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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신격화로 시작해 문재인 비난으로 끝난 ‘태극기 집회’
14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14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민중의소리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는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집회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새마을운동 깃발 등을 군가에 맞춰 흔들었다. 참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난하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무죄석방을 주장했다. 집회 중 무대 위에 오른 이가 “박정희 대통령 각하 부활 만세!”라고 외치자 이를 따라 외치기도 했다.

14일 오후 2시경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 인도 및 도로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한애국당이 주최로 여는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 태극기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집회 참가자는 50대에서 70대로 보이는 이들이 주를 이뤘다.

거리에는 확성기가 달린 방송차량도 세워졌다. 차량 전면에는 ‘대통령은 박근혜다’ 문구와 박 전 대통령 얼굴이 프린트된 현수막이 걸렸다. 공원 앞 인도에는 대한애국당 현수막이 설치됐다. 현수막 안에서는 ‘변희재의 청춘투쟁’이라는 제목의 책과 당원신청서가 쌓여 있었다. 한 쪽에는 집회참가자들에게 대한애국당 측이 커피를 내어주고 있었다.

태극기, 성조기, 유엔, 새마을운동 등 각종 깃발과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석방’ 문구가 적힌 옷을 파는 잡상인도 등장했다. 이 상인이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길가에 펼쳐 놓은 단상에는 ‘국가내란범들을 처단하자’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또 다른 상인은 길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프린트된 휘장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날 집회는 애초 2시에 시작하기로 돼 있었지만, 집회 참가자들의 도착시간이 늦어지면서 2시30분이 되어서야 시작됐다. 집회 첫 순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영상 상영이었다. ‘민족영웅 박정희’ 문구로 시작한 영상은 ‘국민교육헌장’을 낭송하는 박 전 대통령의 육성으로 마무리됐다. 영상이 끝나자 집회 참가자들의 열렬하게 환호했다.

14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14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유튜브 영상 캡쳐
14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14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민중의소리

이후 조원진 대한애국당 당대표, 신동욱 공화당 총재, 인지연 대한애국당 정책위 부의장, 임덕기 625참전용사회 회장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을 비난하는 발언도 나왔다.

집회 사회자가 대한애국당 정책위 부의장이라고 소개한 인지연씨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황당한 방식으로 비난했다. 인지연씨는 “문재인이 대통령 되어서 문제이고, 김정숙 여사는 정숙하라고 해서 김정숙”이라고 비난했다. 또 강경화 외교부장관에 대해서는 “그가 외교부 장관이 되어서 모든 사람들이 간경화에 걸리게 생겼다”는 식의 발언을 내뱉었다.

조원진 당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들어 “치졸하고 졸렬한 좌파독재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김정은식 사회주의를 이룩해서 주한미군 밀어내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려 한다”고 외치자 태극지 집회 참가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또 그는 “좌파독재 문재인 정권을 몰아내자”고 외쳤다.

신동욱 총재는 자신이 쓴 책 ‘신이 된 대통령’을 들고 나왔다. 그는 자신의 책을 펼치곤 “전라북도 남원에 위치한 한 사찰에서 발견한 박정희 전 대통령 및 육영수 여사 영정사진을 찍은 사진”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영정 앞에 불전이 놓여 있다. 이 자리는 신에게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라며 “박정희 각하를 신으로 보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처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정이 봉안돼 있는 사찰이 전국에 100여 곳”이라며 “무속신앙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박정희 장군신으로 봉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4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14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 기념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민중의소리

이들의 발언이 끝날 때면 집회 참가자들은 “무죄석방”, “좌파독재 인민재판 중단하라”, “문재인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태극기 집회 모습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시민들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거나 인상을 찌푸린 채 걸음을 재촉하기도 했다. 인근 대학에 다니는 1학년 A씨는 “한 마디만 하겠다”며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태극기 집회를 처음 접했다는 A씨는 집회 현장의 모습을 핸드폰 사진으로 찍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등으로 헌법을 유린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을 지금도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나고 종로구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행진 중에도 태극기와 성조기, 새마을운동 깃발 등을 연신 흔들었다. 일부 참가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빨갱이”라고 외치는가 하면, “미국은 선제타격으로 북한을 공격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들기도 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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