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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만난 8대 종교지도자들 ‘양심수 석방, 한반도 평화’ 강조
6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 간담회에서 김희중 대주교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6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 간담회에서 김희중 대주교가 모두발언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양심수 석방 등 시민사회의 특별사면 요구와 관련해 “사면은 준비된 바 없다”며 “한다면 연말연초 전후가 될 텐데 서민중심·민생중심으로 해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8대 종교지도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양심수 석방’ 요구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이 자리엔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한기총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 천도교 이정희 교령, 민족종교협의회 박우균 회장, 유교 김영근 성균관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김영주 목사가 참석했다.

설정 스님은 오찬 자리에서 “(옛)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구속도 되고 만기출소된 분도 있고 아직도 수감중인 분도 있는데, 성탄절을 맞이해 가족의 품에 안겨 성탄절을 맞기를 바란다”며 양심수 특별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김희중 대주교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나 쌍용자동차 사태로 오랫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가족들까지 피폐해진 분들도 있는데, 그들이 문 대통령의 새로운 국정철학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엄기호 목사는 “솔로몬의 성전에는 금은 그릇도 필요하지만 부지깽이도 필요하다. 이사갈 때 연탄집게를 버리고 가면 이사 가서 당장 새로 사야한다”며 “도저히 나쁜 사람은 안 되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불구속 수사하거나 풀어주셔서 모든 사람들이 어울어질 수 있도록 탕평책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화합차원에서 풀어주시면 촛불혁명이 어둠을 밝히듯 어두운 사람들도 신뢰의 마음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탕평 부분은 정말 바라는 바다. 그러나 대통령은 수사나 재판에 관여할 수 없고, 구속이냐 불구속이냐 석방이냐 (그런) 수사에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국민과 통합을 이루어 나가려는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며 “정치가 해야 할 중요한 핵심이 통합인데 우리 정치문화가 통합과는 거리가 있다. 당선 뒤에 통합을 위해 계속 노력해왔지만 정치가 못하고 있으니 종교계가 우리 사회 통합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본관에서 종교지도자들과 함께 간담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정희 천도교 교령, 김영주 목사, 설정 스님, 박우균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문 대통령, 김희중 대주교,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엄기호 목사, 김영근 성균관장.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본관에서 종교지도자들과 함께 간담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정희 천도교 교령, 김영주 목사, 설정 스님, 박우균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문 대통령, 김희중 대주교,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엄기호 목사, 김영근 성균관장.ⓒ뉴시스

아울러 8대 종교지도자들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역할을 문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이날 오찬도 민족종교협의회 박우균 회장의 “지구상에서 동계올림픽과 하계올림픽을 동시에 치룬 나라는 미국·독일·일본·러시아·프랑스·이태리 정도다. 보수와 진보, 여·야의 벽도 허물고 5천만이 하나되어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자”라는 건배사로 시작됐다.

설정 스님은 “남북관계가 어떤 방법으로든 평화통일의 길로 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가 필요하다”며 “대통령께서 지금 철학을 가지고 잘하고 계신데, 대국들이 우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군사적 행위를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행여나 그렇게되면 우리 민족은 전쟁의 참화 속에 빠지게 된다. 대통령께서 우리 국가과 민족의 염원을 저버리는 외국의 군사적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처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근 성균관장은 “남북관계가 회복되면 우리 종교인들부터 교류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며 “모든 종교는 동질성을 가지고 있어 말이 안 통할 이유가 없는 만큼 종교인들부터 제일 먼저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천도교 이정희 교령은 “통일이 지상과제이나 무력통일은 안되며 자주평화통일이 우리의 목표”라며 “자주평화통일은 남북 민족 동질성이 기반이 되어야 하고, 그래서 교류와 소통이 대단히 중요하다. 정치적 소통도 중요하나 비정치분야에서 지속적인 소통과 교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 핵은 반드시 해결하고 (대북) 압박도 해야 하지만 군사적 선제타격으로 전쟁이 나는 방식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의 동의 없이 한반도 군사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미국에 단호히 밝힌 바 있다”고 답했다.

또 문대통령은 “남북관계는 두 가지 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하나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이고 또 하나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라며 “북한 핵 문제는 북미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 남북대화는 북한 핵에 가로막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금 긴장이 최고로 고조되고 있지만 계속 이렇게 갈 수는 없다”며 “결국 시기의 문제이고 풀릴 것이다. 이런 과정에 평창 올림픽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를 위한 정부 대화는 막혀있는 만큼 종교계와 민간에서 물꼬를 터야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에게 ‘사드 기지 때문에 걱정을 많이 끼쳐드렸다’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원불교는 경북 성주 사드 배치를 반대해왔다.

그러자 한은숙 교정원장은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그렇게 하실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상당부분 이해하지만, 우리가 하던 일을 멈출 수는 없다”며 “처음에는 반발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국민들이 지지하는 현 정부와 대통령의 말씀을 유념해서 듣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사드 문제와 관련 원불교에 많은 어려움을 드렸는데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확실한 해법”이라며 “그때까지 성지순례 등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는 취하겠다”고 화답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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