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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는 미국에 전쟁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지난달 23일에 이어 10일 밤에도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가 또다시 한반도 상공에 출격했다. 미국은 앞으로도 정례적으로 B-1B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켜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태세다. B-1B 전략폭격기가 북한을 향할 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메티스 국방장관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같은 날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이 한반도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가운데, 핵잠수함 ‘투산’이 진해 해군기지에 들어왔다. 현재 한반도에는 유례없을 만큼 미국의 전략자산이 집중되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가 멀다 하고 군사옵션을 언급하고 있다. 그 진위 여부를 떠나 미국 대통령의 발언 하나만 가지고도 전쟁위기는 충분히 현실적인 위험이다. 그런데 실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병력과 무기가 한반도에 집중되고 있는 마당에야 더 말할 것도 없다.

한편 11일에는 ‘국회의원 외교’ 차원에서 미국을 방문했던 여야 의원들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김두관 의원,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 등 의원외교단은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해 토머스 섀넌 국무부 차관과 에드 로이스 하원 외무위원장, 테드 요호 하원 외교위 아태 소위원장 등 국무부와 의회, 싱크탱크 관계자 등 30여 명을 만나고 돌아왔다.

의원외교단 소속 의원들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미국 측에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전했다”고 설명했다. 의원외교단은 북미간 대화를 촉구하고 한국 동의 없는 선제공격은 없어야 함을 역설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미국측 인사들은 미국은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적인 언사가 계속되는 것은 ‘협상전략’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모두가 진의를 궁금해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 폭탄은 협상전략이라고 치자. 그런데 지금 그 폭탄을 우리가 맞고 있다. 우리 땅에서 전쟁이 벌어질지 몰라서 불안해해야 하는 상황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고, 미국 전략폭격기의 작전에 전전긍긍해야하는 상황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답답하다.

오히려 지금이 자주외교로의 방향전환을 무겁게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반대하는 것은 전쟁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당사자로서 당연한 입장이다. 국민의 생존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의 가장 큰 책무이기도 하다. 전쟁이 현실화되는 것을 막는 것은 무엇보다도 앞서는 국익이다.

문제는 우리가 운전대를 쥐지 못하고 있는 데에 있다. 운전대를 쥐려면 그에 부합하는 행동이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그러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진지하게 군사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면, 그것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설득하고 입증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단호한 입장이 필요한 때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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