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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위기 고조시키는 무책임한 미국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11월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 뒤 미국 주요 인사들이 연일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하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은 얼마전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매일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도 제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 국장도 “군사력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대북 선제 공격을 주장하며 국방부에 주한미군의 가족 동반 중단을 요구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대화론이 자취를 감추고 전쟁론만 판치는 가운데 한미 공군도 연합 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를 지난 4일 시작했다. 미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6대와 B-1B ‘랜서’ 편대를 포함한 230여대의 항공기가 동원된 역대 최대 규모의 훈련이다. F-22는 닷새간의 이번 훈련을 마친 뒤에도 일본 기지로 복귀하지 않고 당분간 한반도에 더 머물 계획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대북 군사 옵션 중 마지막 단계인 공군 전략타격 자산의 한반도 배치가 실행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르면 다음 달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 배치되면 군사적 긴장은 한층 더 고조될 것이 분명하다.

한동안 수그러든 것처럼 보인 전쟁론과 선제타격론이 다시 등장하고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이 이뤄지게 된 원인은 사정거리가 워싱턴까지 이르는 북한의 화성-15형 발사와 핵무력 완성 선언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핵을 실질적인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 탓에 최근 미국의 초강경 흐름을 단지 말로만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반도가 언제 터질지 모를 화약고로 다시 돌변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데는 미국의 책임이 크다. 북한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지난 두달 여간,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미국은 제재 강화 외에 북핵 해결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화성-15형 발사를 계기로 극단적인 말을 앞세우며 초강경 태세로 전환했다. 정책 전환을 모색했어야 할 때를 놓치고 이제 와서 한반도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미국은 선제 타격을 비롯한 전쟁은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바라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파멸을 의미할 뿐이다. 미국은 남의 땅이라고 함부로 말하고 행동해선 안 된다. 지금이라도 북한과의 대화에 착수해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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