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사설] 남북 핫라인 복원을 계기로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

23개월 만에 남북 핫라인이 복원됐다.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느닷없이 중단하면서 끊어졌던 판문점 연락채널이 재가동된 것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언급한 이후 이틀 만에 이루어진 조치로 남북 간에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점은 무척 긍정적이다.

판문점 연락채널은 존재 그 자체로 중요하다.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남과 북 사이에 최소한의 소통채널도 없다는 것이야말로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1971년 첫 통화가 이루어진 이후 판문점 연락채널은 남북이 상시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공식 통로이자 자칫 대화부재가 야기할 수 있는 오해와 그로인한 충돌을 막는 마지막 안전판으로 기능해 왔다.

판문점 연락채널은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기간 동안 4차례나 끊겼다 이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마지막 단절 이후 23개월이 지났다.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이 국민의 안전이라는 최우선 국익에 부합했는지 돌아봐야 할 때이다.

이번 판문점 연락채널 복구는 우리 정부의 회담 제의에 화답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2일 고위급 회담 제안이 다음날 북측의 실무회담 제의로 돌아온 것이다. 북측은 평창올림픽 대표단 관련 실무 협의를 언급했을 뿐 더 자세한 의제나 참석자의 급을 못 박지는 않았다. 기왕에 열린 대화의 물꼬를 마다할 이유도 없고, 고위급이든 실무자급이든 시작이 중요한 마당에 무엇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

미국도 동맹국다운 입장에서 남북 간의 대화 재개를 환영해야 한다. 동맹국인 우리 정부가 평창올림픽을 매개로 남북 대화에 나서고 있는 조건에서 대북 강경발언으로 북미 간 갈등을 강조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좋지 않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서 “나에게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고 한 언급은 내용과 형식 모두 너무 유치했다.

트위터 위협으로는 미국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제재와 압박도 할 만큼 했고, 군사적 위협도 할 만큼 했다. 미국이 북핵문제를 풀고자 한다면 결국 언젠가는 대화 자리에 마주앉아야 하고, 남북 간 대화로 그 여건이 조성된다면 미국에게도 나쁜 일만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대화가 국익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모든 남북 채널이 마비된 결과 북미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는 동안 우리 정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한반도 위기관리를 위해서라도 일단은 대화를 해야 우리 정부의 영향력도 생긴다. 이번에 생긴 기회를 살려나가기 위한 신중하고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민중의소리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