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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법원에 가로막힌 박근혜의 석방 노림수
법원에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
법원에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민중의소리

수백억대 뇌물수수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이 6개월 더 연장되면서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전 석방 전략이 사실상 무산됐다.

지난 3월 1차로 발부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유효기간은 오는 16일 자정까지였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들에 대한 신문 절차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 구속영장 만기 시점까지 재판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1심 선고 전에 구속영장이 만료되면 피고인은 석방된 상태에서 남은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은 당초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졌던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혐의 자체가 워낙 많은 데다 각각의 혐의별로 증거조사를 진행해야 할 자료, 신문해야 할 증인의 수가 방대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된 이후 주 4회 공판을 강행하면서 신속히 재판 절차를 진행하고자 했다.

박 전 대통령 측도 마찬가지로 재판 절차가 길어질 것이라는 예견을 한 듯한 모습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300명 가량을 무더기로 증인 신청했다. 이미 탄핵심판 당시에도 박 전 대통령 측은 무더기 증인 신청과 이른바 '법정 필리버스터'로 재판을 지연시키려 한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재판 초기 재판부가 주 4회 공판 일정과 관련해 조율할 때도 박 전 대통령 측은 ‘졸속 진행’을 문제 삼으면서 부당하다고 반박하는 등 재판 절차를 지연시켜보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지난 7월에는 박 전 대통령이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세 차례나 재판에 불출석하기도 했다.

같은 달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재판부에 “구속 만기일이 불과 3개월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 안에 수백명의 증인신문을 다 마칠 수 있다고 보느냐. 구속 기간에 상관 없이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석방’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려두고 있는 듯했다.

자칫 석방될 수도 있는 상황이 전개되자 검찰은 지난 8월 말 95명에 달하는 증인 신청 계획을 무더기로 철회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미 다른 국정농단 관련 사건 재판에서 증인신문 등 충분한 심리가 이뤄진 95명에 대해 절차의 중복을 피하고 향후 신속하고 효율적인 심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1심 선고 전 영장 만기가 도래하자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1차 구속영장 청구 때 적용하지 않았던 SK그룹과 롯데그룹 관련 뇌물 혐의를 적용해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형사소송법상 1심 선고 전 구속 기간이 만료될 경우 구속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구속영장이 발부돼야 하기 때문이다.

추가로 청구된 영장이 기각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추가 영장에 적시된 SK와 롯데 관련 뇌물 혐의만 놓고 봤을 때 ‘공범’인 롯데 신동빈 회장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 공범들이 모두 구속돼 있고 출국이 금지돼 있는 등 특별히 도주할 우려가 없는 점 등이 박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증거인멸에 대한 우려를 근거로 검찰 손을 들어줬다.

박 전 대통령의 수백억대 뇌물수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종전의 구속영장이 만료되기 전에 검찰은 추가 발부된 구속영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계속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강경훈 기자

낮은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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