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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대통령을 따뜻하게 환영할 수 없는 이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 5일 어제부터 일본의 도쿄도 요코타 미군기지를 시작으로 현재 일본을 순방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7일과 8일에 걸쳐 한국을 찾은 후, 중국으로 떠난다.

25년 만에 국빈행사로 격을 올린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대변인을 통해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으로 예우해 따뜻하게 맞음으로써 한미 관계를 포괄적 동맹을 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가는 결정적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그저 환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청와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나더라도 한반도서 나는 것이고 수천 명이 죽더라도 거기서 죽는 것”이라는 무책임한 말을 내뱉었을 뿐만 아니라 유엔 총회에서도 “북한을 완전 파괴하겠다.”는 등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망언을 일삼아 왔다. 막말로도 모자라 지난달 23일에는 ‘죽음의 백조’인 B-1B 폭격기를 북한 동부 국제공역으로 전개했고 최근엔 레이건함을 동해에 배치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던 터다. 이렇게 자신의 막말과 군사 위협으로 한반도 전쟁 위기는 더욱 고조되었지만 그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최소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송두리째 파괴할 수 있는 전쟁 막말에 대해 사과 한 마디가 없다. 결국 ‘전쟁광’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트럼프 대통령은 핵 항모 3대를 끌고 내일 미군 기지를 통해 우리나라 땅에 발을 딛게 된다. 여기에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 한미 FTA 재협상 등 통상압력도 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를 손님으로 따뜻하게 환대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국회에서 무엇을 요구할지는 이미 알려져있다. 그는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을 굴복시키려 한다. 여기에 한국을 끌어들이고 중국을 동원하겠다는게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이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워 일방적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묘한 양국의 정책차이를 흘리며 기세를 올리는 것도 그 정지작업일 것이다. 그런 그가 국회에서 ‘전쟁불사’ 등 책임지지도 못할 말 폭탄을 쏟아낼 수도 있다. 트럼프의 위험천만한 말 폭탄에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박수를 치는 볼썽사나운 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누차 지적되었지만 이 땅에서 전쟁의 가능성을 높이는 건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 국내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와 비판을 한 몸에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이 전쟁을 말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 평화적 해법으로 북한 문제 풀어야 한다.”라고 말한 소설가 한강의 설득은 여전히 옳다. 우리 정부로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다루는게 쉽지만은 않을수있다. 이런 걱정을 미리 안기는게 그의 미친사람 전략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꿋꿋한 태도로 한반도 전쟁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어떤 경우에도 군사적 충돌은 안 된다”는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들려줘야 한다. 트럼프가 아니라 전쟁이 아닌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을 믿고 외교에서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나서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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