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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국가라는 이름의 대국민 사기극, 왜 개인은 항상 속을까?
책 ‘국가의 사기- 우석훈의 국가발 사기 감시 프로젝트’
책 ‘국가의 사기- 우석훈의 국가발 사기 감시 프로젝트’ⓒ김영사

시민들의 촛불과 함께 정권이 바뀌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끌고, 새로운 정권을 새운 것은 시민들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세상을 열어낸 시민들은 얼마 전인 2012년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대권을 안긴 바 있다. 그랬던 국민들은 거리에서 “이게 나라냐”리고 외치며 시민의 힘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땐 미처 알지 못했던 그 무엇인가를 깨달았기 때문에 변화한 것일까? 그렇게 정권이 바뀌면서 세상은 과연 좋아지고 있는 것일까? 시민들은 이제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우석훈은 책 ‘국가의 사기’에서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문제를 분석하고 국가라는 이름에 가려진 진실을 파헤쳐, 건전한 생활경제와 튼튼한 시민경제를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 “국가가 조직적으로 사기를 치기 시작하면, 그것은 관행이 되고, 한번 그렇게 자리 잡은 것은 고치거나 개선하기가 아주 어려워진다.”(25쪽) 돈과 사랑부터 광고, 주식, 다단계, 신용등급까지 실생활에 연관된 사회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이념과 클랜, 모피아, 토건족, 물 브라더스, 원전 마피아, 박사들의 클랜, 자원외교, 4대강, 분양제, 버스 준공영제, 도시재생 등 수십조 단위의 국가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거짓말 같은 현실을 샅샅이 추적한다.

또한 서문에서 디테일이 유난히 강조되는 현 사회와 10년 전 제1시장이었던 책 시장이 현재 후시장이 된 것을 곱씹으면서 “때로는 일상적인 접근법과는 정반대로 두껍게 썰고, 길게 보는 것이 전혀 다른 시각을 제공하기도 한다. 국가의 사기라는 질문은, 책이라는 매체라서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11쪽)며 집필 동기를 밝혔다.

핀란드는 2017년 1월 1일부터 보편적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새로운 실험을 진행하고 있고, 일본, 미국과 함께 독일이 최저임금을 올리는 흐름으로 돌입했다. 독일의 경제가 좋아져서 최저임금제를 전격적으로 도입한 것일까? 현재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 3만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난 만큼 개인의 행복 또한 늘어났을까?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을 올리자 돈이 많이 들어서 해고가 늘어나고, 여기에 많은 세금이 들어가 나라가 망할 것처럼 보수정당에서 말하고, 국민소득 숫자의 신기루에 사로잡혀 지지를 보냈던 시민들에게 반성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될 것이다.

그런데 독일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어려워져서 최저임금제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해야 경제적으로 앞뒤가 맞다. 진짜 잘사는 나라들,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이런 데는 최저임금제가 없다. 최저임금을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기본적인 삶이 유지되는 나라, 그런 데가 진짜 잘사는 나라들이다. 우리에게도 최저임금을 억누르면서 버티던 단계가 끝나면 최저임금제가 필요 없거나 있어도 유명무실한 단계가 온다. 우린 그 중간 단계에 있다. 더 높은 곳으로 갈 수도 있고, 더 열악한 상황으로 갈 수도 있는 분기점에 있으며, 지금이 뭔가 바꿀 수 있는 좋은 시기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여전히 구조적으로 이상한 것, 조직적으로 황당한 것, 상식적으로 생겨서는 안 되는 일, 국가 안에서 이런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의 역할은 무엇이고, 국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오랫동안 침묵해온 시민들이 바뀌고 있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좀 더 근본적인 변화도 생겨날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국가는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가난한 사람들만 손해 보는 저축은행 사태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고, 외국계 대부업체들이 활개 치고 다니는 일이 좀 줄어들까? 문화와 생태의 영역을 넘나들며 우리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온 우석훈은 이 책에서 시민들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현 시점에 우리가 돌아봐야 할 문제들을 살펴보고,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국가의 사기’ 시대를 해체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국가는 무엇이고,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왜 실패하게 되는가? 만약 우리가 점검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고 말한다.

“지금부터가 중요한 순간이다. 어떻게 어떻게, 3만 달러 문 앞까지 왔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클랜을 잔뜩 껴안고, 수많은 정책 실패를 만들면서 그 이상 달려 나간 나라는 없다.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해소하거나 완화시키지 않으면 한국이 더 높은 선진국 단계, 국민소득 4만 달러, 5만 달러의 시대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가가 공무원과 공직자 월급 주고 연금 챙겨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고위 공직자 노후보장을 위해서 공직을 비롯한 공공부문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명 한 명이 편하게 살고 덜 고생하기 위해서 세금도 내고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있는 것 아닌가? ”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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