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농민 트랙터 상경투쟁 차단은 집회·시위의 자유 침해” 인권위 권고 수용한 경찰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처리를 앞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경찰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행진해온 농민들의 트랙터를 에워싼 뒤 견인을 시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처리를 앞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경찰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행진해온 농민들의 트랙터를 에워싼 뒤 견인을 시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지난해 화물차량과 트랙터를 이용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상경투쟁을 차단한 조치가 헌법상 집회·시위의 자유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을 경찰이 수용하기로 했다. 경찰은 인권위 권고대로 서울·경기남부청장에게 기관경고 조치하기로 했다.

17일 인권위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7월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경찰청은 인권위에 구두로 권고 수용 의사를 밝힌 상태로, 인권위에 문서로 권고 이행계획을 정리한 공식 입장을 보낼 계획이다.

앞서 전농은 지난해 10월 5일과 11월 25일 세종로소공원 앞에서 예정된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화물차량을 타고 서울로 이동하던 중 경찰에게 안성TG, 양재IC, 한남대교 남단 등에서 차단당해 집회를 개최하지 못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인권위는 경찰이 농민 집회 참가 차량 운행을 사전 차단한 것에 대해 헌법상 "집회·시위를 침해한 것"이라며 경찰청장에게 해당 기관에 대한 경고와 인권 친화적 집회시위 대응 매뉴얼 개발 등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라고 권고했다.

경찰은 당시 전농 회원들이 나락을 담은 포대 자루, 트랙터, 깃발 등 미신고 물품을 소지하고 있어 이를 이용한 불법행위를 우려해 미신고 물품 반입을 차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농 회원들이 단체로 열을 지어 도로를 운행할 시 교통사고나 교통마비의 위험이 예상되고, 집회 참가 차량이 집회 장소 부근으로 이동할 경우 극심한 교통 혼란이 우려돼 제지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트랙터, 화물차량 등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위협적인 기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전에 차단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재산 또는 시설에 심각한 피해 등 사회적 위험이 현저했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봤다.

인권위는 당시 화물차량의 수, 집회 장소 부근의 교통량 등으로 볼 때 집회 장소 부근에 극심한 교통정체가 우려되는 상황이 아니었고, 집회 장소 주변의 공영주차장이나 빈 공간 등으로 집회 참가 차량을 안내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미신고 물품 반입과 관련해서는 집회에 대한 사전 허가를 금지한 헌법의 취지로 볼 때, 집회 신고서는 통제가 아니라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단이므로 신고서에 기재되지 않는 물품을 소지하거나 이를 집회 장소에 반입하려고 한다는 이유만으로 차량의 이동을 제한하는 행위는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양아라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