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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쭈쭈바로 갑질을? 공정위 간부들의 황당한 갑질들

지난주(6일)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공정거래위원회 지부가 ‘공정위 과장급 이상 관리자 평가 결과’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를 읽으면서 낯 뜨거움과 황당함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또라이 짓은 공정위 간부들이 했는데, 왜 부끄러움은 국민들의 몫이어야 하나?

공정위는 원래 대기업들의 갑질을 바로잡는 임무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공정위 노조가 공개한 내부 평가 자료를 보면, 지금의 공정위는 남의 갑질을 바로잡고 어쩌고 할 때가 아니다. 그만큼 상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공정거래위원회 A국장. 이 분은 거의 매주 젊은 여자 사무관과 술자리를 가졌단다. 그런데 이 엽기적인 국장님, 술자리를 갖고 싶으면 “술 한 잔 하자”고 자기 입으로 이야기를 할 것이지, 그걸 또 다른 여직원에게 “멤버 구성해서 술자리 잡아”라고 시키셨단다. 자기 입으로 “술 한 잔 하자”고 말하면 모양이 빠져서 그런 건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라. 그 술자리를 ‘메이킹’해야 하는 여직원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나? 아무도 참석하고 싶지 않은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이들은 동료 여직원들에게 사정사정을 해야 했다.

공정위의 B과장. 이 분은 퇴근버스 예약을 부하직원들을 시킨단다. 퇴근버스라면 매일 타는 것일 텐데, 그걸 부하직원들한테 시킨다는 건 매일 그 짓을 했다는 이야기다. 진짜 이분은 개인적으로 만나서 한번 물어보고 싶다. “퇴근버스가 너님 개인 리무진이세요?”

그런데 이 과장님이 진짜 엽기적인 건, 사무실 냉장고에 쭈쭈바가 없으면 그렇게 부하직원들에게 화를 내면서 갑질을 했다는 점이다. 위대한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0세에서 18개월까지 아기를 구강기로 분류했다. 그리고 구강기 아기의 본능은 입술에 집중된다.

그래서 구강기 아기는 엄마의 젖꼭지를 빠는 게 매우 강한 본능으로 나타난다. 프로이트는 이 욕구를 구순욕구라고 불렀는데, 구강기 때 구순욕구가 충족이 안 된 아기들은 성인이 돼서도 뭔가를 빠는 것에 강하게 집착을 한다.

B과장님이 유난히 쭈쭈바에 집착한다면 그건 구강기 때 구순욕구가 충족이 안 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말하면 쭈쭈바 집착은 일종의 정신질환이라는 이야기다. B과장님은 지금 공정위에서 과장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한시바삐 병원에 가야 한다. 정신질환은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빨리 치료 받고 새 삶을 살기를 권한다.

이밖에도 정시 퇴근하는 직원에게 눈치를 주는 간부, 야근을 강요하는 간부, 본인은 휴가를 다녀오면서 다른 사람이 휴가 가는 것은 못마땅해 하는 간부, 관사 관리라는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자신의 관사를 청소시키는 간부 등 별의별 갑질 전문가들이 공정위에 간부랍시고 앉아 있었다.

도대체 이따위 정신 상태를 가진 간부들이 이끄는 공정위가 무슨 명분으로 재벌들의 갑질을 막을 수 있단 말인가? 갑질을 막는 것은 을들에 대한 연대와 공감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을에 대한 연대나 공감은 고사하고 쭈쭈바 때문에 함께 일하는 동료를 갈군다.

류호형 공정거래위원회 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의 갑질을 근절한다고 나서고 있지만 오랜 시간 상사의 갑질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대기발령,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공정위의 이미지가 좋아져서 그렇지, 지난 9년 동안 공정위는 그야말로 재벌들의 하수인이었다. 삼성이 이재용의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그토록 소원하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를 2009년 도입하겠다고 나선 곳도 바로 공정위였다.

심지어 공정위는 야당의 반대로 중간금융지주 제도 도입이 번번이 무산되자 2009년 이후 올해까지 무려 9년 동안 이 제도 도입을 매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뻔뻔스러움까지 보였다.

공정위는 근본부터 바뀌어야 한다. 재벌들의 갑질이 판치는 세상에서 공정위가 바로 서지 않으면 경제 민주화는 영원히 불가능한 꿈일 수밖에 없다. 그런 공정위가 내부에서 쭈쭈바로 갑질이나 하고 앉았나? 이따위 간부들이 버젓이 일하는 공정위는 공정위로서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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