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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날 “가족이 보고 싶다”는 노동자와 점주들의 간절한 요구
경제민주화민주화전국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대형마트·백화점·면세점 명절연휴 의무휴일 지정·확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경제민주화민주화전국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대형마트·백화점·면세점 명절연휴 의무휴일 지정·확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임화영 기자

“명절 날, 우리 마트노동자들도 한 가정의 며느리로서 또 아이들의 엄마로서 가족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13일 서울역 롯데마트 앞 기자회견에서 만난 이경옥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의 말이다. “명절 당일 날 만이라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다”고 외치는 이경옥 사무처장 모습 뒤엔 롯데마트 매장입구가 보였다. 매장 입구엔 ‘2/16 금 설날당일 정상영업’이라고 적힌 커다란 현수막 글씨가 선명했다.

“노동자도, 점주도 설 명절 단 하루만이라도 함께 쉬자, 함께 살자”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전국서비스산업노도옺합연맹·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전국유통상인협회 등은 이날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대형마트·백화점·면세점 명절연휴 의무휴일 지정·확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들은 “설 명절 단 하루만이라도 서비스노동자와 가맹점주들이 쉴 수 있도록 대형마트·백화점·면세점에는 명절당일 의무휴일을 지정하고, 편의점 등 가맹점에는 명절 당일 자율영업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은 명절에 대형마트가 영업을 할 수 없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노동자들도 남들이 쉬는 명절엔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한국에서도 2014년부터 시민사회·중소상인·노동단체들이 나서서 명절 날 노동자들 휴식 보장 및 의무휴업 확대를 요구해 왔지만, 여전히 많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들은 명절 영업을 강행하고 있다.

경제민주화민주화전국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대형마트·백화점·면세점 명절연휴 의무휴일 지정·확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경제민주화민주화전국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대형마트·백화점·면세점 명절연휴 의무휴일 지정·확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이경옥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명절 날 친정과 시댁에 가야하는 마트·백화점·면세점 여성노동자들은 매번 눈치만 보다가 결국 명절 당일에도 일을 하게 된다”며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줘야만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비스 현장 노동자들도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쉬고,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가맹점주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경우도 명절 날 쉬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가맹본부와 맺은 ‘365일 24시간 의무영업’ 규정 때문에 명절에도 영업을 지속해야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날 서울시가 발표한 편의점주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82.3%가 작년 추석 때 영업을 해야만 했다. 본사에 휴업을 요청할 경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본사로열티·상가임대료·카드수수료 때문에 소폭 상승한 아르바이트 노동자 최저임금조차 점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고, 점주들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접 일을 하는 시간을 늘려갔다. 그렇다보니 편의점주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65.7시간(서울시 소재 편의점 기준)에 달했다.

김태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사무국장은 “아르바이트를 쓰면 되지 않냐는 말을 하지만, 본사가 가져가는 로열티가 너무 많기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점주들은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자식으로서 명절 때 부모님 뵙고 세배도 하고 인간답게 명절을 보내고 싶다고 점주들은 외치고 있다”며 “명절 날 하루 만이라도 자유롭게 휴업을 할 수 있도록 자율영업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자에땅과 파리바게트에서 수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왔다는 대학생 민선영씨는 “명절 날 쉰다고 하면 본사 측에서 와서는 식자재 납품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반 협박을 하는 경우를 봐왔다”며 “그러면 사장님인 점주, 아니면 제가 가게를 봐야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씨는 “우리도 명절 날 가족과 함께 있거나 쉴 수 있는 선택지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동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재벌대기업유통업체의 의무휴업 확대를 통한 상생을 촉구했다. 이 사무총장은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이 시행된지 5년이 넘었다. 이 기간 동안 골목상권에 온기가 돌았지만, 아직 모자라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월 4회로 의무휴업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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