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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갑의 수요뮤직] 가을과 함께 만끽할 음악 페스티벌 넷
화엄음악제 2017
화엄음악제 2017ⓒ자료사진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크고 작은 음악페스티벌과 함께 여름을 보낸 이들이라면 가을에는 어떤 페스티벌이 있는지 두리번거리기 마련이다. 성향과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여름보다는 가을이 페스티벌을 즐기기 좋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걱정할 필요 없고, 열대처럼 눅눅한 더위에 지치지 않는 계절. 여기, 규모가 크지 않지만 엄선한 출연진과 독특한 분위기로 매혹적인 음악 페스티벌들이 있다. 차분히 자신에게 침잠하기 좋은 가을의 음악 페스티벌들.

오는 9월 1일부터 대전광역시 도시여행자 카페와 옛 충남도청, 대전아트시네마 등지에서 무료로 열리는 ‘2107 시티페스타’는 올해로 세 번째이다. 대부분의 대중음악 페스티벌이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다양한 음악문화를 접하기 어렵고 지역 내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시티페스타는 출발했다. 시티페스타는 그러나 규모를 키우고 유명 뮤지션을 불러오는데 연연하지 않는다. 시티페스타는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 대전광역시의 역사와 삶 자체가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라고 결코 똑같지 않은 대전만의 시간과 공간을 기반으로 초대한 뮤지션들과 대전의 뮤지션들이 함께 노래한다. 공연은 9월 2일 토요일과 3일 일요일부터 9월 16일 토요일, 17일 일요일까지 주말마다 총 6번. 9와숫자들, 곽푸른하늘, 권나무, 김사월, 문문, 블루파프리카, 생각의 여름, 술탄오브더디스코, 신해경, 에이프릴세컨드, 이상은 같은 뮤지션의 이름만으로도 시티페스타는 놓치고 싶지 않아진다. 그리고 시티페스타에는 대전을 낭만으로 물들이는 대전 뮤지션들도 함께 한다. 개인플레이, 박상훈, 버닝햅번, 완태, 조금가까운사이, 혹시몰라, 형제공업사가 바로 그들이다.

2107 시티페스타
2107 시티페스타ⓒ자료사진

인디라고 부르건 비주류라고 부르건 그저 대전에서 노래하는 뮤지션들의 음악을 만나며 우리는 수도권밖에 얼마나 많은 뮤지션들이 있는지,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좋은 음악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절감하게 될 것이다. 반드시 수도권으로 가야만 이름을 알릴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은 시대에 수도권 밖에서 노래하는 이들의 존재는 음악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시티페스타는 그조차도 강변하지 않는다. 해지고 선선해진 저녁 옛 충남도청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옛 충남도청 건물이 만들어내는 해묵은 차분함 속에서 옛 도시 대전의 오래된 아름다움을 음악과 함께 전해주며 음악에 집중하게 하고 드문 여유와 안식을 안겨줄 것이다. 그리고 ‘대전이라는 이 도시의 청년들과 청년문화예술인들에 삶을 조명해보’려하는 시티페스타에서는 대전지역 청년문화예술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와 모색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오래된 골목과 내공 있는 맛집들이 제 속도대로 살아가는 대전에서 만나는 시티페스타는 대전이라는 도시 그 자체에 다시 눈뜨게 되는 값진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시티페스타 공식 페이스북 바로가기

유러피안 재즈 페스티벌 2017
유러피안 재즈 페스티벌 2017ⓒ자료사진

같은 시기 서울에서는 유럽 재즈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재즈전문기획사 플러스히치가 꾸준히 열어온 ‘유러피안 재즈 페스티벌 2017’이다. 올해로 5년째를 맞는 유러피안 재즈 페스티벌은 세계 재즈의 흐름 가운데 유럽 재즈에 집중해 쉽게 만나기 어려운 유럽의 중견/신진 재즈 뮤지션들을 국내 무대에 올려왔다. 올해 유러피안 재즈 페스티벌은 9월 1일 금요일부터 3일 일요일까지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펼쳐진다. 이로 란탈라, 울프 바케니우스, 루치아노 비온디니, 미리엄 알터, 팅발 트리오, 지오바니 미라바시 트리오, 바딤 네셀로브스키 트리오, 에스펜 에릭센 트리오, 앤디 세퍼드, 마크 베르투미유에 이르는 출연진들의 면면은 그 자체로 풍성한 유럽 재즈의 만찬이다. 이미 여러 차례 국내에서 공연을 펼치며 재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션들과 새롭게 내한하는 뮤지션들이 균형을 이룬 라인업이 매력적인데, 올해의 유러피안 재즈페스티벌은 출연진들의 명성에만 기대지 않는다. 상주 아티스트로 뽑힌 이로 란탈라는 울프 바케니우스와 듀오로 연주하고, 스트링 퀸텟과 협연할 뿐만 아니라 지오바니 미라바시, 바딤 네셀로브스키 등과 듀오&트리오 공연까지 펼친다. 다채로운 변주를 만끽할 수 있게 프로그래밍 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루치아노 비온디니의 솔로 공연에서는 기타리스트 박윤우가 협연하고, 미리엄 알터는 재즈 보컬리스트 표진호 등과 협연한다. 잘 갖춰진 전문 공연장에서 오직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재즈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의 시간이다. 가을이라고 반드시 재즈를 들어야 할 이유는 없겠지만 고즈넉하고 서늘한 가을의 공기는 재즈를 듣는 자신을 더 섬세하고 예민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유러피안 재즈 페스티벌 2017 공식 페이스북 바로가기

2017 광주 사운드파크 페스티벌
2017 광주 사운드파크 페스티벌ⓒ자료사진

음악 페스티벌은 광주광역시에서도 이어진다. 올해로 두 번째인 ‘2017 광주 사운드파크 페스티벌’이다. 9월 2일과 3일 광주광역시 사직공원에서 펼쳐지는 사운드파크페스티벌은 화려한 라인업으로 압도한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넬, 바버렛츠, 빌리카터, 라이프앤타임, 브로콜리너마저, 스위트피, 신현희와김루트, 어반자카파, 옥상달빛, 칵스 등의 국내 뮤지션과 일본의 폴라리스, 대만의 선셋 롤러코스터가 함께 한다. 광주지역의 센치한버스, 이진우 등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지난해 처음 시작했음에도 많은 관객이 몰렸던 사운드파크 페스티벌은 올해 반응이 더 뜨겁다 한다. 광주 사운드파크 페스티벌은 광주음악산업진흥센터(광주음악창작소)의 기획력과 수고가 결집된 페스티벌이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음악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광주지역에서 저렴한 티켓 가격으로 빼어난 뮤지션들을 엄선해 페스티벌을 여는 이유는 좋은 음악을 나눔으로써 지역의 음악문화를 북돋고 활성화하기 위해서이다. 들어보고 접해보아야만 어떤 음악이 좋은 음악인지 알고, 좋은 음악을 찾아 듣게 되기 때문이다. 수도권으로 죄다 빨려들어가버린 유무형의 자산들은 지역민들의 취향과 안목마저 기형화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지역에 늘어난 음악창작소를 기반으로 지역의 음악팬들에게 단비같은 페스티벌들이 더 확산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이렇게 성의 있게 기획한 페스티벌이 더 알려져야 할 일이다. 2017 광주사운드파크 페스티벌 바로가기

화엄음악제 2017
화엄음악제 2017ⓒ자료사진

음악은 지리산 아래 화엄사에서도 울려퍼진다. 9월 15일 금요일부터 17일 일요일까지 천년고찰 지리산 화엄사에서 무료로 펼쳐지는 ‘화엄음악제’는 올해로 열 두번째이다. 올해 화엄음악제의 주제는 ‘자명(自明)’. 여느 음악페스티벌과는 달리 영적인 울림이 깊은 음악을 선별해 공연을 펼치는 화엄음악제는 국내외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뮤지션들의 공연을 볼 수 있고, 뮤지션들의 밀도 높은 즉흥 연주를 만끽할 수 있으며, 가을밤 화엄사의 어둠과 서늘함을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음악관계자들과 음악애호가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음악이 시공간의 공기를 바꾸듯, 다른 시공간에서 듣는 음악은 음악의 질감과 울림을 바꾼다. 이미 오래전부터 신령스럽고 경건했던 공간에서 쏟아지는 음악은 기도이며 발원이고 해원이다. 자유롭게 살아가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번뇌하는 삶에 지친 이들에게 화엄음악제는 잠시라도 가장 깊은 자신과 만나게 하면서 본질과 영원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도록 우리를 정화해준다. 오롯이 음악으로 치유하고 자신으로 돌아가는 시간. 올해에는 텐거, 이양희, 화엄스트링오케스트라, 어썸콰이어, 에릭 보스그라프, 이재화, 신현필, 원일, 박은하, 대한불교 조계종 어산 어장 인묵스님, 정마리, 장필순, 조동희, 주스 프로젝트가 참여해 3일동안 공연을 펼친다. 예년과 다르게 미국, 영국, 카보베르데, 불가리아, 레바논, 모로코, 일본에서 초청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일주일 전부터 화엄사에 함께 머물면서 자유로운 교류와 토론을 통해 창작 활동을 전개한다. ‘화엄 레지던시’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9월 16일 화엄콘서트에서 공개된다. 그밖에도 전시특강, 화엄사 다도체험 등의 부대행사도 함께 열린다. 화엄음악제 2017 공식 페이스북 바로가기

음악으로 여유롭고, 음악으로 평화롭고, 음악으로 즐거워져도 좋을 가을이다. 떠나자, 음악이 있는 쪽으로. 음악을 듣는 자신에게로.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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