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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불교계, 평양서 만나자” 최초 불교사찰 교류 추진하는 진관스님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이 14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이 14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측 대표단이 방남하는 등 오랜 기간 단절됐던 남북 관계가 해빙기를 맞았다. 이 가운데 불교계가 나서 남북 민간 교류의 길을 다시 열고 있다.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인 진관 스님은 14일 ‘민중의소리’와 만나 북한 조선불교도련맹(조불련)에 “설을 맞이해서 북측의 조불련과 남측의 조계종‧천태종 등 불교 종단과 수일 내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앞서 진관 스님은 지난해 12월 조불련에 평양 법흥사와 충남 홍성 석불사를 남북 공동사찰로 지정하는 남북 불교계 교류협력 사업을 제안한 바 있다.

남북사찰공동 지정 사업의 대상으로 꼽힌 평양 법흥사는 16세기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승군을 모집하여 왜구와 싸우도록 명령한 승군의 총본산이다.

또한 석불사가 위치한 충남 홍성은 근대에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난 곳 중 하나이며, 한용운, 김좌진, 윤봉길 등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지역이라는 의미가 있다. 두 사찰이 조선시대와 근대에 외세에 맞서 싸운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셈이다.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이 14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이 14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진관 스님은 “해방 이후 73년 동안 분단된 남북 불교가 공동으로 사찰끼리 교류를 하자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승군 역사 연구를 하고 있기도 한 진관 스님은 “지금까지 승군의 역사는 조선시대 선조 이후로 선조 이후로 한 번도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다”면서 “승군을 조명하기 위해서는 승군의 본부였던 법흥사와 교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양에 있는 법흥사 뿐 아니라 광법사, 묘향산의 보현사 등을 둘러보고 남아있는 승군의 역사자료를 남북이 함께 공동연구할 토대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관 스님은 이번 남북 공동사찰 지정 사업에 대해 “민족사를 정확하고 바르게 알지 않고서는 남북이 자주적인 국가를 형성하는 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민족 전체가 민족자주 정신으로 나가자는 의미”라며 “남북이 승군의 날을 지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또 “평양 법흥사와 충남 석불사가 교류하는 것은 외세에 휘둘린 역사를 회복하는 것”이라면서 “충청도 지역을 새로운 통일의 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진관 스님의 제안에 북측 조불련은 지난 2일 팩스를 통해 조불련 강수린(합장)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상태다.

조불련 측은 진관 스님 앞으로 보낸 통지문에서 “북남공동선언의 실천과 불교의 발전, 사회적 정의를 위해 노력하고 스님에게 따뜻한 인사를 보낸다”며 “남북공동사찰 지정 취지와 의의 등은 좋은 제안이라고 전재하고 여기에 따른 구체적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불련의 긍정적인 입장에 진관 스님은 남북공동사찰 지정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위해 평양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번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급 대표단도 방남했으니 이제 남측에서 평양을 가서 불교계가 만나는 것도 되지 않겠느냐”라며 “평양에서 결심만하면 된다”고 말했다.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이 14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이 14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또한 진관 스님은 이번 남북 불교 교류 사업을 통해 불교계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처럼 남북 민간교류를 활성화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진관 스님은 “그동안 불교 인권위가 다른 단체와 함께 ‘자전거 보내기 운동’, 비전향장기수 송환 운동 등을 했지만 불교 인권위가 직접 교류사업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며 “불교 인권위라는 이름으로 북 조불련과의 교류 통해 남북 간에 막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선봉에 서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15 시대로 10.4선언 시대처럼 문재인 대통령 시대도 남북 교류가 더 크게 열려야 한다”면서 “앞으로 착실히 남북관계를 다지고 단절된 다시 남북을 연결하는 데에 남북이 공동으로 공유할 수 있는 불교계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그동안에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이 단절되면서 남북이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다”면서 “이제 문재인 정부가 정권교체를 했으니 이 기회에 불교계가 나서서 민족 분단 아픔을 해결하는데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관 스님은 남북교류에 나서는 것은 불교계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마음이 청정하면 한 국토가 청정해지고 국토가 청정하면 시방 모든 법계가 청정해진다’는 ‘원각경’의 구절을 인용, “남북이 73년 동안 전쟁상태이니 남북의 민중들의 고통이 말이 아니다”라면서 “나라가 편안해야 민중들이 편안하다. 불교는 그런 민중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백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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