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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구도 적폐청산을 중단시킬 수 없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적폐 청산 수사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청와대가 나서 아직 관련자 소환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안에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명토박긴 했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올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나온 검찰총장의 발언은 사실상 수사를 더 벌리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덕을 볼 세력은 바로 적폐집단이다. 그들은 지난날 국민들이 쏟아낸 '이게 나라냐'는 한탄의 유발자들이었다. 국민이 준 준엄한 권력을 막무가내 사유화하며 무고한 인사를 사찰하고 국가예산을 자기 호주머니에 채워 넣었다. 나라살림을 엉뚱한 데 낭비함으로써 경제불황을 타개할 범정부적 수단에 타격을 가한 것도 그들이다.

국정농단의 핵심범죄인 최순실은 또 어떤가. 수십 차례 열린 법정에서 죄를 인정하고 반성했다는 말은 단 한 번도 들어보질 못했다. 권력을 주무르며 재벌까지 닦달해 이 자에게 막대한 부를 물려주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아직 1심 선고도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국정원을 컨트롤타워로 세워 댓글 정치공작을 일상화시킨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아직 소환조차 되지 않았다. 촛불항쟁을 통해 적폐집단을 파헤칠 칼날을 검찰이 쥔 지 얼마나 되었다고 연내에 마무리하겠다는 것인가.

적폐범죄의 핵심 피의자들이 줄줄이 석방되는 상황에서 나온 문무일 총장의 발언으로 관련 사정당국의 적폐청산 가도에도 엇박자가 날 게 분명해졌다. 시간을 설정해버린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이제 적폐세력들은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발언의 엄중성으로 따지자면 다룰 지면이 모자랄 정도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문무일 검찰총장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지금 당장 국민 앞에 나와 잘못된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적폐청산의 일선 수장으로서 책임을 엄수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적폐세력에게 잠시 준 시간을 다시 빼앗아 와야 할 것이다.

청산하지 못한 적폐는 반드시 부메랑 되어 돌아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들고 만다. 친일파들을 청산하지 못한 반민특위의 비극은 우리 현대사의 질곡을 불렀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그 질곡의 늪에서 온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 누구도 적폐세력에 대한 수사를 중단시킬 수 없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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