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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에서 배울 수 있는 4가지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조별 마지막 경기인 코소보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환호하는 아이슬란드 축구 대표선수들. 2017.10.9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조별 마지막 경기인 코소보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환호하는 아이슬란드 축구 대표선수들. 2017.10.9ⓒAP/뉴시스

편집자주/아이슬란드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쟁쟁한 유럽 강호들을 물리치고 인구 34만 명, 그러니까 서울의 도봉구 정도의 초미니국가가 조 예선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오르게 됐다. 외신들은 하나같이 아이슬란드의 성과를 ‘축구 동화’라고 부를 정도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 떨어진 스코틀랜드의 매체가 실은 한 칼럼을 발췌해 소개한다. 원문은 Four things Scotland can learn from Iceland’s football succes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아이슬란드 축구는 유럽 챔피언쉽과 월드컵 예선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다. 물론 장신 선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런 유전학적 특징 이외에도 아이슬란드라는 축구 변방이 FIFA 랭킹 22위로 뛰어오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인구 34만의 초미니국가 아이슬란드의 축구 동화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을 찾아보자.

1. 기적의 시작은 교육

유소년 축구 발전의 핵심은 교육 정책이었다. 학생들이 매주 학교에서 3가지 종류의 스포츠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아이슬란드 정부의 스포츠 정책이다. 그 중 필수과목은 수영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한 가지 종목에 특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이다. 어린 나이에 한 가지 스포츠 종목에만 너무 열중한 아이는 장기적으로 좋지 못한 결과를 낸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모든 아이슬란드의 어린이는 4세가 되면 유럽축구연맹(UEFA)의 승인을 받은 코치가 배정된다. 아이슬란드에는 UEFA-A 혹은 UEFA-B 자격증을 가진 코치만 해도 800명 이상이다. 그들은 프로 축구팀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함께 훈련시킨다.

코치들의 훈련방식은 자율에 맡겨진다.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을 훈련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그들의 몫이다. 모든 아이들에게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특정한 방식의 국가 훈련 모델에 집착하지 않는다. 이런 변화는 아이슬란드 축구연맹(KSI ; Knattspyrnusamband Íslands)이 영입한 시기 에이졸프손(Siggi Eyjolfsson) 교육 코치의 작품이었다. 그는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재직하며 전국적으로 이런 변화를 이끌었다.

아이슬란드는 자국 내 축구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축구연맹이 만든 축구 교육의 스탠다드를 도입한 후 에이졸프손 코치를 영입하였다. 이후 많은 이들이 축구 코치의 길을 꿈꿨고, 15년 후 아이슬란드에는 정상급의 코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아이슬란드 축구연맹 대변인 오마 스마라손(Omar Smarason)은 아이슬란드 축구 부흥 뒤에는 이런 강력한 축구 교육 정신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유로2016에서 활약한 거의 모든 선수는 십대 시절에 이런 새로운 시스템에서 훈련을 받았다. 코치 발굴을 중요시한 결과 현재 아이슬란드에는 인구 대비 정상급 코치들의 비율이 축구를 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모든 이가 실력에 상관없이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갖게 된다. 청소년들은 운동을 배우면서 동시에 친교를 나누는 장으로 스포츠를 즐긴다. 경기는 연령대별로 나눠 치뤄지지 않고 상대적 실력에 따라 팀을 나눠 치뤄진다.

2. 충분한 시설 확보는 코치만큼 중요하다.

코치의 중요성만큼 시설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아이슬란드에는 정식 규격의 실내 축구장만 7개가 있다. 아이슬란드의 매서운 추위와 해가 일찍 지는 지리적 장애물은 이제 더이상 골칫거리가 아니다. 추위와 어둠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공을 찰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아이슬란드 축구연맹은 최고의 시설을 갖춘 실내 축구장 확충에 열중했고, 이를 ‘풋볼 홀’이라 명칭했다. 2008년 경제위기가 있기 전의 일이다.

아이슬란드 축구연맹 대변인 스마라손은 아이슬란드에서 축구는 더 이상 반 년 짜리 운동이 아니라며 “정확히 몇 개의 실내축구장을 건설할지에 대한 목표는 없었다. 15년전에 실내 축구장을 만들자고 해서 시작된 일이다. 실내 구장을 확충하자 일 년 내내 아이들과 노인들까지 최고의 환경에서 언제든 축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실내구장으로 인해 축구선수뿐 아니라 더욱 많은 사람들이 비시즌에도 훈련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스마라손 대변인은 또 “시설은 모두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어떻게 시설을 활용하는가? 바로 선수들을 훈련시킬 사람들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유로 2016에서 전세계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지난 해 6월을 기준으로 아이슬란드는 23개의 정식규격 야외 축구장과 7개의 실내 구장 그리고 200개에 달하는 소규모 인조잔디구장을 갖추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인구는 앞서 말한 것처럼 34만명 수준이다.)

소규모 인조잔디 구장은 대부분 학교 옆에 붙어 있다. 새롭게 지어지는 축구 구장은 모두 지역 축구 클럽, 지방 의회, 스폰서 들의 후원을 받아 건립된다. 이런 시설들은 지방 의회가 소유권을 갖고, 지역 축구 클럽들이 빌려 쓰는 형태로 운영되지만 사용료는 모두 무료다. 지역 사회와 공무원은 시설을 건립할 의무를 갖게 된다. 중앙 정부는 이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역 축구클럽이 이를 운영한다.

3. 어릴 때부터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게 한다.

어린이들은 축구 하나에만 집중하도록 교육받지 않는다. 아이슬란드는 어린이들이 더욱 다양한 스포츠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에 등록된 축구선수만 해도 2만 2천명에 달한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열리는 경기는 1만 게임에 달한다. 이렇게 되면 인구의 거의 10%가 축구선수인 셈이다.

아이슬란드에는 스포츠를 즐기는 아이가 학교 성적도 더 뛰어나며, 여기에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10세가 된 아이슬란드 학생의 90%는 적어도 두 가지 종류의 스포츠를 하고 있다. 할그림슨 아이슬란드 축구대표팀 감독은 운동력 향상도 중요하지만, 어떤 결과에도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코소보와의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월드컵 본선 진출을 축하하는 아이슬란드의 축구팬들. 2017.10.9
코소보와의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월드컵 본선 진출을 축하하는 아이슬란드의 축구팬들. 2017.10.9ⓒAP/뉴시스

비슷한 이유로 아이슬란드 대표팀은 국내선수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스코틀랜드, 이탈리아, 독일, 그리스 등 13개의 국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아이슬란드 대표팀에 있다. 또 같은 이유로 ‘차세대’ 투자 차원에서 코치들 역시 단순 자원봉사가 아니라 하나의 직업으로 임금을 받는다. 대표팀 할그림슨 감독 역시 대표팀을 맡지 않을 때에는 여전히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다.

코치들이 임금을 받는 하나의 직업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훈련의 질을 높이는 것과 연계된다. 아이들이 훈련을 받게 되면, 그 부모가 당연히 코치들의 월급을 충당한다. 아이들의 연령이 올라갈수록 수업료도 올라가게 된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축구 수업료로 보통 연간 250파운드(한화 38만원 가량)를 지불하며, 19세까지 나이가 많아질수록 수업료도 계속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시설 사용료가 모두 무료인 것처럼 지역 의회에서 이 수업료를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도록 바우처를 제공한다.

인구 1만 명 정도의 아주 작은 시골마을조차도 실내외 축구구장, 핸드볼 코트, 야구장, 골프 코스 그리고 수영장까지 갖가지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 이유는 차세대 스타 플레이어가 언제 어느 종목에서 탄생하게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의 목표는 아이들이 수도에서 살든 지방도시에서 살든지에 상관없이 같은 수준의 시설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4. 미래를 위한 계획

아이슬란드의 성공 신화는 개혁의 시간표이기도 하다. 아이슬란드는 2014년 월드컵 예선에서 플레이오프까지 올라 아쉽게 크로아티아에 패했지만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터키보다 높은 승점을 챙기며 조 1위로 다음 토너먼트 참가 자격을 획득한 바 있다. 유로 2016에서도 아이슬란드는 준준결승까지 올랐지만 우승후보이자 개최국인 프랑스에게 패배하였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에서 변화가 시작된 것이 고직 2000년대 초반이었고, 개혁의 과실을 맛보게 된 것이 15년만의 일이라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광범위한 최고급 시설 확충, 훈련비 지원 그리고 코치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이 포함된다.

아이슬란드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아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4세부터 조기에 스포츠를 시작하는 것은 아이들이 스포츠 정신과 함께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기고자 하는 정신력도 기르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몸에 배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효과는 이미 입증되었다.

아이슬란드 축구 신화의 핵심은 스포츠 정신, 스포츠 문화 그리고 스포츠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이슬란드의 예시를 그대로 베낄 수만은 없다.

Voice of the World / 편집 : 이정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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