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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심수를 당장 석방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특별사면에 대해 “사면은 준비된 바 없다. 한다면 연말연초 전후가 될 텐데 서민중심 민생중심으로 해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어야한다”고 언급했다.

8.15를 앞두고 특별사면 실시 여부에 관심이 모였을 때 청와대는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특별사면을 안 한다고 했다. 역대 정권에서 특별사면은 8.15나 성탄절을 앞두고 이루어지는 게 보통이었다. 8.15 이후 네 달 가까이 지났으니 준비할 시간이야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바 없다”, “한다면 연말연초”라고 대답한 것을 보면 특별사면의 시기와 대상을 놓고 고심이 얼마나 깊은지 드러난다.

특별사면의 쟁점은 양심수 석방이다. 이날 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들이 만난 자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통진당 당원들이 구속도 되고 만기출소 된 분도 있고 아직도 수감 중인 분도 있는데, 성탄절을 맞이해 가족의 품에 안겨 성탄절을 맞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석기 전 의원을 비롯해서 내란음모사건으로 아직 수감 중인 사람들이 있고 만기출소한 사람들이 있다.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이나 쌍용자동차 사태로 오랫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가족들까지 피폐해진 분들도 있는데, 그들이 대통령님의 새로운 국정철학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하였다. 특별사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은 종교지도자들의 이러한 요청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에 앞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이번 특사에서 정치인의 사면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들에 대한 사면이 ‘적폐청산’이라는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달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종교계, 시민사회가 연이어 입장을 발표하며 양심수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를 헤아려야 한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을 보냈다. 또 UN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대한민국인권보고서를 통해 이석기 전 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포함한 모든 양심수의 석방을 촉구했다. 9월에는 6대 종단 지도자들도 같은 내용으로 양심수 석방을 호소했다. 민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각계의 석방촉구 성명이 이어졌다. 광주에서는 세계인권선언일에 즈음하여 광주시장과 교육감까지 참여해서 양심수 석방을 대통령이 결단해 달라는 시국선언을 했다.

적폐청산의 출발은 피해자 구제이다. 적폐의 원흉을 밝히고 책임을 지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적폐세력에게 맞서다 감옥에 간 사람들을 풀어주고 그 명예를 회복시켜 주는 일이다. 먼저 저항하다 피해자가 된 사람들을 보듬지 않고 이루어지는 적폐청산은 절름발이일 뿐이다.

지금 대표적인 양심수로 거론되는 이석기 전 의원은 법원에서도 내란음모 무죄가 밝혀졌고 단지 강연에서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5년째 갇혀 있다.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은 촛불혁명이 시작되기 전에 조금 먼저 민중총궐기를 열어 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촉구하는 역할을 했다는 죄밖에 없다.

공정하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 특별사면에 종북·용공인사가 포함되면 국민적 저항을 부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종북이니 용공이니 하며 죄 없는 사람들에게 색깔을 덧씌운 자들이야 말로 적폐세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박근혜 정권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이 감옥에 있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용기야 말로 진정한 적폐청산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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