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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단체들이 ‘주52시간 단계적 추진 개정법안’에 반발하는 이유

장시간 노동을 억제하기 위한 휴일연장근로 중복할증수당 제도를 폐기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강행처리 되고 있어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잘못된 행정해석으로 주68시간까지 허용했던 법정노동시간을 주52시간으로 바로잡자는 법안내용조차 "2021년 7월까지 단계적 시행"이라는 후퇴한 안으로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다.

민주노총은 14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임시국회 기간 중 근기법 개악 강행처리는 노정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몰아가는 것이다.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오는 15일 긴급 산별대표자 회의를 열어 근기법 개악 대응 투쟁계획을 논의하고, 19일에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14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임시국회 기간 중 근기법 개악 강행처리는 노정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몰아가는 것이다.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4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임시국회 기간 중 근기법 개악 강행처리는 노정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몰아가는 것이다.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밝혔다.ⓒ민주노총

왜 개악인가?

앞서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3당 간사는 문제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합의를 보고 고용노동법안 심사소위원회에서 심사를 진행했다. 여야 간사의 주요 합의사항은 △주52시간 단계적 시행(기업규모별 3단계 시행, 2021년 7월 1일부터 5인 이상 전면 시행) △중복할증 제도 폐지(휴일노동 수당 삭감, 2배→1.5배) △노동시간 특례업종 제도 축소·유지(26개 업종→10개 업종, 노선버스 제외) 등이다.

이에 민주노총은 지난달 28일 긴급집회를 열고 “노동법 개악을 즉각 중단하라”며 반발했다. 민주노총이 여야3당 간사 합의한에 반대하는 이유는 해당 법률 개정안에 장시간노동을 장려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주52시간 시행을 단계적으로 할 게 아니라 “즉각 시행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주68까지 허용했던 법정근로시간은 이전 정권의 불법적인 행정해석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정부의 잘못된 행정해석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한 바 있다. 그런데 이를 2021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하니, 또다시 노동자의 희생과 피해가 강요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즉각적인 시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민주노총은 휴일연장근로 중복할증 수당제도 폐지안에 대해 “장시간노동과 휴일노동을 더욱 부추기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임금의 2배로 지급하던 휴일수당을 1.5배로 삭감하면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휴일노동을 강요하기 더욱 편해진다는 점에서다. 노동시간 특례업종 제도 역시 문제다. 여야간사는 특례업종 노동자의 무한대 장시간노동을 허용해 과로사의 주요원인으로 지목되어온 근로기준법 제59조를 축소·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노동계는 이 제도도 곧바로 폐지되어야 하는 개악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노동계의 비판과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해당 개정법률안은 고용노동법안 심사소위원회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그런데 이달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근로기준법 개정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며 “가급적 빠른 시일에 ‘단계적 시행’을 시작할 수 있도록 국회가 매듭 지어달라”고 말했다. 노동계가 반대해 온 ‘단계적 시행’을 국회에 촉구한 것이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조 할 권리 입법 쟁취! 근기법 개악 저지! 적폐국회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조 할 권리 입법 쟁취! 근기법 개악 저지! 적폐국회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임화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 공약 스스로 부정·파기하나”

민주노총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노동시간을 연장하고 휴일근무 임금삭감 근기법을 개악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스스로 부정하고 파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환노위 여야3당 간사 합의내용은 폐기되어야 할 안이지 되살려야 할 안이 아니”라며 “주68시간을 2021년까지 보장하는 입법으로 불법 행정해석을 합법화하는 것이 제대로 된 법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휴일근무 중복할증은 휴일근무를 없애거나 줄여 노동시간 단축을 꾀하자는 것과 더불어 불가피하게 휴일근무를 해야 할 경우 그에 합당한 임금을 보상해주자는 취지”라며 “그런데 중복가산수당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휴일노동을 조장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재벌대기업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할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금 정부는 일자리위원회를 통해 좋은 일자리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힘을 가하고 있는데, 노동시간 단축이야말로 일자리 창출의 가장 확실한 방안”이라며 “근로기준법 개악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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