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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옹졸한 태도로 빈축만 산 펜스 미 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지난 해 11월 UN총회에서 채택된 휴전결의안은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일체의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결의안은 또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와 임원진 등의 안전한 통행과 접근, 참가를 보장할 것도 주문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올림픽이 시작되었을 때의 전통이 이어진 것이다.

올림픽의 정신이나, UN의 결의안을 볼 때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보여준 미국과 일본의 태도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펜스 미 부통령은 9일 주최국의 대통령이 개최한 리셉션에 늦은 데다, 자신의 볼 일만 보고 자리를 떠났다. 개막식에서 우리 단일팀이 입장해 각국의 고위 인사들이 모두 일어났을 때도 펜스 부통령은 앉아있었다. 남과 북이 단일팀을 이룬 것이 설사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개막식에서 이런 태도를 취한 건 올림픽 개최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기간 내내 북을 자극하는 데만 열을 올렸는데 이럴거면 왜 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베 일본 총리는 한 술 더 떴다. 아베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한미군사훈련 재개와 소녀상 철거 등을 요청했는데, 지구촌 잔치에 와서 꼭 이런 말을 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이들 현안은 모두 주권에 속하는 문제로 일본 총리가 이래라저래라 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복잡한 국제정치의 현실에서 미국과 일본이 일정한 발언권이 있는 건 사실이다. 두 나라의 현재 집권자들이 보기에 남북의 대화와 화해, 나아가 협력이 마뜩찮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상을 쓸 때와 웃을 때를 구분해야 마땅하다. 전세계가 보고 있는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굳이 인상을 쓰며 한국을 무시하는 건 스스로의 정치력을 갉아먹는 어리석은 짓이다.

미국이나 일본은 한국이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듯 하다. 이런 우려가 한반도 평화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건 별개로 보더라도, 그런 우려를 가지고 있다면 더더욱 지금처럼 오만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된다. 동맹이니 협력이니 하면서 자기 주장만 내세운다면 누가 곱게 보겠는가. 하물며 평화와 화해의 계기가 되어야 할 올림픽에서 스스로 외톨이가 되어 어깃장을 놓으니 한심할 뿐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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