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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한미군, 생화학 실험실 내년초 평택에 설치 극비 추진...예산까지 확보
2013년 주피터 관련 주한미군 병사들이 탐지 장비를 설치하고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2013년 주피터 관련 주한미군 병사들이 탐지 장비를 설치하고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미 육군 공개 사진

미국 국방부가 생화학 실험 프로그램인 '주피터(JUPITR) 프로젝트'를 부산항 8부두 미군기지에 도입한 데 이어 비밀리에 평택 미군기지에도 2018년 3월 말을 목표로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현재 진행되는 생화학 실험인 ‘주피터 프로젝트’에 대한 기자의 정보공개청구 요청에도 해당 사실을 일절 공개하지 않아, 이를 숨긴 의혹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 2015년 5월 미 국방부가 치명적인 생물학 무기로 쓰이는 ‘살아있는 탄저균’을 세계 각지의 미군기지 등에 배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본보 보도 등으로 주한미군에서도 오산기지 등에서 ‘주피터(JUPITR) 프로젝트’라는 명칭으로 이미 수년 전부터 생화학 무기 관련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주한미군은 2015년 11월에 부산항 8부두에 있는 미군기지에 이 주피터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실제로 도입한 사실을 뒤늦게 인정해 부산 지역 시민들과 시민단체의 강력한 항의를 불러왔다.

주한미군이 부산에서 진행하는 ‘주피터 프로젝트’에 관한 내용도 일절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거액의 예산을 들어가며, 평택기지에도 생화학 실험실을 도입하는 것으로 드러나 해당 지역 시민들과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기자가 확보한 미 국방부가 지난 5월 발행한 ‘2018 회계연도 생화학방어 프로그램 예산 평가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주피터 시스템을 2년 예산과정으로 부산항 8부두와 함께 평택기지(Camp Humphreys)에 설치한다”고 명시했다.

미 국방부가 ‘2018회계연도 생화학 관련 예산에서 주피터 평택기지(Camp Humphreys) 도입을 위해 876만8천 달러(약 95억4천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미 국방부가 ‘2018회계연도 생화학 관련 예산에서 주피터 평택기지(Camp Humphreys) 도입을 위해 876만8천 달러(약 95억4천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해당 예산 문서 캡처

미 국방부는 이를 위해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 1일~2018년 9월 30일) 예산으로 876만8천 달러(약 95억4천만 원)의 예산도 책정했다. 이 예산은 현재 진행되는 주피터 부산항 8부두 비용과 평택 미군기지 설치 예산을 합한 금액이다.

또 미 국방부 예산 문서에는 ‘주피터 프로젝트’의 평택기지 도입이 이미 지난 2016년 회계연도 2분기부터 시작해 2018년 회계연도 2분기 안에 완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 2018년 3월 말까지 도입을 완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기자가 지난 7월 21일, 이와 관련해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피터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공개청구(FOIA) 요청에 “주한미군 관련 부서에서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4개월 넘게 답변을 미뤘다.

이후 주한미군은 지난 14일, 전부 검게 칠해(redacted) 내용을 전혀 알아볼 수 없는 4장짜리 문서를 최종 답변으로 보내왔다. 미군이 한국에서 실행하는 생화학 실험인 ‘주피터 프로젝트’에 관해서는 하나도 밝히지 않겠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은 한국에서 진행되는 생화학 실험인 주피터에 관한 정보공개청구에 완전히 검은칠을 한 문서만 보내왔다.
주한미군은 한국에서 진행되는 생화학 실험인 주피터에 관한 정보공개청구에 완전히 검은칠을 한 문서만 보내왔다.ⓒ주한미군 답변 문서 캡처

평택 시민단체, “주민 생존권 무시 처사, 강력 투쟁할 것”

한편, 미 국방부가 내년 초까지 부산항 8부두에 이어 평택 미군기지에도 생화학 실험실인 ‘주피터 프로젝트’를 도입 완료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미군기지 주변에 거주하는 평택 시민은 물론 관련 시민단체들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김성기 사드반대 탄저균추방 평택시민행동 집행위원장은 19일, 이에 관해 “평택 땅의 6%를 차지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데, 또다시 생화학 무기도입과 실험실 운영에 강력히 분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무시하고, 주민의 삶을 치명적인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며 “ 관련 시민단체는 물론 지역 주민들과 힘을 모아 강력한 거부 투쟁 등 ‘시민 행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 국방부나 주한미군은 부산항 8부두 등에 ‘주피터 프로젝트’ 등 생화학 실험실 설치에 관한 시민단체의 반발에 “북한의 생화학 공격 방어용”이라고 언급하면서, 관련 시설을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18일, 부산시청 관계자는 “솔직히, 부산항 8부두에 설치되었다는 주피터 시설을 알지도 못한다”면서 “그동안 수차례 국방부에 현장 답사 등을 요구했지만, 아직도 해결된 것은 없다”면서 전혀 관련 내용을 모른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 “미군 측에서 통보받은 것 없다”

한편,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18일, “주피터가 내년 초까지 평택 미군기지에 도입된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의 기자 질문에 “관련 부서에 알아봤지만, (군사기밀이라서) 밝히기 제한된다고 말했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탄저균 사태 이후 한미 간에는 샘플 도입 등 생화학 실험에 관해서는 미군이 통보하기로 돼 있는데, 통보받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관련 부서에서 ‘통보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군이 이미 부산에 이어 내년에는 평택기지에도 생화학 프로젝트인 주피터를 도입한다고, 예산도 이미 책정해 실행하고 있는데, 한국 국방부는 전혀 모른다는 말이냐”의 질문에도 “답변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미군 평택기지에 주피터가 내년 초에 도입된다는 것은 전혀 몰랐던 내용”이라며 “미 국방부가 관련 예산을 책정했는지도 전혀 몰랐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군 관계자는 “북한 생화학 공격에 대비하는 ‘방어 프로그램’이라면서, 왜 공개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주한미군이 우리(국방부)에게 주피터 관련해서는, 일일이 알려주지 않는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현수 신임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이에 관해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관련 내용은 빠른 시일 내에 파악해 답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미 국방부의 2018회계연도 ‘생화학방어 프로그램 예산 평가서’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진행되는 생화학 실험인 ‘주피터 프로젝트'에 관해 2016년 회계연도 예산부터 2018년 회계연도 예산까지 전부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한국에서 그동안 진행되는 생화학 실험인 ‘주피터 프로젝트’의 실험 결과에 관한 자료도 ‘미 해군 생화학방어 프로그램(EMBD)’에 그대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혀, 한국이 미군의 ‘생화학 실험장’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보도가 나간 뒤인 19일 오후 국방부 공보실 관계자는 주피터 관련 시설의 평택기지 설치에 관해서 “미(군) 측으로부터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사실관계를 현재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주피터와 관련해서는 “부산 8부두에 설치된 시설에 관해서도 현장 방문을 추진하는 등 한미(군) 간에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국방부가 “전혀 모른다”는 보도 내용에 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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