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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사건’ 진압거부 여수14연대가 연극 ‘지상최후의농담’의 시작

대한민국의 지난 역사가 담긴 한 영상의 장면으로부터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이 시작됐다. 해당 장면은 KBS ‘영상실록’ 가운데 한 장면이었다.

작품을 쓴 오세혁 작가는 “몇 년 전, KBS 영상실록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봤다”며 “제주 4.3 사건이 한창이던 때, 여수14연대가 제주 진압명령을 거부하고 반란을 일으켰다. 이들의 궐기는 곧 진압되었고 이들은 모두 처형당했다”고 영상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영상실록
영상실록ⓒkbs

이어 “나에게 충격을 준 장면은 이들의 웃음이었다”며 “이들은 죽음 직전에 울거나 소리치거나 몸부림치지 않고 담배를 피우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천진난만한 농담들을 주고받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순사건은 1948년 전남 여수에 주둔하던 국방 경비대 14연대가 제주4.3사건 진압을 위한 파견명령에 반기를 들고 정부 진압군과 맞섰던 사건이다.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은 비극적인 상황 앞에 놓인 군상들을 조명한다. 작품의 배경은 전쟁포로들이 갇혀 있는 수용소다. 적군이 후퇴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에 포로들을 총살하고 있다. 5분에 한 번씩 총소리가 들려오고 포로들은 5분에 한 명씩 바깥으로 끌려 나간다.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 2015년 공연 모습.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 2015년 공연 모습.ⓒ공연기획사 코르코르디움 제공

죽음을 목전에 앞두고 도저히 웃을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연극 속 포로들은 처형 직전까지 죽음의 공포를 잊기 위해, 죽음에 대한 근원적 공포를 망각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웃음과 농담을 생산하려고 노력한다.

동시에 작품은 죽음 앞에서 다양한 행동을 보이는 군상들의 양상도 펼쳐 보인다. 이제 곧 죽을 운명이지만 생에 대한 집착을 놓지 않는 사람, 죽음을 극복하려고 하지만 극복을 못하는 사람, 단 10분이라도 더 살려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 등 다양한 군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죽음과 삶, 공포와 농담, 비극과 아이러니의 경계를 오가며 인간 본연의 모습과 색채를 또렷하게 만나볼 수 있다.

‘공상집단 뚱딴지’가 선보이는 작품으로 지난 2015년 초연됐다. 매년 재공연을 해 올해 1월 네 번째로 무대에 오르게 됐다. 올해 작품의 경우 이전과는 다른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오세혁 작가가 일정 부분 대본을 수정해 새로운 면모를 만날 수 있다.

공연은 1월 23일부터 2월 4일까지 선돌극장에서 볼 수 있다. 오세혁 작. 문삼화 연출. 김재건, 오민석, 한철훈, 구도균, 윤광희, 문병주, 심태영 등이 출연한다.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 2015년 공연 모습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 2015년 공연 모습ⓒ공연기획사 코르코르디움 제공

김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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