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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내면 할인 해줄게” 좋아 보이나요?
의류판매 매장 자료사진
의류판매 매장 자료사진ⓒ뉴시스

설날 명절이 이틀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명절준비에 한창이다. 차례용품 준비는 물론 가족들이 함께 먹을 명절 음식 준비에도 정신이 없다. 설날하면 설빔(설에 입는 새 옷)도 빼놓을 수 없다. 새 옷을 입고 받는 세뱃돈은 아직도 마음을 들뜨게 만드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명절을 준비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유혹을 마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금을 내면 싸게 준다”는 ‘현금할인’이 그것이다. ‘현금할인’의 유혹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의류매장, 전자제품 대리점, 식당, 시장 등에서 현금할인 영업방식을 쉽게 볼 수 있다.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해 있는 옷가게와 음식점 등은 ‘현금할인’이 가장 흔하게 벌어지는 곳들이다. 단순히 말로 현금할인을 홍보하는데 그치지 않고 아예 현금 구입가와 카드 구입가를 따로 적어 내걸고 영업을 하는 곳이 있을 정도다. 가령 상품의 정가가 2만원이라면 현금 구매시 1만8천원, 카드 구매시 2만원에 판매한다고 적어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그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현금결제 유도’의 유형은 일정금액 이상 구입하지 않을 경우 카드결제를 해주지 않는 사례다. 예컨대 2,000~3,000원 정도의 제품이나 식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1만원 이하 카드결제 불가’라는 문구를 버젓이 붙여놓고 영업을 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영업 방식은 불법이다. 카드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이 현금 결제에 혜택을 제공하는 행위는 명백히 법을 위반한 행위라는 것이다. 여신전문금융법 제19조 1항에 따르면 신용카드 가맹점은 신용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사용자를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길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소비자는 현금결제를 유도하거나 카드 결제를 거부당할 경우 여신금융협회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를 접수한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에 통보해 신고가 접수된 가맹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이후 신용카드 거래거절 1회는 경고, 2회는 계약해지 예고, 3회는 신용카드 계약해지가 된다.

신용카드
신용카드ⓒ뉴시스

솜방망이 처벌에 '현금할인' 영업방식 고수

이들은 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위험 감수하면서까지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것일까. 업계에서는 그 가장 큰 이유로 카드 수수료를 꼽았다. 수수료 부담을 무시할 수 없는 중소상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현금결제를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신용카드매출액은 564조원 규모다. 여기에 평균 카드 수수료율인 1.85%를 계산하면 자영업자들이 작년에 낸 카드 수수료는 무려 10조400억원에 달한다.

카드로 결제할 경우 소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점 역시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이유다. 공개된 소득에 따라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가 매겨지는 만큼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으로 느껴진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소상공인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매출 구간에 따라 0.7%p씩 인하하는 정책을 발표하는 등 수수료율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여신금융협회에 신고된 신용카드 결제거부·부당대우 건수는 총 5094건이다. 이 가운데 카드 결제 거부 건수는 3486건이었으며, 상반기에만 약 1874건의 결제 거부 건이 접수됐다. 그러나 같은 해 카드 가맹점 가운데 신용카드 거래거절 1회 경고를 받은 곳은 58곳, 2회 경고를 받은 곳은 4곳에 불과했으며 실제 카드 가맹이 해지된 가맹점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렇듯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다 보니 일부 사업장에서는 현금 결제 시 10~30% 할인을 제공하는 영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경우 현금거래로 매출을 축소하면 부가가치세(10%)와 종합소득세(6~38%)를 내지 않을 수 있고, 카드수수료(약 1~2%)도 아낄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신고를 받을 경우 각 카드사로 이첩해 카드사에서 해당 사실을 직접 조사한다”면서도 “가맹 해지가 목적이 아닐 뿐만 아니라 카드사들이 자율적으로 규제하다보니 대부분 계도하는 차원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윤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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