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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살됐다던 ‘현송월’, 평창 파견 ‘북한 대표단’으로…또 주목받는 황당 오보들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이 시작된 15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이 남북 실무접촉에 참석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이 시작된 15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이 남북 실무접촉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북한 예술단의 평창 겨울올림픽 파견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 북측 대표단에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이 포함됐다. 지난 2013년 조선일보는 현 단장이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공개 총살됐다'고 보도했는데, 죽었다던 인물이 대표단으로 나타난 것이다.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중 북한 예술단 파견 문제를 논의할 남북 실무접촉이 15일 오전 판문점에서 열렸다. 오전 10시께 판문점 북쪽지역 통일각에서 시작된 실무접촉에 남측은 수석대표인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이원철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대표이사, 정치용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등이 대표로 참석했다. 북측에선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국 국장을 수석대표로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 김순호 관현악단 행정부단장, 안정호 예술단 무대감독 등이 나왔다.

주목을 받은 인물은 북측의 현 단장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2013년 중국 내 복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측이 현 단장을 포함해 북한 유명 예술인 10여명을 음락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총살했다고 보도했다. '단독'을 내걸었던 당시 보도에 따르면 현 단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 녹화물을 보지 말 것에 대하여'란 지시를 어긴 혐의로 체포됐고 3일 만에 전격 처형됐다. 조선일보는 "이들은 은하수 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 소속의 가수·연주가·무용수로 자신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판매하고 음란물을 시청한 혐의를 받았다"고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현 단장이 2014년 5월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에 대좌 계급장이 달린 군복을 입고 나오면서 조선일보의 황당한 오보로 결론이 났었다. 당시 현 단장은 "우리 군대와 인민을 위해 예술창작 창조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리겠다"고 했었다. 총살도, 총살 이유도 다 거짓이었지만, 조선일보는 이날까지 보도를 삭제하지 않고 있다.

국내 정치 활용 위해 '가짜 뉴스' 퍼뜨린 과거 정부와 정보기관

현 단장이 대표단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간 북측을 둘러싼 국내 언론들의 오보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오보는 '김일성 주석 사망' 오보다. 1986년 11월 16일 조선일보는 "북한 김일성이 암살됐다는 소문이 15일 나돌아 동경외교가를 한동안 긴장시켰다"고 보도했다. 북한군 일부가 김 주석을 암살했다는 내용인데, 나중에는 '김일성 피격 사망'이라는 단정적인 보도까지 나왔다.

북한 관련 오보는 조선일보뿐만이 아니다. 2011년 5월 20일 연합뉴스는 '북 김정은, 투먼 통해 방중' 기사를 내보냈으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연합뉴스는 2013년 4월 4일 '북,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에 '10일까지 전원 철수' 통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으나 오보로 드러났다.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협회에 10일까지 통행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 이것이 철수 통보로 와전된 것이다.

북한 관련 오보에 정부와 국정원이 개입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는 오전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최종 결정하고 언론에 발표하겠다고 알렸다. 그날 오후 3시께 통일부는 '북한, 군총참모장 이영길을 2월초 전격 숙청'이라는 제목의 PDF 파일 문건을 기자들한테 전자우편으로 제공했다. '대북소식통으로 인용'하라는 조건이 달렸다. 통일부는 국정원이라고 밝히지 않았으나, 보통 통일부가 말하는 '대북소식통'이나 '유관기관'의 상당수는 국정원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그해 리영길 전 인민군 총참모장이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내면서 석 달 만에 가짜 뉴스로 판명됐다. 정보 당국이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정부 비판 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해서 북한 당국의 잔혹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정보를 배포했다가 망신을 당한 셈이다.

북한과 관련한 오보가 연이어 나오는 것은 정보 자체를 정확하게 취재할 수 없는 분단 장벽 때문이다. 일부 언론들은 탈북자나 국정원 관계자 등을 인용해 사실인 것처럼 단정적인 보도를 하지만, 부정확한 내용들이 많다. 때문에 신중하게 보도해야하지만, 북한과 관련해서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들을 사실 확인 없이 보도하고 있는게 대다수 언론들의 현주소다. 과거 정부와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활용하거나 개입하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리기도 했었다. 1986년 이규호 건설부 장관의 '북한 금강산댐 수공작전' 담화가 대표적이다. 대체로 북한의 과격함을 내세우는 이야기들이지만, 시간이 지난 뒤 거짓으로 드러난 경우가 많았다.

이정미 기자

세상사 두루 호기심이 많습니다. 진실과 정의는 물론 B급 코드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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