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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수개신교는 더 이상 종교인 과세에 ‘딴지’ 걸지 말라

보수개신교가 또 다시 정부에 종교인 과세 유예를 요구했다. 과세 시행을 불과 1단 반여 앞두고 나온 주장이다. 보수개신교가 중심이 된 ‘한국교회와 종교간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는 지난 14일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등 정부 관계자와 가진 종교인 과세 간담회에서 준비 부족을 지적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보수개신교는 종교인 과세 준비가 미흡하다면서 “종교인 소득 과세는 시행 유예가 현답”이라며 지금부터 2년 시행 유예를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제대로 된 소통과 협의로 준비하는 것만이 가장 현명한 과세 시행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종교인 과세 시행 시기를 2020년으로 유예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보수개신교 측은 이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2년 유예가 어렵다면 1년 유예 혹은 1년 시범기간 후 도입 등을 주장하며 끝까지 내년 시행을 반대했다.

이러한 보수개신교의 주장에 대해 기재부에선 “정부는 예정대로 내년 종교인 과세 시행에 맞춰 준비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제도 시행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각종 신고누락이나 세금을 내지 않을 경우에 대한 처벌 등과 관련해서는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수개신교에선 정부가 종교인 과세 도입을 위한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종교인 과세는 그동안 이미 수차례 유예된 바 있고, 시행 이후에도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더구나 보수개신교는 종교인 과세 유예를 요구하며 종교인 과세와 관련한 준비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아 준비가 부족한 건 정부가 아니라 보수개신교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로 지난 6일엔 서울지방국세청이 주관한 종교인 과세 설명회가 개신교를 대상으로 열렸지만 참여자는 100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종교인 과세 도입과 관련해 천주교, 불교 등 다른 종교들은 물론 심지어 개신교 내부에서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에선 내년 시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보수개신교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잃고 있다. 지난 8일엔 전체 종교계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종교인 과세 시행과 관련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었지만 보수개신교가 독자적 만남을 요구하면서 간담회가 무산되고, 보수개신교만 따로 간담회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종교단체들은 내년 시행에 동의하고 있어 간담회에 함께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후문이다. 결국은 보수개신교만 종교인 과세 유예를 요구하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보수개신교는 종교인 과세를 두고 ‘종교탄압’ 또는 ‘준비부족’ 등 다양한 핑계를 대며 거부해왔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납세의 원칙은 헌법에 기록된,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켜야할 의무다. 종교인 과세 시행은 종교인에게 부당한 제도를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난 수십 년간 지켜지지 못했던 원칙을 지키며 정상화하는 것이다. 보수개신교는 더 이상 종교인 과세에 ‘딴지’걸지 말고, 모든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지금 당장 준비에 나서야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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