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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낱낱이 도려내야 할 사찰공화국의 그늘

11일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이 이명박 정부 시절에 겪었던 국가정보원의 표적 탄압과 관련하여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원세훈 원장이 있던 국정원이 이 의원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전담팀을 두면서 아예 사회적인 퇴출·매장을 목표로 한 여론심리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이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그 괴롭히기의 수법이란 굉장히 집요했으며 또 파렴치했다고 한다. 이 의원이 교수로 일하던 대학교 앞에서 플랜카드를 들고 시위한 것은 양반 수준이고, 집 앞에 불쑥 나타나 이웃에게 망신을 주거나 아예 돈을 받고 동원된 수천 명이 블로그에 몰려가 험악한 분위기까지 조성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수사에서 밝혀질 부분이지만 한 나라의 안보를 컨트롤해야 할 핵심정보기관이 정치적 반대파를 제거할 목적의 비밀 활동을 위해 예산과 인력을 몰입시킨 행위는 용서받지 못할 중대 범죄다.

알다시피 '박원순 제압 문건'으로 알려진 국정원의 또다른 불법 사찰과 탄압 행위에 대한 조사도 지금 한창이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박 시장 비판 글을 대규모로 퍼뜨리거나 보수단체 시위를 불러내 정치적 타격을 입히려 한 사실 등이 밝혀졌는데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스스로 조사한 결과라고 한다. 

과거 보수정권 시절에도 잠시 불거졌다 숙져버린 이상돈 의원이나 박원순 시장에 관한 건을 새 정부가 의지를 갖고 규명하려는 태도는 환영할 일이다. 더 나아가 주문할 일은, 앞으로 정보기관이 다시는 불법적 사찰과 인권의 탄압에 동원되지 않도록 명토박기 위해서라도 관련자 문책을 철저하고 단호하게 하라는 것이다. 

특히 군사기관의 불법 사찰을 발본색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기무사 수사관이 jtbc를 통해 기무사가 지난 28년 간 은밀히 자행해 온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 실태를 폭로했다고 한다. 더구나 작년까지 진행되었다는 어떤 사찰 활동에서는 군에 입대하는 예비장병들까지 이념적 등급을 매겨 관리해 왔다는 충격 증언도 포함되어 있다. 이쯤되면 유력한 몇몇 정치인사가 아니라 불법 사찰의 영역이 이미 민간인 전체를 아울렀을 만큼 광범위했다는 소리다.

이미 불법 댓글 활동으로 크게 지탄 받아온 기무사다. 대적 정보 활동에 주력했어야 할 군사기관이 편협한 잣대를 갖고 국민 감시 활동에 치중해 온 것을 용서할 리 만무하다. 이도 철저하게 파헤쳐 사찰공화국의 오랜 구조를 혁파해 나가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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