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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박근혜-최순실 40년 인연, 공적‧사적 영역 넘나드는 특수한 관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비선실세 최순실씨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비선실세 최순실씨ⓒ사진공동취재단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관계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취임 이전부터 공적, 사적 영역을 넘나드는 특수한 관계”라며 이를 조목조목 짚었다. 이는 두 사람의 뇌물 혐의 등에 대한 공모관계를 입증하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7일 열린 최씨의 속행공판에서 검찰은 6가지 주제별로 프레젠테이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삼성 승계현안과 부정청탁 △승마지원 △영재센터 지원 △재단 지원 △이상화 전 독일 KEB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장 임명 관련 직권남용 및 알선수재 등 혐의 설명에 앞서 우선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친분관계에 대해 다뤘다.

이에 대해 “피고인들은 뇌물 수수 및 직권남용 등 범행에서 실행행위 일부를 분담한 사실이 뚜렷한데도 공모관계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공모를 부인하는 경우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우선 “박 전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최씨와 공적, 사적 영역을 넘나드는 특수한 관계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1975년 최씨의 부친 최태민씨와의 인연, 새마음봉사단 활동을 매개로 친분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앞서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도 “최씨가 20대부터 아버지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을 알고 40여년의 인연을 유지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이어 검찰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칩거기간동안 생활을 보필하며 자산관리와 육영재단, 정수장학회 등 운영에 개입한 일을 언급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정계에 진출한 이후 최씨는 정치적 보좌역할을 수행했으며, 취임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국정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박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으로부터 문건을 건네받아 검토, 수정해 다시 전달하는 방식으로 국정에 관여했다. 정 전 비서관의 판결에서 국무회의, 수석비서관 회의자료, 정부 요직 인사, 해외순방 일정안 등 2013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총 180개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확인된 것만 이정도고 그 사이 대부분의 문건이 유출, 수정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뿐만 아니라 대기업 단독면담 일정, 재단 설립 방안, 총수 형사재판 결과 및 사면 여부 등 대기업 관련 중요정보와 현안자료도 공유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최씨가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 미얀마 이권사업 추진 등 사익을 위해 각종 정부인사에 관여한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선 수사, 재판 과정에서 노태강 전 체육국장의 좌천성 인사조치와 유재경 전 미얀마 대사,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 초대 본부장,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위원장,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이철성 경찰청장 등 임명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점을 언급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사적 영역 관계는 박 전 대통령이 최씨에게 재산관리, 의식주 등 일상생활을 맡기며 의존하는 방식이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의상과 가방을 구입해 전달했고, 화장품과 생필품까지 전달했다”며 “운전기사 방중훈, 간호사 윤모씨 등의 진술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두 사람 사이의 차명폰 통화기록에 대해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고 최씨가 출국한 2016년 9월 3일부터 10월 30일 사이에는 127회나 통화했다”면서 “이재용 등 대기업 회장과 독대시 면담 시작 직전, 직후에 통화한 사실, 태블릿PC 보도 이후 10분 44초간 통화한 사실 등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특히 최씨가 입국해 국정농단 관련 검찰 수사에 임한 것이 박 전 대통령과의 협의 하에 이뤄진 ‘기획입국’이라는 정황도 제시했다. 검찰은 “독일에서 만난 최씨가 ‘저 위에서 그러는데 한국이 조금 정리가 되고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했어’라고 말했다”는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의 진술, ‘박 전 대통령이 최씨의 언니 순득씨에 전화해 최씨의 입국시기를 조율했다’는 취지의 장시호씨의 진술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최씨 측은 박 전 대통령을 도운 사실은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두 사람의 특수한 관계가 공모 관계를 입증하는 근거가 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최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특검은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를 이른바 경제공동체로 보고 공동체의 일원인 최씨에게 이익이 귀속되면 바로 박 전 대통령의 이익이 된다는 논리를 핀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여성대통령이고 배우자가 없는 상황이라 평소에 잘 아는 최씨가 필요한 것들을 도운 것에 불과한데, 그걸 가지고 의식주 제공하고 다 관리했다고 말하는 건 경제공동체라는 짜놓은 틀에 맞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검찰은 “변호인이 검찰과 특검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경제공동체로 규정해 기소했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말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며 경제공동체 구조로 기소한 것이 아니라고 받아쳤다.

이어 “경제공동체가 아니라 뇌물수수에 대해 공모했기 때문에 공동정범, 기능적 행위지배를 공동으로 했다는 것으로 기소한 것”이라며 “오늘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에 대한 설명은 간접 정황증거로 공모관계를 입증하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재차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검과 검찰이) 주장하지 않은 걸 마치 주장했다고 딴지거는 건 법정 모독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후 최씨는 직접 발언을 통해 검찰 조사 때 경제공동체라는 단어를 분명히 들었고, 기획입국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국내에 들어왔다는 등으로 검찰에 반박했다.

또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나도 억울한 게 베일에 싸여 투명인간처럼 살아야했다. 투명인간으로 남을 돕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건데..”라면서 “돈을 받은 적도 없고 자산관리도 해본 적이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을 순수한 마음으로 도운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어 “고영태에게 이용당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며 “박 전 대통령과 저는 상하관계에 있는 것이지, 공모해서 ‘니 돈이 내 돈이고’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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