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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공식 선언... 아랍·이슬람권 강력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선언했다.ⓒ뉴시스/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또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도록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이제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할 때가 됐다”며 “전임 대통령들은 공약을 지키지 못했지만 나는 지킨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예루살렘은 그동안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인 탓에 이 지역을 둘러싼 역사적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유엔은 1947년 예루살렘을 국제법상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으로 선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1967년 예루살렘 동부와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점령한 뒤 예루살렘 전체를 자신들의 수도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 동부를 자신들의 미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과 동맹임에도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수도라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적 공존을 강조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에 따라 양국 사이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대통령은 1995년 제정된 ‘예루살렘 대사관법’에 따라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겨야 하지만, 그동안 국익과 외교적 이해관계 등을 이유로 이를 6개월마다 보류하는 문서에 서명해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작년 대선에서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을 공약으로 내걸고 친 이스라엘 보수표를 결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약 이행을 명분으로 이날 아랍권의 반발 예상에도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서 “모든 도전은 새로운 접근법이 있어야 한다”며 “오늘 나의 선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갈등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스라엘은 다른 주권국가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수도를 결정할 권리를 가진 주권국가이며, 이를 인정하는 것이 평화를 얻는 데도 필요한 조건”이라며 “현실에 대한 인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옳은 일”이라면서 친이스라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국무부에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작업에 즉각 착수토록 지시했으나, 대사관 이전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대사관 이전을 6개월 보류하는 문서에는 서명했다.

아랍 국가 정상들, “무슬림 자극” 강력 비난
NYT, “민감한 외교 이슈에서 고립 자초”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공식 선언으로 이스라엘을 제외한 전 세계의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아랍국가와 이슬람권이 극력 반발하는 등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고조되면서 테러 등 유혈사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이번 결정을 질타해 미국이 고립을 자초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은 “미국 대사관을 옮기는 것은 전 세계 무슬림의 감정을 자극할 위험한 도발”이라고 경고했고,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는 성명을 내 “중동 지역 안보와 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예루살렘 수도 인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미국의 대통령이 극단주의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발했다.

팔레스타인은 6일부터 사흘 동안 영토 전역과 전 세계 미국 대사관 또는 영사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항의하는 저항운동과 집회를 열 계획이다. 미국 정부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자국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국 대부분 주요 언론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발표는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미국 정부의 평화협상 중재 노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결정은 외교적 계산이 아니라, 선거 공약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며 “그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은 미국을 가장 민감한 외교적 이슈에서 고립을 자초하게 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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