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인터뷰] MC 딩동, “별이 빛나려면 밤하늘도 있어야죠. 이게 제 일이에요”
MC딩동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MC딩동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양지웅 객원기자

한때는 ‘바람잡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때도 있었다. 방송 녹화 전 방청객들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인 사전 MC 이야기다.

이 분야에서 ‘유재석’이라고 불리는 이가 있다.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언급해 더 유명해진 MC 딩동이다.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MC 딩동을 만났다.

가요 담당 기자라면 가족보다 그를 더 자주 만나기도 한다. 사전 행사 진행뿐만아니라 수없이 많은 아이돌과 가수들의 쇼케이스를 도맡아 진행하기 때문. 그가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그는 2016년 47개, 2017년 87개의 쇼케이스・팬미팅 등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그를 만나면 가장 먼저 그의 복장이 눈에 들어온다. 늘 함께 등장하는 아티스트의 복장에 기가 막히게 맞춤한 의상을 입고 나타난다.

가수 박보람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무브홀에서 열린 두번째 미니앨범  'ORANGE MOON(오렌지 문)' 발매 기념 음감회에서 엠씨 딩동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수 박보람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무브홀에서 열린 두번째 미니앨범 'ORANGE MOON(오렌지 문)' 발매 기념 음감회에서 엠씨 딩동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양지웅 기자
MC 딩동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한카드 판스퀘어에서 열린 걸그룹 에이핑크의 6번째 미니앨범 ‘Pink UP’ 쇼케이스 사회를 보고 있다.
MC 딩동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한카드 판스퀘어에서 열린 걸그룹 에이핑크의 6번째 미니앨범 ‘Pink UP’ 쇼케이스 사회를 보고 있다.ⓒ양지웅 기자

“경조사 갈 때도 옷은 다 다르잖아요. 저도 아티스트에 맞춰서 입고 가는거죠. 별들이 빛나려면 제가 밤하늘이 되어줘야죠. 이건 MC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이고 행사를 진행하는 기본 자세에요.”

“맞는 의상이 없으면 사러 가요. 그래서 행사 전에 꼭 소속사에 물어봅니다. 당일날 아티스트가 무슨 색 옷을 입는지, 콘셉트는 무엇인지. 그리고 쇼케이스 당일에도 미리 친구들을 만나죠. 데뷔하는 가수면 1시간 30분 전에 가서 만나고, 두 세 번째 무대에 서는 가수면 30분 전 쯤에 가요. 보도자료에 있는 내용 이야기해봐야 일하러 온 기자분들 시간 뺏는 일이거든요. 어떻게든 새로운 내용을 뽑아내는거죠. 인생에 한 번 뿐인 쇼케이스인데, 역할을 다 해야죠.”

내친 김에 행사, 쇼케이스 진행 노하우까지 줄줄 풀어놓았다.

“현장감 있는 진행을 하려면 제가 이야기를 많이 할 필요가 없어요. 주인공을 빨리 자리에 모셔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줘야 해요. 옷 갈아입는동안 시간을 벌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건 한계가 있어요. 차라리 미리 가서 협의하고 구성을 바꿔요. 소속사들도 절 인정하고 부르는 거라, 웬만한 의견은 다 받아줍니다.”

워너원 강다니엘(오른쪽)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7 KBS 가요대축제'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너원 강다니엘(오른쪽)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7 KBS 가요대축제'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MC딩동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MC딩동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양지웅 객원기자

“연예인에게 중요한 건 사진이잖아요. 특히 데뷔한지 얼마 안 되는 친구들은 그렇게 사진 찍혀보는 게 거의 처음이에요. 그런 부분도 미리 의견을 청취해요. 얼굴 왼편이 자신있으면 왼편이 보일 때 시간을 조금 더 준다거나, 끼가 많으면 자신만의 포즈를 꼭 하라고 거들어주죠. 데뷔 쇼케이스는 인생 걸린 일이니까요.”

사전 MC가 하는 일 자체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다. 굳어 있는 현장 분위기를 유연하게 해 본행사 진행을 원활하게 하는 것. 그는 최근 위기에 빠졌던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번 대통령선거 개표방송 사전 행사를 제가 진행했어요. 갔는데, 너무 열악한거에요. 손석희 사장이 총괄 진행하시는 JTBC 부스도 옆에 있고... 그런데 제가 선 무대 앞에는 아무도 안 계셨어요. 방송국 화면 넘어오고 아나운서들이 마이크 잡을 때 배경에 들떠 있는 사람들이 보여야 하는데 말이죠.”

KBS 개표행사 사회를 본 MC 딩동
KBS 개표행사 사회를 본 MC 딩동ⓒ사진출처 = 딩동 인스타그램

“열기가 없었어요. 이 사람들을 모아서 방송을 풍성하게 만드는 게 제 역할이잖아요. 일단 우산을 접었어요. 접고.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한 번도 쉼없이 말했죠. 지나가는 분 잡고 소원이 뭐냐고 여쭤보고, 바라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뭐냐고 여쭙고. 그렇게 말하면서 결국 수많은 사람들을 모아낸거죠. 그런데...”

위기가 찾아왔다고 했다. 어떤 시민이 그의 옆에서 계속 딴지를 걸었다는 것.

“시민 한 분이 무대에 올라오셔서 ‘사회자양반 누구 찍었어요’라고 자꾸 묻는거에요. 비밀투표라 말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당신 생각이 없는 사람이구먼’이라고 하시는거에요. 자존심이 상했죠.”

“그 때 마침 후보자 화면이 차례로 지나가고, 모이신 분들이 그에 따라서 환호하는 순서가 있었어요. 그 때 말씀드렸죠. ‘저도 대중과 같은 마음입니다’라고. 어쨌든 그 날 행사는 무사히 잘 끝났어요. 전 자부해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조금은 기여하지 않았나(웃음).”

그가 말하는 사전 행사 진행자건, 쇼케이스 진행자건 모두 그 자신이 주인공은 아니다. 누군가가 빛나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 직업정신으로 완전 무장하고 있는 그에게도 한 때는 ‘서글픈’ 순간이 있었다고 한다.

MC딩동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MC딩동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양지웅 객원기자

“무대에 서는 직업은 누구나 그래요. 주목받는 게 좋죠. 주목받을 때가 행복한거죠. 과거에 대학 축제 사회 볼 때, 3-4시간 떠들었는데, 걸그룹이 와서 딱 20분 공연했는데 이미 관객은 저를 잊었더라고요. 속상했었죠. 서글펐어요.”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각자의 역할이 있죠. ‘스케치북’이나 ‘불후의 명곡’에 절 보러 오는게 아니잖아요. 그럴 땐 제 소개도 안하기도 해요. 그 시간에 멘트 하나 더 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더 좋은 방송 녹화를 할 수 있게 하는 게 제 역할이죠. 하루는 진행을 보는데 제 이름이 든 작은 현수막을 가져오신 분이 계셨어요. 너무 감사했죠. 하지만 저는 방송에 나오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녹화 때는 내려 주시라고 정중히 부탁드리기도 했어요. 제 역할은 확실히 해야 해요.”

그런 노고는 이미 현장에서 인정받고 있었다. ‘불후의 명곡’ 진행자 신동엽과 ‘스케치북’ 진행자 유희열은 프로그램 녹화가 끝날 때마다 잊지 않고 MC 딩동을 청중한테 소개한다고 한다.

“동엽이 형이 현장에서 꼭 제 소개를 해요. ‘시간이 없는데 여기 와서 이렇게 사회 봐 준다’라며 저더러 ‘사전 MC계의 유재석’이라고 하죠. 그럼 저는 ‘에이 형님 유재석이 아니라 신동엽이죠’라고 받아치죠. ’스케치북’ 진행 때도 희열이 형이 꼭 절 소개해요. ‘불후의 명곡’ 300회 특집 때는 문희준, 정재형, 신동엽, PD님 사이에 제 자리도 마련돼 있더라고요. 거기 같이 앉아서 녹화를 하기도 했어요.”

인터뷰 이어집니다.

이동현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