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기억할 것은 마를린먼로말고도 또 있었을 텐데

강원도 인제에 등장한 마를린먼로의 동상을 두고 비난이 많았죠. 그녀의 한국 방문을 기억하는 한국인은 거의 없습니다. 1954년 당시 주한미군을 위문하기 위해 미군 기지에 들렀기에 그녀의 방문은 한국이 아니라 엄연히 미국이라는 주장부터, 왜 굳이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나서서 그것도 소양강변에 60년 전 헐리우드 영화장면을 소환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까지 봇물이었습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관광 컨텐츠’를 위한 스토리텔링 작업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싸이(PSY)의 말춤 동상이 강남 거리에 등장하게 된 이유 역시 관광 자원 문제였습니다. 이렇듯 사회의 기억방식은 공적 영역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개인의 기억방식과 달리 숱한 논쟁을 불러옵니다.

인제 소양강변에 설치된 마를린먼로상
인제 소양강변에 설치된 마를린먼로상ⓒ원주지방국토청

이런 기억의 방식이 진지한 역사의 영역으로 넘어가면 논쟁은 더욱 첨예해집니다.
맥아더 동상 철거를 주도한 청년들을 ‘북의 지령을 받은 간첩’이라는 전제 하에 구속 수사하라고 목소리를 높힌 사람도 있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입니다.

이화여대의 설립자인 김활란 동상 앞에 친일행적 표시 팻말은 연일 숨바꼭질 싸움입니다. 학생들이 세우면 대학당국은 없애죠. 일본군 위안부를 기억하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주택가 안으로 숨어들어가듯 건립되어야 했고, 자기 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미운나머지 나라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일본이 있습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는 마치 전쟁 범죄의 피해자가 반성하지 않는 전범 가해자에게 “합의금 약간 주면 영원히 입 다물게”라 식의 값 싼 비굴함이 배어있습니다.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내의 쇄석길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내의 쇄석길ⓒ네이버 post @예경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416 안전공원(추모공원)은 부지선정 문제를 둘러싼 지역민간의 갈등으로 표류하고 있습니다. 추모 시설은 안산 인근 8곳으로 나누어져 희생자들은 개별적으로 추모되고 있고,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은 따로 인천 가족공원에 건립되었습니다. 박종철을 알기 위해 남산 자락의 경찰청 인권센터를 방문해야 하고 ‘오늘’을 만든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선 남양주의 마석 모란공원으로 가야합니다.

“우린 끔찍한 사회적 고통과 기억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공동체와 지성은, 과거를 직시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는가?”

이 문제에 천착해 건축을 연구해 온 분이 있습니다. 김명식 박사입니다. 이산아카데미 새 강좌 ‘인문학으로 보는 건축’의 강사이기도 합니다. 아래 ‘유럽의 학살된 유대인을 위한 기념비’를 보면 독일이 사례가 잘 담겨있습니다.

짧은 동영상이니 감상을 추천합니다.


'인문학으로 보는 건축' 수강하기 (익스플로러 정상 구동)

관련기사

금영재 이산아카데미 본부장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