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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세상으로] ‘북맹(北盲)’ 탈출을 위한 통일교육이 필요하다
지난해 우리은행이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개최한 ‘제 22회 우리미술대회’ 유치·초등부 대상 수상작
지난해 우리은행이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개최한 ‘제 22회 우리미술대회’ 유치·초등부 대상 수상작ⓒ우리은행

2018년 새해 벽두부터 신기한 뉴스를 보았다. 보수단체 및 자유한국당에서 우리은행 본사에 찾아가 2018년 달력을 수거하라는 집회를 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달력 그림이 너무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더니, 정말 잘 그린 그림이었다. 뭐가 문젠데? 통일 그림을 그리자고 하면 교실에서 당연히 나오게 되는 인공기가 문제인가? 이렇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그림 그린 어린이의 마음을 어떨까?

나경원 국회의원은 IOC에 ‘남북 단일팀 반대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여당인 자유한국당도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해 남북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이 뿐인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결승전 북한과 일본 경기에서 “우리는 하나다”, “평화와 통일의 슛 골인” 현수막 들고 북한 팀을 응원한 국회의원들이 이제는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면 평양올림픽이 된다면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반대하고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사용을 반대하고 있으니, 어디에 장단을 맞출지 모를 일이다.

정치권 뿐만 아니다. 통일교육에 대한 탄압도 마찬가지다. 통일수업을 위해 2003년 평양 방문시 합법적으로 가져온 북한의 책을 가지고 있었다고 ‘이적표현물 소지’로 학교에서 쫓아냈다. 이렇다보니 통일교육을 열심히 연구하고 실천하는 선생님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같이 토론하고 연구했던 동료가 국가보안법이라는 올가미에 매이게 되었는데 누가 통일교육을 하려고 할까?

교사들은 통일교육을 불편해 한다. 교사 스스로 모르는 것도 있지만, 괜히 잘 알지도 못하는 사실을 이야기해서 논란에 휩싸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최근 학교는 프로젝트 학습, 토론학습, 주제중심 학습 등 학생들 스스로 사고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수업이 바뀌고 있다. 그런데 통일교육은 제자리에서 맴도는 실정이다.

그렇게 10여년의 세월을 보냈으니, 지금 20~30대의 통일의식은 당연히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 남북단일팀은 물론 단일기를 앞세운 공동입장에도 부정적인 입장이 많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2014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결승전 북한과 일본 경기에서 북한을 응원하는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은 ‘평화와 통일의 슛 골인!’이라는 현수막을 펼쳐든 채 북한팀을 응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2014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결승전 북한과 일본 경기에서 북한을 응원하는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은 ‘평화와 통일의 슛 골인!’이라는 현수막을 펼쳐든 채 북한팀을 응원했다.ⓒ뉴시스

북한 잘 모르면서 가르치는 것도 반통일교육 아닐까

“북한은 언제부터 핵개발을 했나요?”

라고 물을 때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선생님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많은 학자들은 북의 핵미사일 개발로 인해 65년 동안 유지된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바뀔 것이고, 평화협정은 북미수교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북과 미국이 친해지는 것인데,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학자만큼은 몰라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아야 하는데...

어느 학자는 남쪽에 사는 우리 모두를 북맹(北盲)이라고 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우리들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뭘 알까? 지명이나 우리보다 못 산다는 것, 이런 정도가 전부다. 북을 알지 못하는데 통일교육을 하라고 한다. 그러니, 당연히 뉴스나 북한관련 예능 프로그램에서 들은 이야기와 교과서 중심으로 수업을 할 수 밖에 없다. 통일교육을 하는 교사라면 최소한 북에 있는 교사, 학생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어떤 미래를 위해 공부하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가 학생들에게 북한은 이렇다 저렇다, 잘못된 사실을 알려주는 것 또한 반통일교육이 아닐까?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고 했다. 2018년은 다양한 ‘북맹 탈출운동’이 벌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능실초등학교 교사 장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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