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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 올림픽 참가도 정략적 속내로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행정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인 한국의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를 놓고 ‘오락가락’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는 다분히 ‘평화’를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에도 위배되는 정략적인 속내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FoxNew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에 관해 “그것은 더 생각해 볼 문제(open question)”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북한의 위협과 한반도 위기 상황을 거론하며,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우리는 북한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면서 불참 가능성까지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헤일리 대사의 이러한 언급이 국내외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그러자 유엔주재 미국대표부는 7일 본보에 보낸 공식 답변을 통해 “미국은 내년 한국의 동계올림픽 참가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급히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같은 날 열린 미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새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미국이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면서 또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목표는 그렇게 (참가)하는 것이지만, 결정은 그때와 가까운 날에 이뤄질 것”이라면서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내년 2월 9일에서 25일 사이에 열린다.

샌더스 대변인도 자신의 이러한 언급의 파문을 의식한 듯,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한국의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미국인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가장 최우선 순위이다. 우리는 경기장의 안전성을 위해 한국과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식 브리핑한 지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뉘앙스를 달리한 해명을 내놓은 셈이다.

같은 날 미국올림픽위원회(USOC)는 성명을 내고 “위원회는 내부적으로나 정부기관들과 함께 내년 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어떤 논의도 하지 않았다”면서 재차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USOC가 정부기관은 아니지만, 국무부, 국토안보부 등 여러 정부기관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평창올림픽 참가를 둘러싸고 미 행정부가 ‘불확실성’과 ‘혼란(confusion)’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2개월 남은 평창올림픽 참가 여부 혼선,
한반도 위기 강조하려는 의도 담긴 듯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9월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새클러윙에서 열린 평화올림픽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평창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9월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새클러윙에서 열린 평화올림픽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평창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뉴시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개월 정도 남은 동맹국의 올림픽 참가 여부를 놓고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다분히 ‘한반도 위기’를 강조하려는 정략적인 의도가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북한 ‘선제타격’ 등 군사적 옵션의 사용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 행정부가 평창올림픽 참가를 공식 발표할 경우, ‘한반도 위기론’이 상쇄되어 그 압박 의도가 단숨에 무너지기 때문이다.

또 불참 가능성을 너무 강조해도,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바라는 한국 문재인 정부와 갈등을 빚고 평화를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에도 위배돼 대회 개막 막판까지 이러한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오락가락’ 자세는 그 이유가 어떠하든 한반도에서 전쟁을 피하고 북미 간의 갈등을 포함해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과는 전혀 상반된 길을 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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