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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고공농성 64일째’ 파인텍 노동자... 의료진 “건강상태 우려스러워”
서울에너지공사 목동열병합발전소 75미터 굴뚝 고공농성장에서 조영선 국가인권위 사무총장, 홍종원 의사, 오춘상 삼대한의원 원장 등이 64일째 고공농성 중인 홍기탁 전 파인텍지회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의 건강 및 인권 상황 확인을 위해 만난 뒤 내려오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 목동열병합발전소 75미터 굴뚝 고공농성장에서 조영선 국가인권위 사무총장, 홍종원 의사, 오춘상 삼대한의원 원장 등이 64일째 고공농성 중인 홍기탁 전 파인텍지회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의 건강 및 인권 상황 확인을 위해 만난 뒤 내려오고 있다.ⓒ뉴시스

64일째 굴뚝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파인텍지회 노동자들의 건강이 위험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고공농성 중인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부장과 박준호 사무장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직접 굴뚝에 오른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오춘상 삼대한의원 원장, 홍종원 건강의집 의사는 “좁은 공간과 혹한 등 열악한 환경에서 허리통증 등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강한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지만 농성이 계속된다면 더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75m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자들의 건강을 체크한 세 사람은 오후 1시 30분께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 진행한 ‘굴뚝농성자 건강/인권상황 보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굴뚝에 오른 세 사람 외에도 송경동 시인, 차광호 파인텍노조 부지부장 등 3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구성원들이 함께했다.

고공농성 지원을 위해 현장을 찾은 참가자들은 “박준호, 홍기탁씨는 2006년 한국합섬 시절부터 13여년 동안 계속해서 정리해고와 위장폐업 등에 맞서 싸워 오느라 심신이 극도로 지쳐있는 사람들”이라며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겨울에 75m 위 굴뚝 생활은 그 자체로 살인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굴뚝고공농성이 시작된 후에도 파인텍 노동자들은 스타플렉스 김세권을 비롯한 사측과 아직 단 한 번의 대화조차 나눠보지 못했다”며 “도대체 박준호, 홍기탁 이 두 노동자가 얼마나 더 고통을 받아야 하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두 노동자의 굴뚝고공농성이 점차 장기화되고 있으며, 이미 위험한 상황”이라며 “지금 당장 스타플렉스 김세권은 고용·노조·답협 3가지 승계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파인텍 노동자들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에너지공사 목동열병합발전소 75미터 굴뚝 고공농성장 앞에서 64일째 고공농성 중인 홍기탁 전 파인텍지회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의 건강 및 인권상황 확인을 위해 만나고 온 조영선 국가인권위 사무총장, 홍종원 의사, 오춘상 삼대한의원 원장 등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관계자들이 파인텍 노동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굴뚝고공농성자 건강 및 인권상황 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 목동열병합발전소 75미터 굴뚝 고공농성장 앞에서 64일째 고공농성 중인 홍기탁 전 파인텍지회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의 건강 및 인권상황 확인을 위해 만나고 온 조영선 국가인권위 사무총장, 홍종원 의사, 오춘상 삼대한의원 원장 등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관계자들이 파인텍 노동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굴뚝고공농성자 건강 및 인권상황 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고공농성자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굴뚝에 오른 의료진들은 입을 모아 우려를 표했다. 오춘상 한의사는 “똑바로 설 수 조차 없는 공간에서 활동해야 하는 두 노동자의 건강은 점차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적어진 운동량으로 근육이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허리통증과 목 디스크 의심증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종원 의사도 “허리와 목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두 사람의 건강상태가 우려스러울 정도”라며 “강한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지만 추운 날씨와 열악한 환경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나빠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인권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함께 굴뚝에 오른 조 사무총장도 열악한 환경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조 사무총장은 “폭이 불과 60~80cm 남짓한 공간에서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으며 축축하게 젖은 바닥은 차가운 한기가 올라오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노사 간 문제를 넘어섰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노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여려가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인텍 노동자들의 사연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폴리에스터 직물 생산 업체 한국합섬은 2007년 파산했다. 2010년 한국합섬을 인수한 스타플렉스는 스타케미칼로 이름을 바꾸고 2011년 공장을 재가동했다. 그러나 2013년 1월, 스타케미칼 김세권 회장은 적자 누적을 이유로 공장을 청산하겠다며, 헐값에 인수한 한국합섬의 공장을 분할 매각했다.

2014년 공장이 문을 닫았지만 11명의 노동자들은 끝까지 남아 투쟁했다. 당시 차광호 파인텍 지회장은 408일간의 굴뚝고공농성 투쟁 끝에 2016년 1월 스타케미칼의 자회사인 파인텍이 이들의 고용을 승계 하겠다는 회사의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파인텍은 그해 4월부터 협상에 나서지 않았고, 결국 해결 방법이 없는 노동자들은 또다시 굴뚝에 올랐다.

윤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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