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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칼럼] 척추측만증, 바른 자세로 만드는 건강

20대 중반의 한 젊은 여성 환자 분이 내원을 하셨습니다. 그 분은 간호사 시험을 통과하고 한 대형 병원의 채용 시험을 보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면접과 관련된 신체 검사 중에 척추 자세의 문제가 드러나 결격사유가 되어 불합격이 되었다고 합니다. 엑스선 검사 결과 척추의 모양이 약간 S자 모양으로 휘어 있는 척추측만증이 발견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분이 허리나 다리의 통증이 심하거나 생활의 불편함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프지도 않는데 측만증 때문에 채용되지 못했다니 억울하기도 했지만, 이것이 그렇게 심각한 문제인지, 이것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문의해 왔습니다.

보통 엑스선 검사 소견 상 측만의 정도를 측정하는 코브 각(Cobb's angle)이 10도 이상일 때 척추측만증으로 진단합니다. 10도 이상 틀어진 측만증은 상체를 굴곡해서 보면 좌우 견갑골의 높이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고, 외관상으로도 어깨 높낮이나 골반부위에서 좌우 차이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척추측만증인구는 약 1000명중 1~2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기준이 되는 각도를 5도 정도로 잡는다면 그 인구는 10배 이상 많아집니다. 주로 급성장기를 겪으면서 특별한 원인질환이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이 대부분인데, 여자 아이가 남자아이의 5배 정도 많습니다.

천추 건강과 관련된 근골격계 질환
천추 건강과 관련된 근골격계 질환ⓒ길벗 제공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꼭 임상적인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환자 본인이 통증을 느끼거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틀어져 있으면 그로 인해 많이 아플 것 같지만 실제로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스포츠 선수나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 중에서는 한쪽 팔이나 다리 쪽으로 편중되어 반복되어 많이 쓰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측만증이 생긴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그런 사람들이 그것 때문에 활동을 못할 정도로 문제가 생겼다면, 그런 활동을 지속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척추의 바르지 못한 자세가 지속되면 이후에 추간판이나 척추 관절 구조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서 구조적인 변형과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으로만 아픈 통증의 문제가 지속되거나 해당부위의 자율신경 신경지배 관련되어 내과적인 문제가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되어 엑스선 검사를 의뢰해보면, 실제로는 척추에 큰 문제가 없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근육의 문제이거나 과민한 신경탓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과연 척추측만증 자체가 중요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많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몇 년전 척추전문 병원을 운영하는 한 의사는 책을 통해 청소년기에 행해지는 대대적인 척추측만증검사가 과연 그런 비용을 들여 검사할만한 가치가 있는가 묻기도 했습니다. 검사에 드는 사회적 비용에 비하여 그것이 발견되는 인구 비율도 매우 희박하고, 발견되어도 그에 대한 치료나 관리 방법의 효과에 대해 의문이 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측만증 환자에게 취해지는 조치는 적극적인 치료나 운동요법이 아닌 정기적인 ‘관찰’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점차 측만의 정도가 악화되면 체형을 잡아주는 보조기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요.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결코 측만증을 잡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질환에 대한 관심 때문에 보건소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던 시절, 한방건강증진사업의 일환으로 ‘바른자세 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척추측만증이라는 진단명으로 진단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많은 청소년들이 잘못된 습관에 의해 근육이 비대칭된 자세의 문제는 있을 것으로 추정했고, 그것은 환자의 증상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 하에 진행해본 사업이었습니다. 척추측만증 검사가 침습적인 방사선 노출을 하는 엑스레이 소견을 기준으로 하는 반면, 저는 일부 지역에서 척추측만증검사의 안전한 1차적 스크리닝 목적으로 쓰이는 ‘모아레’ 진단기기를 활용했습니다. 모아레는 빛이 그물망을 통과하여 물체에 비춰지는 등고선 모양의 무늬인데, 그것을 통해 체형의 좌우 차이나 근육의 발달정도나 경결된 문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지역 대부분의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자세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예상은 어느 정도 했지만, 이럴 수가! 이렇게나 많은 학생들의 자세가 엉망일 줄은 몰랐습니다. 제 기준에 바른 자세가 잘 형성된 학생은 거의 찾아보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설문지를 통해 두통이나 어깨, 허리 통증, 생리통이나 소화문제 등을 확인해 보았을 때에도 상당수의 학생들이 자세문제와 연관되어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자세의 문제 자체는 측만증에 관한 연구에서처럼 여학생에게 더 두드러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남학생들 역시 똑같이 자세의 문제가 많았지만, 재밌게도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에 비해 호소하는 통증의 정도가 덜했습니다.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쪽은 주로 여학생이 많았는데, 그것은 운동이나 신체적 활동과 관계가 깊었습니다.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는 운동하는 활동이 적은 편이었으니까요.

바른 자세와 운동을 통해 척추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바른 자세와 운동을 통해 척추 건강을 지킬 수 있다ⓒ길벗 제공

이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비록 오랜 시간 형성된 자세의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운동과 활동을 통하여 근력이 잘 유지되고 기혈의 순환만 잘 이루어진다면 통증의 문제는 줄어들고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임상에서 이것은 노인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노인 환자들이 의사가 지도한 운동요법만 잘 따라주면 많은 부분 통증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세가 잘못 형성되는 데에는 오랜 습관의 문제가 있거나 자세를 잡는데 관련된 근육의 단련되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그런 근육의 문제는 과거의 일어난 손상을 해결하지 못하고 방치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깅을 하거나 요가를 하는 유산소운동이나 이완운동처럼 단순히 기혈이 순환되는 수준의 가벼운 운동을 통해서는 통증을 줄여줄 수는 있지만, 결코 한번 굳어진 자세가 제대로 돌아오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은 문제가 있는 근육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개입과 함께 잘못된 자세를 형성하는데 걸린 오랜 시간 만큼의 강한 보상적인 재활적 운동이 필요합니다. 그 재활적 운동의 핵심은 코어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근력운동입니다.

척추측만증을 많이 진단하고 진료하는 고대 구로병원은 측만증과 관련된 운동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습니다. 거기엔 스트레칭 되는 운동법들도 있고 좌우 균형을 맞추며 근력을 자극하는 운동들도 있습니다. 그것만 열심히 해주어도 측만증에는 효과가 있습니다.

거기에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바로 근육을 대상으로 하는 침치료입니다. 제가 바른자세 프로그램의 대상으로 삼았던 중학생 아이들은 일정 기간 주 1회의 적절한 침자극과 함께 근력운동과 스트레칭을 중심으로 하는 운동요법을 약 1달 정도의 병행하면서 조금씩 자세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던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자세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척추와 관련된 통증이나 척추에서 발원하는 자율신경계통에도 영향을 미쳐 다양한 내과적 질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자세의 문제는 그로 인해 향후 병적인 상태를 만들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 자세는 그 동안의 자신의 삶의 역사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을 잘 분석해보면 얼마나 앞으로 더 노력을 해야 할지, 그렇지 않으면 어떠한 건강의 문제가 이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큰지, 사람마다 다른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과거의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변화될 결과겠지요. 진단에 따르는 운동요법을 실천에 옮기면서 적절한 치료를 병행한다면, 좀 시간이 걸릴 뿐 이미 다 자란 성인의 경우에도 충분히 체형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현승은 수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새날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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