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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첫 걸음 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공정위가 자신이 가진 전속고발권을 일부 폐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8월부터 운영해 온 ‘법 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의 중간보고서를 12일 공개했다. 공정위는 이 보고서에서 우선 가맹법‧유통업법‧대리점법 등 이른바 ‘유통3법’ 분야에서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기로 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서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있게한 제도다. 한마디로 고발을 선별할 수 있는 권한이다. 공정 거래와 관련한 고발이 지나치게 늘어나면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 권한은 줄곧 비판을 받아왔다. 법을 어긴 기업에 대해 또 한번의 선별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전속고발권이 대기업에 대한 면죄부 역할을 해왔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공정위 TF의 보고서는 반갑다.

하지만 공정위가 대기업이 주로 연관되는 공정거래법‧하도급법에 대해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고 유통3법에 대해서만 먼저 폐지를 추진하는 것은 아쉽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등의 전속 고발권 페지를 보류한 이유로 전문성과 리니언시 제도를 들고 있다. 경쟁법의 핵심인 담합의 단속에 있어 자진 신고가 그 출발이 되는 경우가 절대적인데, 이 때 자진 신고한 기업을 처벌에서 제외해 주는 제도가 리니언시 제도다. 현재 검찰 수사에서는 이런 예외가 보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여전히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입법 과정에서 국회, 검찰 등과 협의할 문제로 처음부터 열외로 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TF의 운영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논의를 거쳐야 할 대목이다.

가습기살균제 제품 광고로 논란이 된 표시광고법도 이번에 제외됐다. 표시광고법은 시장상황에 대한 분석이 전혀 필요없는 영역으로 애당초 공정위가 고발권을 독점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표시광고법에 대해서는 TF의 의견이 아직 일치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는데, 앞으로 두고 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전속고발권 폐지는 입법 사항이다. 공정위가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야당의 반대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편으로 입법 상황을 챙기면서도 현재 법제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마땅하다. 그 동안 공정위가 엄정하고 적극적으로 고발권을 행사해왔다면 지금과 같은 전속고발권 폐지 논의에 이르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하는 지적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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