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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 기업’들 파견직-계약직 전환 꼼수, 방치하는 고용노동부

# 고용노동부는 지난 9월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불법파견 노동자 325명을 이달 7일까지 직접고용하라고 명령했다. 만도헬라는 협력업체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 대신에 1년 계약직으로 직고용하겠다는 입장이다.

# 고용노동부는 파리파게뜨에 불법파견 제빵기사 5378명을 직접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파리바게뜨는 본사와 가맹점주, 파견업체가 공동출자한 합작법인에 제빵기사들을 간접고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3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법률원 등의 변호사, 노무사들이 기업 만도헬라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와 관련 고용노동부를 규탄하는 성명발표를 하고 있다.
3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법률원 등의 변호사, 노무사들이 기업 만도헬라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와 관련 고용노동부를 규탄하는 성명발표를 하고 있다.ⓒ뉴시스

노동법률가들이 고용노동부의 직접고용 명령을 기간제 직고용 등의 ‘꼼수’로 무마하려는 ‘악질 기업’들을 규탄하고 나섰다. 법률가들은 변칙적인 고용행위가 빈번해진 이유가 “고용노동부가 파견노동자 보호책임을 방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시정명령의 본질인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정부의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법률원과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소속 노동법률가들이 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방치하는 고용노동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파견노동자 직고용 명령에 ‘계약직 전환 꼼수’ 부리는 만도헬라

이들은 최근 만도헬라에서 벌어진 불법파견 문제를 예로 들며 “고용노동부가 파견법 위반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률가들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9월 만도헬라에 불법파견 협력업체 노동자 325명을 이달 7일까지 직접고용하라고 명령했다. 이후 만도헬라는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서 탈퇴하고 그동안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면 원청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같은 조치가 가능한 이유는 고용노동부가 내린 명령에 대해 사용자가 기간제 채용을 할 경우에도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3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법률원 등의 변호사, 노무사들이 기업 만도헬라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와 관련 고용노동부를 규탄하는 성명발표를 하고 있다.
3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법률원 등의 변호사, 노무사들이 기업 만도헬라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와 관련 고용노동부를 규탄하는 성명발표를 하고 있다.ⓒ뉴시스

이에 대해 금속노조 법률원 탁선호 변호사는 “만도헬라의 변칙적인 태도는 고용노동부가 잘못된 행정해석으로 시실상 파견노동자 보호책임을 방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불법파견 노동자를 계약직으로 직접고용하면 여전히 고용불안 상태가 지속되고, ‘노조할 권리’ 또한 보호받지 못해 노동자가 전혀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탁 변호사는 “새 정부 들어서 고용노동부가 만도헬라를 비롯해 파리바게뜨, 아사히글라스 같은 사업장에 불편파견 판정을 내리는 성과는 있지만, 이는 기간제 자회사 설립, 기간제 직고용 꼼수 등 법을 회피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빈 수레만 요란한 불법파견 판정이 되지 않기 위해서 그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와 노조 탄압 등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정부는 실효성 있는 정규직 전환 정책 추진해야”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의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노동법률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에서 상시·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 31만명 중 절반인 14만명이 전환 예외 대상에 포함됐고, 기관별로 기간제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와 협의도 없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며 “인천공항의 경우에도 자회사 설립을 통한 고용방법이 거론되고 있어서 또 다른 간접고용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인 박성우 노무사는 “고용자와 사용자를 분리하는 간접고용은 현대판 인신매매제도이자 중간착취 합법화하는 것”이라며 “하청·용역·파견 등으로 불리는 간접고용 문제는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가 사용자로서 법적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직접고용의 원칙’을 전제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법률가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고용노동부에 시정명령 이행에 대해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요구하면서 정부에 실효성있는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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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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