위해서는 키보드와 마우스도 필요합니다. 가상 현실 앱을 원활하게 돌리기 위해서는 외장 그래픽이 필요하므로 미니 본체라도 최소한 mSTX-MXM 급 제품이어야 합니다.

컴퓨터 본체와 가상 현실 기기는 유선으로 연결됩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무선으로 가능하지만 본체에는 전원선이 필수적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가상 현실 기기로 작업하는 모습은 별로 아름답지는 않을 것입니다. 얼굴 전체를 덮는 가상 현실 기기를 쓴 상태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로 알 수 없는 작업을 하는 모습은 주변 사람들 눈에 기이한 오덕으로 보일 것입니다. 그들은 오덕이 업무를 보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마 혼자만의 세계 속에서 변태적인 행위를 즐기고 있을 것이라고 믿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가상 현실 하드웨어는 일체형 컴퓨터에서 모니터 부분을 간소화 시킬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이긴 하지만 이런 위험 때문에 본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시기상조인 제품입니다.

판매 중인 일체형 컴퓨터 내부 구조:공간 낭비가 심하고 복잡한 고성능 게이밍 일체형 컴퓨터, 데스크탑용 그래픽카드까지 그대로 사용 가능하므로 초소형 본체보다 오히려 비용이 덜 들 수도 있습니다.
판매 중인 일체형 컴퓨터 내부 구조:공간 낭비가 심하고 복잡한 고성능 게이밍 일체형 컴퓨터, 데스크탑용 그래픽카드까지 그대로 사용 가능하므로 초소형 본체보다 오히려 비용이 덜 들 수도 있습니다.ⓒ이미지 출처:마이크로닉스

다양한 업체들이 일체형 컴퓨터를 만들고 있지만 다들 제각각입니다. 통일된 표준은 하나도 없습니다. 공간은 낭비가 심하고, 내부는 복잡하고, 가격은 비쌉니다.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업그레이드도 어렵습니다. 완제품 형태로 팔기 때문에 모니터와 메인보드를 원하는 대로 바꾸어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자원을 마음껏 썼기 때문에 무겁고 부피도 커서 휴대성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USB 등 외장 포트가 편리한 곳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개인용 컴퓨터가 출현한 80년대부터 애플을 제외한 모든 업체가 이런 삽질만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일체형 컴퓨터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는 인기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일체형 컴퓨터 분야에는 대표 주자도 없고 상징이 될만한 대표 제품도 없습니다. 애플이 하드웨어로 40년 이상 수익을 내고 있는 이유는 깔끔함과 단순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PC 제조업체들은 정신 차려야 합니다. 애플의 아이맥 수준은 못되더라도 제발 깔끔하고 쓸만하며, 저렴하고 업그레이드 가능한 제품 좀 만드시기 바랍니다.

소형화를 위한 노력:모니터 내부 공간을 활용하여 적절한 제품을 만들려는 업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표준 하드웨어를 사용하려는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소형화를 위한 노력:모니터 내부 공간을 활용하여 적절한 제품을 만들려는 업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표준 하드웨어를 사용하려는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이미지 출처: itworld.co.kr

mSTX와 mSTX-MXM 규격은 소형 일체형 컴퓨터 표준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mSTX는 저전력과 소형화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고 있으며, mSTX-MXM은 고성능 수요까지 해결해주고 있습니다. 이 규격을 중심으로 모니터와의 인터페이스, USB 등 외장 포트 배치 규격을 표준화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니터 뒤쪽에 전원 어댑터 2개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하고, 모니터 아래쪽이나 좌우측으로 4~7개의 USB 포트와 SD 카드 리더기 위치 표준을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사운드 포트를 전면부에 둘 수 있도록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mSTX 규격을 사용한다면 공간이 거의 없는 모니터 안에도 충분히 필요한 기능을 넣을 수 있습니다.

메인보드 제작 업체와 모니터 업체가 협력하여 표준화를 한다면 조립식 일체형 컴퓨터 시장을 창출 가능합니다. 아니 협력이 안 되더라도 한 업체가 시장에서 인기 있는 모니터에 맞는 일체형 뒤 판을 만들어 팔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체형 뒤 판이 인기를 끌면 다들 이 분야에 뛰어들 것입니다. 어쨌든 고성능 소형화가 완성 단계에 이른 mSTX 시대에는 모니터 내부에 일체형 컴퓨터를 넣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제품 라인업이 발달할 것은 분명합니다.

저는 앞으로 PC 분야가 일체형 컴퓨터 쪽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더 이상 부담스러운 데스크탑 본체는 필요 없습니다. 모든 부품은 모니터에 내장될 수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 분야에 뛰어든 업체가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 분야가 장기적으로 발전하려면 모든 업체가 협력하여 표준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하루 빨리 일체형 컴퓨터 표준이 만들어져서 제가 더 이상 인두로 플라스틱을 지지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47. 일체형 컴퓨터 자작기를 마치며

엘리베이터에서:일체형 컴퓨터를 들고 도서관 엘리베이터에 탑니다. 사람들이 신기하다는 듯이 다들 쳐다보지만 뭐 괜찮습니다. 잠깐만 참으면 되니까요.
엘리베이터에서:일체형 컴퓨터를 들고 도서관 엘리베이터에 탑니다. 사람들이 신기하다는 듯이 다들 쳐다보지만 뭐 괜찮습니다. 잠깐만 참으면 되니까요.ⓒ김인성 제공

일체형 컴퓨터 제작은 노트북 업그레이드 실패를 보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고성능 대 화면의 휴대용 컴퓨터가 필요했으니까요. 일체형 컴퓨터는 크고 무거워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운 물건입니다. 남들 눈에 엽기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쓸만한 노트북을 구하면 안 들고 다닐 것 같습니다. 물론 일단 설치하고 작업을 시작하면 너무나 만족스럽게 때문에 노트북을 업그레이드 할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리게 됩니다. 일체형을 쓴 이후 더 이상 노트북 자체가 아쉽지 않습니다.

데스크탑 CPU와 SSD 그리고 16GB 메모리는 충분한 성능을 내 줍니다. 28인치의 큰 화면에 UHD(3840x2160)의 고 해상도는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속도 빠른 무선랜과 블루투스 이어폰 그리고 전용 무선 마우스는 선 없는 작업을 가능하게 합니다. USB 포트도 충분합니다. 보조 전원이 추가된 USB 포트로 스마트폰 충전도 잘 됩니다. 장소를 이동하더라도 즉시 이전과 동일한 쾌적한 작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약간의 창피함만 감수한다면 그 어떤 것으로도 얻을 수 없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노트북을 구입하게 되더라도 일체형 컴퓨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태까지 이 정도 만족감을 주는 기기는 없었습니다. 물론 더 좋은 본체와 더 좋은 모니터가 나오면 그것을 이용하여 일체형 컴퓨터 개선판을 만들 것입니다. 세월이 지난 후 자작 일체형 컴퓨터 업그레이드에 대한 글을 쓸 날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 일체형 컴퓨터의 세계로 들어서고 나니 다른 기기로 이전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 세계를 경험해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일체형 컴퓨터를 만들면서 즐거웠습니다. 주먹구구식 작업을 하는 동안 잊어 버렸던 하드웨어에 대한 열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작기를 쓰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엽기적인 사진에 설명을 붙일 때마다 속으로 낄낄거리며 작업했음을 고백합니다. 제작기를 쓰기 위해 일체형 컴퓨터를 들고 도서관에 갔습니다. 그러므로 제작기를 쓰는 것 자체가 일체형 컴퓨터를 테스트하는 일이었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일체형 컴퓨터를 설치하고, 포트에 선을 꽂으며 필요한 부분이 더 없는지 살펴 보곤 했습니다. 보조 전원을 추가한 USB, 이어폰 구멍 추가는 실제 사용하면서 느낀 불편을 업그레이드 한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업그레이드 작업은 계속될 것입니다.

오덕에게 컴퓨터는 나만의 개인 화기입니다. 적어도 내가 쓸 총은 내가 직접 쓸만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 아쉬움이 없는 장비를 손에 넣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전쟁을 치르러 가야겠습니다. 앞으로 컴퓨터에 대한 관심보다는 컴퓨터를 도구로 삼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데 집중해야겠습니다. 물론 이 훌륭한 일체형 컴퓨터는 이런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할 시간입니다. 다들 안녕하시기 바랍니다.

여태까지 이 길고 재미없는 글을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매 번 허접한 글을 제일 먼저 읽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 준 양아라 기자님, 고희철 기자님 등 민중의소리 기자님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매체에 연재하는 덕분에 끝을 볼 수도 있었습니다.

시작할 때의 거창한 계획과 달리, 다른 것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글이 되었지만 쓰는 동안 재미는 있었습니다. 과정이 재미있었고 글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면 창작자로서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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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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