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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열리게 될 남북고위급회담, 의제는 ‘평창올림픽+α’?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신년사로 평창 올림픽 참여 관한 언급에 대해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남북당국간 회담을 제의한다고 밝히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신년사로 평창 올림픽 참여 관한 언급에 대해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남북당국간 회담을 제의한다고 밝히고 있다.ⓒ김철수 기자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용의를 밝힌 데 이어 우리 정부가 오는 9일에 남북고위급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해 3년만에 남북의 고위급이 만날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 고위급회담은 지난 2015년 인천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황병서 당시 북한 총정치국장과 김관진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 간 회담이 진행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2016년 2월 갑작스러운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남북간 대화채널은 지금까지 완전히 단절돼 왔다.

그동안 남북 간 대화가 없었던 만큼 서로 해결해야 할 의제도 산더미다. 때문에 이번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면 어떤 의제가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된다.

“전반적인 남북관계 대화 틀을 만드는 시작될 것”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일 기자회견을 통해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한 데 대해 우리 정부가 ‘고위급회담’으로 응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고위급회담을 제안함으로서 이번에 열릴 남북 간 대화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한 실무 뿐 아니라 쌓여있던 남북문제를 전반적으로 모두 다를 수 있는 자리가 된 셈이다.

이미 북한 신년사에 대해 청와대가 “시기·장소·형식 등에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는 열린 입장”이라고 강조한 만큼 우리 정부는 북한의 관심 의제에 대해 대화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 소장은 이날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단순히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이 어떻게 참가할지에 대한 실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남북관계 틀을 만드는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5년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 간 군사긴장완화, 이산가족상봉 등이 폭넓게 합의된 만큼 이번 회담에서도 이산가족 문제와 군사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 소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위한 적십자 회담과 군사당국회담을 제안한 게 있어서 북측에서 수용가능성이 크다”면서 “적십자 회담의 경우는 북한식당 여종업원 처리 문제가 쟁점될 것으로 보이는데 북측이 어느 정도 강도로 해결 전제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북한은 우리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에 대해 ‘북한식당 여종업원’ 송환을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9월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새클러윙에서 열린 평화올림픽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평창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9월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새클러윙에서 열린 평화올림픽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평창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뉴시스

우리 정부가 시기, 장소, 형식 뿐 아니라 의제까지 열어 놓음으로서 북측에서는 회담에 참가하는 대표단의 ‘급’과 의제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우리 정부가 회담의 형식이나 의제를 오픈해 놓음으로서 북측에 공을 던진 것 같다”며 “시간상으로 일주일이나 미뤄놓은 것은 북측에 고민할 시간을 준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어떤 형식을 제안할지 반응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참가 용의를 밝힌 것과 함께 ‘남북 간 군사 긴장 완화’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언급한 만큼 이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 소장은 “평창올림픽과 뒤에 이어질 패럴림픽 기간에는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연기하고 미군의 전략자산 배치를 안 하는 문제는 한미 간 공감대가 있어서 문제가 안 될 것”이라면서 “우리 측에서는 북측의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확고한 의견 확인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조선중앙통신

평창 이후에도 남북 대화 이어질까? ‘단계적 접근’·‘북미관계’ 관건

전문가들은 북한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만으로도 그동안 단절됐던 남북 간 소통채널이 복구되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소장은 “단순히 체육 분야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북측 대표단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육로로 온다면 육로를 여는 문제나 부대행사 문제, 또 평창올림픽 이후에는 어떤 틀로 대화할지 전반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도 “북측 선수대표단이 오려면 남북 간 연락 채널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연락라인이 우선 복원돼야 실무적인 소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또 평창올림픽이 끝났다고 연락라인을 끊지는 않을 것이니 남북 간 소통채널이 복원된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진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북 간 관심사가 전반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화는 평창올림픽 이후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소장은 “큰 틀에서는 6월이나 8월까지는 남북대화가 연속성을 가질 시간을 확보했다고 본다”며 “평창올림픽 이후 북측에서는 작년에 하지 못한 전민족대회를 6.15나 8.15에 성사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남북대화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북측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의제로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한편 북미대화를 중재해 근본적인 긴장감 해소를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정 소장은 “남측이나 북측이나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평창올림픽처럼 구체적인 사안을 합의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서 이야기하는 대륙철도 사업이 같이 우리와 북에게 모두 이득이 되는 사업 등 북측이 호응하는 것을 잘 제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대화가 계속되면 평화체제구축이나 핵문제 논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평창올림픽 이후에 다시 한미군사훈련이 시작되면 평화적 분위기가 연결되리라는 것은 희망으로 그칠 것”이라며 “남북대화를 통해 우리 정부가 미국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서 북한과의 대화로 나오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백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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