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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장겸 사장 해임, MBC 정상화 첫 발 내딛다

MBC 김장겸 사장이 마침내 해임됐다. 김장겸 사장은 13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가결된 직후 열린 주주총회에서 해임이 확정됐다. 유례없는 방송 파행을 감수하고 전면 총파업을 벌인 노조는 15일자로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73일만이다.

한때 가장 공정하고 가장 사랑받던 방송이던 MBC가 얼마나 처참하게 망가졌는지는 새삼 거론하지 않아도 된다. 언론의 사명을 외면하고 정권에 아부하던 뉴스는 권력자가 탄핵을 당하고 감옥에 갔음에도 반성도, 시정도 없었다. 소신과 양심을 지키려던 기자들은 해고되거나 직무와 전혀 상관없는 곳에 배치돼 수년째 굴욕과 수모를 견디고 있다. 그 배후에 청와대와 정보기관의 압력과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는 것도 점차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무한도전’ 등 일부 인기 예능프로그램이 간신히 버티고 있으나 이미 국민들에게 MBC는 만나면 좋은 친구가 아니었다.

김장겸 해임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진 9년 동안 고난과 박해를 받으면서 굴하지 않고 해고와 보복징계를 감당한 이들의 승리이다. 아끼던 프로그램이 망가지는 아픔을 감수한 언론인들이 거리로 나선 투쟁의 결실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박근혜 탄핵에 이은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의 과정에서 공정방송을 갈망하고 응원한 촛불국민의 소중한 성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 첫 발을 내딛었을 뿐 갈 길은 멀다. 그간 언론의 사명을 내던지고 권력에 부역한 이들을 청산하고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기틀을 다져야 한다. 또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방면으로 국민의 참여가 높아지고 언론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과거와 같은 MBC의 위상을 찾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방송의 독립성을 확고히 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MBC는 첫 발이라도 뗐지만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일으켜 세우기 위한 길은 아직도 험난하다. 고대영 사장은 내년 11월 임기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고집하며, 방송법 개정을 사퇴의 전제조건처럼 내세우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그러나 개인비리는 물론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고 보도를 통제했다는 의혹까지 받는 고대영 사장이 KBS 책임자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납득할 국민은 없다.

촛불을 통해 우리 사회가 확인한 진리는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란 점이다.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공영방송 역시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 공정방송에 대한 국민의 염원이 실현되도록 정치권, 특히 박근혜 국정농단사태에 책임있는 정치세력은 더 이상 발목잡기를 해선 안 된다. 방송법 개정은 하루 속히 적폐경영진을 교체하고 방송을 정상화한 뒤 차근차근 추진해도 늦지 않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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