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연차휴가 써서 해외여행 간 것도 잘못?’ 김명수 인준 가로막는 자유한국당의 몽니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주광덕 간사(왼쪽 두번쨰)와 의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주광덕 간사(왼쪽 두번쨰)와 의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정의철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김 후보자의 자질이나 도덕성과 상관이 없는 문제를 가지고 트집 잡으며 여전히 ‘몽니’를 부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5일에는 갑자기 김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위증’을 했다고 주장하며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막아섰다.

김 후보자가 2014년 5월부터 2015년 7월 사이 이용한 해외여행 상품 가운데 ‘맞춤 VIP 크로아티아’의 1인 경비 602만원을 아내와 함께 두 사람이 쓴 것으로 답변한 것이 ‘위증’이라는 게 자유한국당의 주장이다. 자유한국당은 마치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흠결’을 찾았다는 듯이 김 후보자 인준을 촉구하고 있는 여당을 몰아붙였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이날 오후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에서 “대법원장 후보자를 비롯한 고위공직자가 인사청문회에 나와서 국민을 대표하고 있는 청문위원들에게 답변할 때에는 정직성이 최고 덕목이다. 그런데 김 후보자가 위증한 사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주 의원은 “제가 그날(청문회 둘째날) 질의하면서 ‘맞춤형 VIP 크로아티아’ 비용 602만원이 부인과 (김 후보자) 두 분의 여행비냐고 물었더니 (김 후보자가) ‘예, 그렇다’고 말했다”며 “‘사실은 2012년 딸을 시집 보내고 아들이 사법연수원에 들어간 뒤 마음이 휑해서 부부가 같이 여행을 많이 다닌 게 사실인데, 금액이 저 정도까지 될 줄 몰랐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 의원이 확인해보니 602만원은 김 후보자와 부인이 함께 쓴 2인 경비가 아닌 1인 경비였다는 것이다. 주 의원은 “유감스럽게도 위증을 했고, 그것은 이미 청문회에서 중요한 도덕적 하자”라며 “기존에 능력과 경륜이 부족하고 코드 인사라는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청문회에서 위증까지 했기 때문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국회에서 위증을 할 경우 법에 따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던 당시 청문회 때 주 의원이 제시한 여행경비와 관련된 PPT 자료가 어두워 제대로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김 후보자는 부부 동반 여행임을 감안해 답했던 것으로 ‘거짓말 하려는 고의성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추가 브리핑에서 “이 건은 자료제출 요구 당시 이미 김 후보자 개인의 여행금액임을 분명히 밝힌 사안”이라며 “또한 김 후보자는 배우자와 함께 한 여행비가 아니라, 1인당 여행비를 묻는 질문이라 생각해 그렇게 답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반대하며 발언하고 있다.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반대하며 발언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뿐만 아니라 주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고등법원 판사임에도 11개월 동안 약 34일 정도 자리를 비우고 4천만원에 달하는 여행경비를 들여 해외여행을 갔다며 “공무원으로서 기본적 자세가 상당히 결여됐다”고 강변했다.

여기에 더해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아무리 본인이 연차휴가(연가)를 썼다고 해도 어떻게 공직자가 그렇게 할 수가 있느냐”며 “마치 공직자가 공직을 그만두고 부부가 한가롭게 해외에서 여생을 보내는 듯한 모습”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법적으로 허용된 연가 기간 내에 여행이 이뤄졌고, 비용도 개인적으로 부담한 만큼 그것이 결정적인 ‘부적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심지어 김 후보자가 사용한 34일이라는 연가 역시 2014년 2015년 두 해에 여러 번에 걸쳐 나눠 사용한 것이라며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왜곡해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치 한 해에 30일이 넘는 연가를 사용한 것처럼 몰아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백 의원은 “이건 실질적으로 자유한국당 측에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적격과 부적격을 동시에 병기하자고 거의 합의됐던 건데 왜 갑자기 위증 문제를 꺼내들고 나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도 “차라리 김 후보자가 이유 없이 싫으니 보고서 채택도 하기 싫다고 국민 앞에 당당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인사청문특위 국민의당 간사를 맡고 있는 손금주 의원은 역시 “후보자가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가 보고서 채택 여부까지 영향을 줘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손 의원은 “저는 청문위원 4당이 모두 함께 진중한 토론과 협의를 해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는 것을 원한다”며 “이 사유를 부적격란에 명기함으로써 국민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충분하지 않겠나”라고 보고서 채택을 주장했다.

반면 장제원 의원은 “여행경비 낮추려고 하는 상당한 의도를 가진 답변이었다. 이건 정직성에 심각한 문제를 가지기 때문에, 분명하게 규명한 후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며 보고서 채택을 반대했다.

결국 이날 전체회의에서도 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은 또다시 불발됐다. 인사청문회가 지난 13일 끝났지만 자유한국당의 ‘몽니’로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나서 양승태 현 대법원장 임기가 끝나기 전엔 24일까지 김 후보자 인준안을 처리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계속 가로막고 있어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에서 주호영 위원장(오른쪽부터)과 국민의당 손금주 간사,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간사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에서 주호영 위원장(오른쪽부터)과 국민의당 손금주 간사,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간사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정의철 기자

최지현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