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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비리 실태 공개, ‘징계는 솜밤망이’ 지적
한승희 국세청장.
한승희 국세청장.ⓒ양지웅 기자

세무공무원의 징계 현황에 관련한 자료가 공개됐다. 징계 받은 국세청 직원들이 뇌물수수 등 비위행위를 어떤 방식으로 저질렀는지 사례들이 드러났다. 세무공무원들의 비위행위가 심각한 수준인데도 국세청이 실태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3일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징계의결서 265건 중 직무와 관련된 101건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현재 의원실은 그동안 국세청이 명확한 근거 없이 제출을 거부해왔던 징계의결서가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료에는 세무공무원들이 갖가지 방법으로 뇌물을 받는 등 비위행위를 저질러 징계 받은 사례들이 담겼다. 조사·고발 권한 등 과세권력을 악용해 뇌물을 받거나, 단속 정보를 흘려주고 뇌물을 정기적으로 상납받거나, 기업의 경영비밀을 경쟁업체에 넘겨 뇌물을 받는 등 행태가 다양하다.

2016년 9월 파면된 A씨는 모 업체에게 경쟁업체의 과세정보를 유출해 제공하고, 세무조사 중에 세금을 줄여주는 대가로 1억2천만 원을 받았다. A씨는 과세정보 유출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자 경찰 수사를 무마한다는 명목으로 사업자에게 5000만원을 받아 경찰 등에게 뇌물을 주기도 했다.

2015년 5월 파면된 B씨는 ‘신용카드 카드깡업자’로부터 정상적인 가맹점으로 처리해줄 것과 위장가맹점 정보가 조기 발령되면 이를 알려줄 것을 청탁 받고 정기적으로 돈을 받아 총 2250만 원을 챙겼다. B씨는 63건의 거래사실확인서를 신용카드 사용자가 정상적으로 작성한 것처럼 위조해 50회에 걸쳐 결재 받았다.

2016년 9월 파면된 C씨는 100억 상당 상가의 양도소득세 신고 조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500만 원을 받았다. 또 신용카드 위장 가맹점 통보를 철회해주는 대가로 2000만 원을 요구하고 이후 허위증언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현재 의원은 국세청이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비리 실태를 덮는 데만 신경 쓴다고 비판했다. 최근 5년간 징계를 받은 국세공무원은 687명 중 219명은 뇌물 수수로 징계를 받았다. 219명 중 공직추방 처분된 직원은 70명에 불과했다. 징계는 파면·해임·면직 등 공직추방과 정직·강등·감봉·견책 등 기타징계로 나뉘는데, 뇌물 수수의 죄질을 감안했을 때 징계가 너무 가볍게 다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국세청 내부적발로 인해 처리된 징계의 경우 외부적발의 경우보다 공직추방 비율이 더 낮았다. 경찰 등 외부적발로 인해 징계를 받은 381명 중 공직추방은 72명으로 19%였다. 반면 내부적발로 인해 징계를 받은 306명 중 공직추방은 10명으로 3%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다. 내·외부적발 여부에 따라 중징계 비중이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국세청 내부에 온정적인 징계 관행이 있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국세청이 자체감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부패가 만연, 지속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관세청 등 다른 국세징수기관이 외부감사 및 자체감사 결과 내용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완전히 공개하는 것과 달리 국세청은 자체감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감사결과를 공개하면 성실납세의 분위기를 해하게 된다”는 이유로 자체감사 결과를 비공개로 하고 국회 제출도 거부하고 있다. 이현재 의원실은 “탈세 정보의 공개가 아니라 직원 비위의 공개”라며 “직원비위를 공개할 수 없는 이유가 한심해서 읽는 것도 민망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이현재 의원은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승희 국세청장을 추궁했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뼈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체감사 결과의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내용을 검토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세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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