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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북한 신년사에 ‘입 닫은’ 트럼프... 트윗으로 파키스탄, 이란만 비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자료 사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자료 사진)ⓒ뉴시스/AP

‘막말의 대가’로 불릴 정도로 트위터를 통해 거친 표현을 쏟아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 단추가 내 책상 위에 있다”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해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면서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국민들에게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가장 우선순위로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하지만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송년 연회에 참석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관해 질의하자, “지켜볼 것(We'll see, We'll see)”이라는 답변만 반복하며 별다른 말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새해 첫 트윗에서도 파키스탄이 테러리스트의 피난처라며, 더는 미국이 원조하지 않겠다고 파키스탄을 비난하는 내용의 트위터를 올렸다. 그는 “그들은 우리의 지도자들을 바보로 여기며 우리에게 거짓말과 기만밖에 준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새해 트윗으로 파키스탄을 비난하고 이란 핵협상을 비난하는 내용을 연속으로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새해 트윗으로 파키스탄을 비난하고 이란 핵협상을 비난하는 내용을 연속으로 올렸다.ⓒ트럼프 공식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트윗에서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와 이란의 협상을 비난하는 내용을 올렸다. 그는 “이란은 오바마 행정부와의 끔찍한(terrible) 협상에도 모든 수준이 몰락하고 있다. 위대한 이란 국민이 수년간 억압되었다”면서 최근 이란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를 언급했다.

북한의 지도자가 신년사를 통해 핵무기 개발의 완성을 재차 확인하고, 미 본토 타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천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과 이란만 언급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반응을 내놓지 않은 셈이다.

이에 관해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 핵보유의 심각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도 즉흥적인 ‘발언(rhetoric)’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군사 옵션까지 거론되는 마당에, 백악관이 더욱 신중하게 대북 문제를 고려한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한 외교전문가는 “미국이 북한 신년사에 관해 비난을 자제하는 것은 한국의 평창올림픽 개최와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 같으면, 당장 비난 성명이 나왔겠지만, 한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 신중 모드로 돌아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도 2일, 북한 신년사에 관한 논평을 요구하는 기자의 질의에 “우리(미국)는 한국 정부와 북한에 관해 ‘통일된 반응(unified response)’을 내고자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는 한국 정부가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가 한국이 개최하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신년사에 관해 성급한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한미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 파견을 전격 선언한 북한의 신년사에 관해 어떠한 조율된 의견을 내놓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또 ‘북핵 불인정’을 고수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종적으로 어떠한 입장을 낼지에도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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