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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민보] 부평 부개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이석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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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에 한번 쯤 가본 사람은 안다. 그곳에는 삶에 대한 원망이 너무나 가득하다는 것을... 여기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어려운 이들을 찾아 한결같이 봉사하는 인천 부평구 부개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이석민 위원장이다.

이 위원장이 중풍으로 고생하는 할아버지 손을 잡고 환하게 웃었다. 할아버지도 함께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가 능숙한 솜씨로 할아버지의 관장을 돕고, 천을 찢어 기저귀를 만든다. 할아버지 옷을 벗기자 앙상한 몸이 드러났다. 고통스러웠던 지난 삶의 궤적이 읽혀진다. 등을 두드리고, 팔과 다리를 주물렀다. 뇌출혈로 거동조차 하지 못하기에 목의 가래까지 일일이 빼주어야 한다. 수시로 체위도 바꿔준다. 욕창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변기를 닦는 일, 옷을 갈아입히는 일.

“이 분이 하느님” 이라고 이 위원장은 말한다.
인천 부평구 부개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거대한 나눔의 창고다.

봉사 중인 이석민 위원장
봉사 중인 이석민 위원장ⓒ김연수 전문기자

1981년 마더 테레사 수녀가 바꾸어 놓은 삶

1981년 5월 3일 살아있는 성녀로 추앙받는 마더 테레사 수녀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김포공항에는 김수환 추기경과 국내 가톨릭 신도 수천 명이 모였다. 서울 명동성당에서도 테레사 수녀의 얼굴을 보기 위해 수많은 신자들이 모였는데 테레사 수녀는 그 많은 사람들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나를 만나려는 열정으로 그들을 만나고 있습니까?”
순간 침묵이 흘렀다.

“예수님께서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희생하셨듯이 그 사랑을 찾아서 실천하세요. 나는 여러분의 사랑이 성스럽게 자라서 사회에 봉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인간의 존엄성이 벗겨지고 헐벗은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가톨릭인 대건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세례를 받은 이석민 위원장에게 테레사 수녀의 “외로운 사람을 찾아 가세요”라는 한마디는 깊은 감동을 받게 했고, 50살이 된 지금까지 봉사활동과 나눔의 기부 후원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이 위원장은 인천 부평구 자원봉사 센터의 이찬선 사무국장과 함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노인 부부세대, 중증질환 세대 가운데 건강상이나 경제적 문제로 이사의 어려움을 계속적으로 호소하는 이들를 찾아 무료이사 봉사를 한다. 인천 십정1동에 위치한 독거 할아버지의 집도 그 가운데 하나다.

무더운 여름 날. 달동네의 좁을 계단을 올라 집에 도착하면 이사 시작도 하기 전에 땀이 온몸을 적시고 장롱, 냉장고, 세탁기 등을 오르 내리기를 반복한다. 이사하는 집 청소까지 끝낸 그는 “비싼 헬스클럽을 왜 돈 주고 다니는지 모르겠다”며 크게 웃는다.

부개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2016년 한국GM 자동차 사회공헌 기금에 공모하여 1,800만원을 받아 ‘저소득층 집수리 개선사업’과 부평구청 사회보장과와 연계하여 65세 이상 부평구 22개동의 어려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장수사진 무료로 찍어 드리기’ 활동 등을 진행했고 매달 부평역 앞에서 ‘빨간 밥차’ 봉사와 장애시설센터인 ‘성촌의 집’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2017년에는 ‘헌옷 다오, 내복 줄께’라는 명칭으로 헌옷을 수거, 판매하여 장애아동들에게 따스한 겨울나기 내복을 지원하고 있으며, 저소득 아동들을 대상으로 무료치아 치료 사업과 갈산종합복지관에서 매달 짜장면, 국수를 만들어 거동이 힘드신 어르신들에게 도시락 배달이나 식사 대접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사 봉사중인 이석민 위원장
이사 봉사중인 이석민 위원장ⓒ김연수 전문기자

‘국가는 모든 국민을 위한 훌륭한 모델 하우스’ 가 되어야

‘국가는 모든 국민을 위한 훌륭한 모델 하우스’ 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 위원장은 그러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봉사를 하면서 “내가 그분들에게 기부와 봉사를 통해서 얼마나 큰 것을 받고 있는지, 그분들이 나눠준 마음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나 혼자만의 길만 비추는 길이 아닌 이 사회의 소외받고 힘들어 하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주는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 위원장은 “세상은 힘든 사람에게 나의 것을 내어 주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나눔의 장으로 서로 배려하며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 고 강조한다. 그러한 마음들로 인해 세상에 따스한 온기가 넘쳐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한다.

또한 작년 촛불집회에서 국민이 보여주었듯이 국민들이 주권을 평화적으로 행사하며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정의로운 세상이 되기를 하느님에게 청원한다고 이 위원장은 말한다. “여유가 있어서 주는 것이 기부가 아니고 나눔에도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라고 겸손해 한다.

탄핵집회에 참석한 이석민 위원장
탄핵집회에 참석한 이석민 위원장ⓒ김연수 전문기자

이 위원장은 나눔의 실천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꾸준히 해온 사회적 봉사 활동을 통해 여러 시설 단체에서 감사패 등을 보내오고 있지만 “부끄러워 장롱 속에 넣어 두었다” 고 말하는 이 위원장은 “이렇게 오랫동안 봉사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말한다.

어려운 고비도 있었다. 사업을 하면서 바쁜 일과를 쪼개어 휴일에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매달려야 했고, 과로로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단다. 이 위원장은 그런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 때문이라고 말한다.

부평구에서 ‘기부천사’로 이름이 알려져 있는 이 위원장은 “나눔에는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다.” 라고 강조한다. 이 위원장의 가족은 모두 교육자 집안이다. 아내 진은숙씨는 영선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고 큰딸 이솔아씨도 갈산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가족 모두 휴일에는 봉사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기부하고 나누면서 살 겁니다."
이 위원장이 아내와 딸의 손을 잡으며 밝게 웃었다.

김연수 전문기자 ace@vop.co.kr

김연수 전문기자 ace@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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