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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회 직분은 돈으로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다

담임목사직을 부자 세습해 비판을 받던 명성교회가 이번엔 장로나 권사 등 평신도들에게 직분을 임명하며 감사헌금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명성교회의 부자세습을 비판해온 현직 장로와 안수집사 등은 JT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권사와 안수집사는 최소 300만 원, 장로는 3000만 원 이상 내는 게 불문율이었다”면서 “감사헌금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전 명성교회 안수집사는 외상안수를 받을 것이냐는 담당 목사의 전화까지 받았다고 증언했고, 헌금을 계좌로 입금한 뒤에 입금증을 담당 목사에게 제출해 확인받는 일까지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이런 관행이 30여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그런데 정말 심각한 것은 이렇게 장로와 권사, 집사 등의 교회 직분을 받기 위해 감사헌금, 직분헌금, 임직헌금 등 다양한 명분으로 돈을 강요하는 현실이 명성교회를 비롯한 일부 대형교회의 문제를 넘어 교회의 규모와 금액에 차이가 있을 뿐 한국 개신교의 전반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개신교계 전문 언론 등에서 거의 매년 직분 헌금 등과 관련한 비판 기사가 이어져 왔을 정도로 이런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금도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직분헌금’, ‘임직헌금’ 등을 검색하면 “교회에서 직분을 맡게 됐는데 헌금을 얼마나 해야 하나요” 또는 “교회에서 직분 헌금을 강요하는데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도 힘들다”는 나이든 신자들의 고민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였다. 종교개혁을 외친 마르틴 루터는 구원을 돈을 받고 파는 ‘면죄부’와 사제직을 돈을 주고 거래하는 ‘매관매직’을 비판했다. 하지만 오늘의 한국 개신교는 500년 전 로마 가톨릭 이상의 부패와 ‘물신화’로 세상의 지탄을 받고 있다. 교회는 부자세습이 가능한 사유재산 취급을 받고 있고, 하나님의 사업을 위한 헌신의 다짐으로 세워져야할 직분은 돈으로 거래되는 상품이 되고 말았다.

이런 논란이 일 때마다 헌금 강요 논란을 빚은 교회에선 ‘자발적 헌금’이라고 해명한다. 명성교회도 “교인들의 자발적 헌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미 관행처럼 굳어진 임직헌금의 묵시적 강요를 용기 있게 자발적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직분과 관련한 헌금을 기명으로 할 수 없도록 제도적으로 못 박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개신교는 세습과 매관매직의 고리를 끊고 루터가 부르짖은 종교개혁의 참뜻과 성전에서 장사하는 이들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고 외쳤던 예수의 뜻을 실천하는 참된 교회로 돌아가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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