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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번 해고에 단식·노숙까지··· 전교조 선생님 이야기
13일 오전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이 서울 광화문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
13일 오전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이 서울 광화문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전교조 제공

"저는 노숙자예요"

털모자를 쓰고 희끗희끗한 수염으로 덥수룩하게 덮힌 얼굴로 미소를 띠고 있는 선생님이 있다. '거리 위의 해직교사'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따뜻한 밥을 거부하고 차가운 바닥에서 "법외노조 철회! 해직교사 복직!" 피켓을 들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정부서울청사, 청와대, 서울시청 광장, 국회의사당 앞 등을 가리키며 노숙 농성의 기억을 짚어냈다. 그래서 그는 언제, 어디에서라도 잘 수 있게 5~6겹의 옷을 껴입는다.

"저도 이런 방식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단식은 고통스러운 일이죠. 그래도 씩씩하게 하고 있습니다" 조창익 위원장은 지난 11월 1일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와 '교원차등성과급제 폐지', '교원평가 폐지' 등 박근혜 정부의 교육적폐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15일 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는 17개시·도 지부장들과 정부서울청사 앞과 청와대 앞으로 나뉘어 2교대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매서운 바람이 불던 15일 오전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던 조 위원장을 만났다. "천막 안에는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분이 잠시 쉬고 있어요" 그는 천막 안에서 인터뷰를 하는 대신 찬바람이 부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화하길 원했다.

조 위원장은 지난해 지부장으로 노조활동을 하며 '법외노조 철회' 투쟁을 벌이다가 2016년 1월 21일 해직됐다. "교육부에서는 노조 활동하지 말고 교단으로 돌아와라라고 했어요. 그래도 노조 활동했죠. 해고 통지를 받았을 때는 박근혜 정부가 마땅히 자기네들로서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있구나(웃음) 우리는 마땅히 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해서 해야 될 일을 하는 것이다, 전선에 서는 마음을 또렷하게 갖게 됐습니다." 그는 노조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일자리까지 내걸고 싸웠고, 자신을 포함해 해직된 교사들을 위해 다시 투쟁에 나섰다. 그는 올해 1월 1일부터 위원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다시 광화문 광장에서 새롭게 각오를 다지면서 남은 임기 1년 동안 법외노조 철회를 위해 싸울 예정이다.

"아이들의 변화를 꿈꾸며 저항하는 선생님"

그가 해직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9년 노태우 정권 당시, 전교조가 막 만들어질 무렵에 자신이 교육노동자라고 자각하고 투쟁하던 1600여명 해직 교사들이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거기에 조 위원장도 있었다. 1989년 뜨거운 여름날, 조 위원도 600여명의 교사들과 함께 단식투쟁에 나섰다. 소금하고 물만 먹고 버티다 보니, 탈수증세가 일어나는 선생님들이 부지기수였다고 한다."단식투쟁이라는 게 힘든 싸움인 걸 알지만 정권에 대해 저항하는 방법이 몸을 해쳐가는 방법 밖에 없어서... 그렇게 우리는 절박하다고 표현한 거예요."

편하게 교사 생활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전교조 활동을 한 것을 후회하지 않냐는 질문에 부인에 대한 미안함에 잠시 대답을 망설였지만 다시 전교조 위원장으로 돌아와 얘기를 이어갔다. "힘들지만 힘들지 않아요. 이상한 말이죠? 하지만 우리 희생이 교육을 앞당길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교사는 아이들의 변화를 꿈꾸며, 세상의 변혁을 촉진하는 혁명가에요. 자기변화, 교실의 변화, 세상의 변화라는 공통적으로 가지고 꿈틀대는 저항하는 선생님이라고 느낍니다"

13일 오전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가운데)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
13일 오전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가운데)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민중의소리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하면서 시작됐다. 고용부는 전교조 조합원에 해직 교원 9명이 포함된 것에 대해 노조 가입 자격을 '재직 중인 교원'으로 한정한 교원노조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행 교원노조법 제2조에 따르면, 조합원 자격을 현직 교사로 제한하며, 노조법 제2조는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조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은 전교조에게는 예외일까?

전교조는 그 후 법외노조 처분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했고,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500일이 넘게 계류하고 있다. 이로인해 노조 전임자 해고 등의 피해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34명의 해고자가 있고, 2017년에 노조전임자로 나와서 직위해제된 20여명의 해고 예정자들이 있어요. 이분들이 안 들어가고 버티는 게 투쟁의 방식인데, 결국 해고가 되는 거예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빨리 해결을 해야 합니다"

2017년 성과급제와 교원평가로 교사들의 상황도 암울하다. "박근혜 정부는 교원의 전문성이나 질을 드높일 수 있는 방법은 정부가 평가를 해서 한 줄로 세우면 된다고 생각한 것이죠 한 학교의 1등부터 30등까지 한 줄로 세우는 거죠. 내 옆에 동료가 협력해야 할 공동체가 아니라 경쟁상대가 되는 것이고 교단이 분열되고 황폐화 되는 거에요. 교육에 대한 열정, 아이들에 대한 사랑, 공동체에 대한 헌신처럼 보이지 정성적인 평가가 대다수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일 년 단위로 측정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죠. 학부모들이 평가역시 수업을 1~2번 보거나 수업을 참관하지 않은 상태에서 객관적으로 전교사를 평가한다는 것은 난맥상을 드러내는 것이죠"

그러면서 그는 학생회, 교사회, 학부모회와 같은 학교의 자치 능력을 키우는 것을 대안으로 삼았다."교장이 의견을 독점하는 것을 제한하고 학교 구성원이 교장을 뽑고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하고, 팽팽한 긴장관계를 형성해야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는 참교육 참세상이 아닐까요?"

정부를 기다려줄 수 없나?

촛불광장에서 확인된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라는 교육적폐 청산이 촛불정부 초기에 문제를 풀어가리라는 기대와 예상을 했지만, 이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그는 '문재인 정부를 더 기다려줄 수 없냐'는 물음에 그동안 정부를 믿었고 해결되는 과정이 보이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에게 법외노조 철회 노동기본권 보장이라고 하는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우리가 투쟁전선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힘을 학교의 변화, 교육 전반의 변화를 향해서 쓸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요청을 했던 것이죠"

전교조가 교육부, 청와대, 노동부에도 손짓을 해왔지만 시갈이 갈수록 정부가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삼보일배로 청와대를 향해서 다가서기도 했고, 삼천 배로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들을 향해서 우리 문제가 심각하니 해결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호소도 했습니다" 결국 다시 거리 위로 나왔고, 천막을 치고 급기야 최후의 수단인 단식투쟁까지 할 수밖에 없었다.

조 위원장은 지난 7월 26일 김상곤 교육부 장관을 공식적으로 만났고, 장관의 입을 통해서 교육개혁의 동반자로서 전교조와 파트너십을 유지하겠다는 선언에 법외노조 철회 이전의 후속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정부가 후속조치를 내놓지 않고, 법외노조에 관련된 것을 사법부의 판단 뒤로 미뤄놓았다고 지적했다.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법외노조 철회,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중 해결되지 않을 경우 연가투쟁, 단식농성, 삭발 등 총력투쟁에 돌입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법외노조 철회,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중 해결되지 않을 경우 연가투쟁, 단식농성, 삭발 등 총력투쟁에 돌입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법외노조 철회,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중 해결되지 않을 경우 연가투쟁, 단식농성, 삭발 등 총력투쟁에 돌입하겠다고도 선언했다.ⓒ김철수 기자

연가투쟁은 정부를 향한 '경고장', "교사도 노동자입니다"

전교조는 지난 9일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서 법외노조 철회 및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조합원 총력투쟁을 결정했다. 이에 전교조는 전국 4개 권역(서울, 대구, 광주, 부산)에서 연가·조퇴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그는 연가투쟁은 노동3권 중 하나인 단체행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선택할 수 없는 불가피한 것이며, 전 정권 아래 끊임없이 해왔던 마지막 공동행동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 학교가 만 개정도 있는데 6만명의 조합원들이 큰 결심을 해주시고, 정부에 대해서 경고장을 날린 거예요. 국민들께서도 우리 아이들의 대한 사랑을 총투표를 통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 위원장은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연가를 내시는 선생님들은 수업 조치하고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나오십니다. 정부도 이를 징계하고 수업권 박탈하기가 어려습니다. 오전 수업을 하고 조퇴를 하거나 수업을 바꾸니까요. 전날이나 후에 수업 조치를 하고 연가를 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수업 피해는 거의 없다고 봐야합니다"

그러면서 조 위원장은 국민들을 향해서 다시 한 번 호소했다. "전교조가 그동안의 투쟁하는 결사체로서 생존을 구걸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인데, 그것은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동안 전교조 탄압을 너무 많이 당했습니다. 국정원에서부터 사이버사령부까지 동원해서 정부가 전교조는 '종북세력'이라는 공격을 당했으니까요.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투쟁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정부를 비판하는 시국선언과 집회 등의 투쟁을 거쳐오면서 '교사들이 자꾸 나라 일에 간섭을 하냐?'는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들도 생겼다. "교육 내용에 민주주의를 가르치라고 나오니까요. 민주주의는 학교 안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사회의 불의가 창궐하고 있는데, 그걸 놔두고 눈 감고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저기 바라보지 마라고 수업을 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나와서 촛불을 드는데 아이들과 함께 그 이야기를 해봐야 될 거 아니에요? 사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교실 안에만 가둬둘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사회의 변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교사이자 시민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노조가 뭐라고?' 이토록 노조를 지키기 위해서 고통을 감내하는 것일까. 그의 대답은 단순명료했다. "교사도 노동자입니다. 국민이 고용주죠. 국민의 정부니까요. '공무원이 무슨 노동자냐?'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도 임금을 받고 자신의 노동을 통해서 자기이익을 실현하니까, 노동자임이 틀림이 없죠. 정부도 그렇게 생각해야 해요"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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