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자유한국당 생트집’에 김명수 인준도 험로 예고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양지웅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자유한국당의 억지 트집에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3일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됐지만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 청문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각 당의 간사 간 물밑 협의는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청문보고서 채택조차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 바른정당 모두 보고서는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보고서 채택 자체를 할 수 없다고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자유한국당은 새롭게 위증 의혹을 제기하면서 김 후보자 인준을 막아서고 있다. 그러나 야권 내에서도 명분이 없다고 외면하는 상황이다.

정세균 의장과 청와대까지 나서서 호소
"김명수 24일 이전에 인준해달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15일 서울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 관련 대국민 사과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안의 국회 통과를 호소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15일 서울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 관련 대국민 사과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안의 국회 통과를 호소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뉴시스

현 대법원장 임기가 종료되는 오는 24일까지 김 후보자 인준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헌정 사상 최초로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벌어진다. 현재 예정된 다음 국회 본회의는 28일. 이 때문에 다음 주 초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해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지 않는다면 사법부의 두 수장인 헌법재판소장과 대법원장 모두 공석이 된다.

이를 막기 위해 15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청와대가 직접 나서 김 후보자 인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당장 정세균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원장 공백 상황만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한다"며 "여야가 지혜를 모아서 국민을 위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결정을 24일 이전에 꼭 내려 주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국민의 바람"이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에서 부적격으로 판단을 내린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대해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국회를 향해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모양새는 인사 검증 부실에 대한 사과였지만 사실상 김 후보자 인준 호소에 방점이 찍힌 것이었다.

임 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행정부도, 입법부도 사법부를 단 하루라도 멈춰 세울 권한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24일 이전에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주길 국회에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1948년 정부수립 이래에 국회의 동의절차 지연을 이유로 사법부의 수장이 공석이 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양승태 대법원장 동의안을 전임자의 임기 내에 처리하기 위해 당시 야당이었던 지금의 민주당이 장외투쟁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로 복귀해서 동의안 처리에 협조했다"고 대법원장 인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민주당 역시 이전까지 이어오던 야당과의 거친 설전을 중단하고 대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추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이번만큼은 당리당략이 아니라 존재감 과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뜻을 받드는 신중한 결정을 해주시길 당부한다"며 김 후보자가 사법 개혁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선에서 발언을 마무리 지었다.

야당도 외면한 자유한국당의 억지 주장
민주당 "차라리 이유 없이 김명수 싫다고 밝혀라"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주광덕 간사(왼쪽 두번쨰)와 의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주광덕 간사(왼쪽 두번쨰)와 의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정의철 기자

청와대와 국회의장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요지부동이다. 더욱이 이날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면서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자유한국당의 생트집에 또다시 무산됐다.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 신상과 관련해서 '새로운 이슈'가 생겼다면서 발목을 잡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청문회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과거 부부 동반으로 여행사를 통해 간 해외여행 경비를 두고 위증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가 지난 2014년 이용했던 해외여행상품에 대한 답변 도중 경비 602만원을 혼자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함께 두 사람이 쓴 것으로 답변했다는 것이 위증이라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주광덕 의원은 "능력과 경륜이 부족했고, 코드 인사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청문회에서 위증까지 했기 때문에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같은 야당 내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위증이 성립되려면 고의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김 후보자가 답변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잘못 이야기했다는 것이 여야의 대체적인 해석이었다.

국민의당 간사인 손금주 의원은 "후보자가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문제가 보고서 채택 여부까지 영향을 줘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자유한국당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는 "삼권분립의 큰 축인 사법부 수장의 공백 여부를 둘러싸고 국회가 결정을 늦춰 공백을 만들 순 없다는 게 위원장의 확고한 생각"이라며 "임기만료 전에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지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자유한국당만이 김 후보자 보고서 채택을 해줄 수 없다고 버티는 모양새가 되면서 여야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의 억지 주장에 대해 "김 후보자의 답변에서 위증의 고의성을 찾을 수 없다"며 "이것이 보고서 채택을 못 할 사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라리 김 후보자가 이유 없이 싫으니 보고서 채택도 하기 싫다고 국민 앞에 당당히 밝히시길 바란다"며 "좋고 싫음으로 대법원장을 인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막판까지 진통 예상되는 김명수 후보자 인준
청문보고서 채택돼도 본회의 상정까지 험로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를 마친 후 의원 휴계실에서 주호영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이 이후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주광덕 간사, 주 위원장, 국민의당 손금주 간사,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간사.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를 마친 후 의원 휴계실에서 주호영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이 이후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주광덕 간사, 주 위원장, 국민의당 손금주 간사,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간사.ⓒ정의철 기자

자유한국당의 완강한 입장에 현재로선 김 후보자 인준도 막판까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청문보고서 채택은 가능하다. 청문특위 위원장을 제외한 청문위원 12명 중 자유한국당 소속은 과반에 못 미치는 5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자유한국당까지 참여한 상태에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당분간 간사 간 협의만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설사 청문보고서가 채택되더라도 현 대법원장 임기 전까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국민의당은 청문보고서 채택에는 협조하지만 당분간 본회의 상정을 위한 절차적인 논의에는 협조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인준안 부결 이후 민주당에서 나온 '생떼', '적폐연대' 발언과 관련해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사과하지 않으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상정을 위한 의사 일정에 협조하지 못하겠다고 못 박았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국민의당의 사과 요구에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김 후보자 인준을 위한 해법을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오는 19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 인준을 처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남소연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