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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JTBC만 있으면 망가진 MBC·KBS 그대로 둬도 될까요?”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이 12일 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이 12일 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지난 9년간 이명박·박근혜 정부 하에서 공영방송 KBS와 MBC는 국민에게 철저히 등을 돌린 채 공영방송으로서의 본분을 잃었다. 양대 방송 노동조합이 지난 2012년 이후 5년 만에 공영방송을 다시 되돌리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 가운데 이들의 투쟁을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시민들이 있다.

238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KBS·MBC정상화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매주 금요일 저녁 '돌마고 불금파티'를 통해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시민행동 상황실장으로서 여느 때보다 숨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을 총파업 9일차를 맞이한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민언련 사무실에서 만났다.

총파업 돌입 이후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 사무처장은 이날도 정신없이 회의를 마치고 인터뷰에 임했다. 김 사무처장은 최근 돌마고 활동을 하면서 공영방송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실감하느냐는 물음에 대해 “시민들이 공영방송에 애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총파업에 대한 지지를 당연히 보낼 것이라 예상했지만, 지난 9년간 공영방송의 왜곡·편파보도에 깊은 상처를 입은 국민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 ‘뉴스는 JTBC 보면 되지’, ‘내가 왜 MBC를 살려야 해?’라고 되묻는 시민들을 보면서 본인이 안일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됐다고.

지난 7월 처음으로 ‘돌마고 불금파티’를 시작할 때만 해도 불안이 컸단다. 당시 양대 노조가 총파업 선언을 하기도 전이었던 터라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이슈는 떠오르지도 않았을 때다. ‘한명도 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마음을 졸였지만 집회 당일이 되자 걱정은 기쁨과 희망으로 바뀌었다. 공영방송 정상화 필요성에 공감한 100여명의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했던 참여 열기에 김 사무처장은 “아, 시민들이 이런 걸 기다렸구나”라고 새삼 깨닫게 됐다. 그래서 김 사무처장은 요즘 어떻게 하면 공영방송 정상화에 한명이라도 더 많은 시민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8일 '돌마고 불금파티'에서 공영방송 총파업 지지발언에 나선 '예은아빠'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8일 '돌마고 불금파티'에서 공영방송 총파업 지지발언에 나선 '예은아빠'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민중의소리

공영방송 정상화가 필요한 '진짜' 이유

총파업은 4일부터 시작됐지만 돌마고 불금파티는 지난주 금요일 8회차를 맞이하며 벌써 두 달을 꼬박 채웠다. 처음 여의도에서 시작해 청계광장을 거쳐 첫 광화문 광장에 입성한 지난주 집회에서는 시민 5천여 명이 함께 했다. 이날 ‘예은아빠’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의 절절한 총파업 지지발언은 공영방송 구성원들과 시민들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는 공영방송이 망가졌을 때 국민이 어떻게 피해를 보는지 가장 크게 보여준 사례예요. 공영방송의 세월호 보도로 온 국민이 너무나 큰 상처를 받고 불신과 불안감이 생겨버렸죠. 공영방송은 사안에 대해 제대로 접근하고 사회적인 해결을 고민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걸 하지 못했죠.”

지금은 비록 공영방송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지만 공영방송이 제대로 기능하던 시절도 분명 있었다. 김 사무처장은 “저는 예전에 월요일 빼고 화수목금은 봐야할 다큐가 꼭 있었다”면서 “추적60분, 피디수첩 등 저녁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알찬 내용으로 고발성보도, 탐사보도가 자리잡혀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9년간 공영방송에서 시사프로그램들은 전격 폐지되거나 연성화 되어 비정치적인 소재만 다뤄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교육, 부동산, 환경 문제, 사드 문제도 공영방송이 정상화 되어 있을 땐 열어놓고 장단점을 이야기하고, 정보를 제공하면서 얘기해 볼 수 있었어요. KBS와 MBC가 그런 장을 만들어줬던 거고요. 예를 들면 복지, 인권, 페미니즘 이런 것들은 사건사고만 보도해서 되는 게 아니고 패러다임을 바꿔야하는 문제거든요. 공영방송이 계속 국민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기획보도나 탐사보도들을 많이 낼 수 있어야 해요. 이런 걸 많이 할 수 있는 건 공영방송밖에 없어요”

김 사무처장은 공영방송의 취재 독립권과 제작 자율성의 보장을 제도적으로 공고히 한다면 향후 어떤 사장이 오더라도 공영방송의 근간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총파업 승리 이후 어떤 공영방송을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KBS와 MBC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적극적으로 내놔야해요. 그런 점에서 시민행동은 그들이 더 잘 싸우길 응원하면서도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거죠”

현재 시민행동은 집회 뿐 아니라 돌마고 페이스북과 팟캐스트를 통해 매일 공영방송 총파업 진행 상황을 전하고 있다. 이밖에도 고대영·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얼마 전에는 공영방송 적폐이사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청원을 10만 건 이상 받아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했다.

매주 집회를 진행해오다보니 어려운 점도 적지 않다. 당장 다음주 광화문 집회 장소도 섭외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김 사무처장은 “재정이 가장 어려운 문제”라면서 “방송사 파업이라 사람들이 돈이 많을 거라 생각하지만 집회는 시민행동이 여는 행사기 때문에 전적으로 노조에서 부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 후원계좌는 신한은행 100-032-104061 (예금주:K.M 정상화시민행동)이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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