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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인터뷰] ‘그사이’ 이준호,“저는 도화지 같은 사람..믿보배 되는게 꿈”②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가수 겸 배우 이준호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2018.02.01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가수 겸 배우 이준호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2018.02.01ⓒ사진 제공 = JYP 엔터테인먼트

[V인터뷰] 원톱 주연의 무게를 견디고 배우로 우뚝 선 ‘그사이’ 이준호 ① 에서 이어집니다.

인터뷰 남은 시간엔 ‘인간’ 이준호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2008년 그룹 2PM으로 데뷔한 준호. 11년 동안 연예인 활동을 하며 어려웠던 점은 없었을까. 그는 쿨한 표정으로 답했다.

“아시다시피 저희 팀엔 커다란 일들이 있었죠. 저는 중간에 신상도 털려봤어요. 주민번호 바꿔야 하는데, 피해사실도 입증해야 하고 귀찮아서 아직 못 바꿨네요. 악성 댓글은 이제 웃어넘겨요. 그렇게 꾸준히 악성 댓글다는 건 부지런한 거죠. 오히려 그런 것들이 있어서 팬들이 더 열심히 케어 해주고 똘똘 뭉치는 것 같아요. 나쁘지 않아요.”

“제가 외부적 압박에는 많이 신경 쓰지 않는데, 어떤 일을 시도했을 때 안 좋은 반응 오는 건 자존심에 타격을 받는 것 같아요. 그래서 비판은 잘 보죠. 나는 이렇게 해석해 연기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노래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건 유연하게 받아들이려고 해요.”

험난한 연예계 생활을 견디며 ‘강두’처럼 준호도 어떤 트라우마가 생긴 건 아닌지 물었다.

“트라우마 보단 징크스나 강박관념 같은데요. 확실하게 제 마음에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뭘 하면 완전 망할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완벽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면 당황해요.”

“그 상황이 막 상상이 되요. 준비가 안 된 상태로 나섰을 때 실패한 상황. 나 자신한테 떳떳하지 못하고 짜증나는 상황들. 거기서 압박감이 느껴지는 거죠. 연기로 치면, 저는 가수로 출발한 연기자잖아요? 본업을 연기로 하시는 분들하고, 가수와 연기를 병행하면서도 잘하는 분들한테까지 피해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하면 참을 수가 없어요. 대신 웬 만큼 하게 되는 상황이 되면 정말 잘하려고 하죠.”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강두’를 연기하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였다는 준호가 이해됐다. 준비 안 된 걸 못 견뎌하니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 것이다.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가수 겸 배우 이준호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2018.02.01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가수 겸 배우 이준호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2018.02.01ⓒ사진 제공 = JYP 엔터테인먼트

연예인으로 활동하기 전후를 비교해 보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

“잃은 건 없는 것 같아요. 활동할 수 있고, 제가 하고 싶은 일 도와주는 회사와 팬들, 멤버들이 있는 것은 다 행운이고 얻은 것이죠. 그래서 뭔가 잃었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어요.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요. 물론 11년 동안 제가 온전히 저 자신 이준호로 있었던 시간은 얼마 안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히려 뭔가를 앞으로 공격적으로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에 대해 굉장히 많이 애착이 있거든요. 지금이 좋고, 지금처럼 평생하고 싶다는 게 가장 큰 욕심이겠죠?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해보고 싶어요. 그러려면 휴식도 필요하다는 걸 이번 작품 하면서 깨달았어요. 제 에너지를 작품에 많이 쏟아 부었으니, 어디선가 충전해서 활동해야겠죠. 그렇지 않으면 제가 비어버리겠죠. 이럴 때 쉼이 필요한 것 같아요. 건강해야죠. 강두를 연기해보니 건강하게 잘 살아있는 게 최고의 행복인 것 같아요.”

답을 듣고 준호와 눈을 맞추며 함께 웃었다. 20대 후반에 벌써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다니 ‘그사이’는 여러모로 그에게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았다.

‘사람’ 이준호에겐 어떤 특징이 있는지 물어봤다.

“사람으로 봤을 때 저는 그냥 도화지 같아요. 제가 작년 9월에 낸 앨범명이 캔버스인데요. 그런 흰 종이 같다고 저를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게 가수로 활동할 때는 크게 작용하는 매력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냉정히 말해서 제가 어필할 만한 외모는 아니었죠. 예능에서 누구를 즐겁게 해줄 만한 성격도 아니고, 노래나 춤을 완벽히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저는 제가 맹숭맹숭하다고 생각했어요. 2PM 활동할 때 제가 유일하게 욕심낸 것은 아크로바틱이었어요. 제가 심하게 다친 적이 있는데, 그 다음부터 못하게 돼 좌절했죠. 그 시기 지난 다음에 ‘감시자들’ 하고, 일본에서 솔로 앨범 내고 하면서 뭔가 이뤄왔죠. 그 과정에서 흰 도화지가 저랑 어울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리는 대로 그려지고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릴 수 있는 거죠.”

‘남자’ 이준호도 도화지 같은 모습인지 궁금했다.

“비슷한 것 같아요. 누가 상대인지에 따라 바뀌죠. 그래서 도화지 같아요. 평범하게 일상에서 대화하면서 그 사람의 성향을 많이 봐요. 그 사람이 말이 많으면 저도 많아지고 시끄러워져요. 대화가 없으면 말없이 편안하게 있죠. 또 누가 적극적으로 나오면 저도 맞춰가요. 이게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는데 상대방을 따라가는 것 같아요.”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가수 겸 배우 이준호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2018.02.01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가수 겸 배우 이준호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2018.02.01ⓒ사진 제공 =JYP 엔터테인먼트

앞으로의 인생 목표를 물어봤다. 그는 멋진 대답을 하고 싶다며 골똘히 생각을 하더니 거의 1분 만에 결연히 이렇게 말했다.

“제 인생은 스테디셀러가 되고 싶어요. 언제 한 번은 베스트셀러가 됐으면 하고요. 정말 오랫동안 이 일을 하고 싶어요. 스테디셀러가 되는 건 이 직업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꿈이지 않을까요? 저도 그렇고요.”

이제 주연급으로 올라선 만큼 연기자로서의 포부도 밝혀달라고 부탁했다.

“옛날부터 제 꿈이 어디를 가도 제 얼굴이 걸려 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어디에 가면 걸려 있고, TV 틀면 내가 나왔으면 하고 바랐어요. 아직 완전히 실현이 안되서 지금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연기자로선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늘 하는 이야기인데요. 대중들이 ‘쟤 나오네? 이 작품 봐야 겠다’고 해주시면 좋겠어요. 가수로선 ‘준호 노래 나왔네? 들어야겠다’고 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죠.”

1990년생인 준호는 군복무를 앞두고 있다. 같은 팀 멤버인 택연은 이미 입대했고, 준케이, 우영이 올 하반기 입대할 계획이다. 입대 계획은 어떤지 물었다.

“멤버들 중에서 형들이 순차적으로 입대하는 상황이고요. 저는 막내라인이라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내년쯤에 가겠죠? 형님들 배웅을 하고 천천히 나이순으로 가겠습니다.”

“택연 형 입대일이 저희 2PM 9주년이었는데, 저는 부산에서 5개월동안 드라마 촬영중이라 같이 못갔어요. 나왔을 때도 만나진 못하고 영상 통화만 했어요. 드라마 끝났으니 면회가야 해요. 저만 못갔어요. 형이 군대에서 전화는 안하지만, 휴가 나오면 연락해요.”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가수 겸 배우 이준호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2018.02.01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가수 겸 배우 이준호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2018.02.01ⓒ사진 제공 = JYP 엔터테인먼트

인터뷰 전날, 군복무 중인 택연을 제외한 2PM 5명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와 다시 계약을 했다. 2008년 JYP서 활동을 시작하고 2015년 재계약을 한 이후 세 번째 계약이다. 2PM 멤버들은 대외협력이사의 중책도 맡았다. 한 번도 소속사를 바꾸지 않고 쭉 함께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우리 회사는 좋은 회사죠. 제가 이렇게 활동하게 해 준 회사거든요. 2PM으로 정상에서 대상도 받아봤고, 여러 투어도 해봤어요. 예전에는 그런 경험들을 가수니까 당연한 걸로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 아니더라고요. ‘왜 당연하다고 생각했지’ 할 정도로 잘 케어를 해줬어요.”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서 임원들하고도 편하게 이야기해요. 잘 받아주고 의견 수렴해 줘서 좋아요. 2PM 전담팀도 만들어줘서 좋은 것 같아요. 불만 있을 때 서슴없이 이야기하고 부탁있으면 바로 부탁해요. 다른데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이렇게 편한 회사는 아직까지 없었어요.”

‘아직까지’라며 뒷문을 열어두긴 했지만, 준호는 회사와의 동반자 관계가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양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한 시간 넘게 시간이 훌쩍 지났다. 마지막으로 2018년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물었다.

“2018년의 첫 시작이 좋았어요. 운 좋게 12시 지나서 2017 KBS 연기대상에서 우수상 받았거든요. 이번 드라마도 무사히 잘 끝났고요. 배우로서 2018년의 출발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뭔가 더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어요. 지난 20대는 아기 같았다는 생각이 들고요. 고도 서른이 되는데 새로운 시작으로 생각하려고요.”

이준호는 강두의 무겁고 지친 삶을 연기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차기작은 편안하고 재밌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그사이’를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현재 일본 솔로 투어를 진행 중인 준호는 2월 17일, 18일엔 나고야, 23일, 24일엔 '일본 공연의 성지' 부도칸에서 콘서트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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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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