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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국가주석 연임 제한 철폐에 대해 알아야 할 다섯가지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개헌안에 투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18.3.11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개헌안에 투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18.3.11ⓒAP/뉴시스

11일, 약 3000명의 대표들인 모인 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의 의회)에서 시진핑의 주요 직책 중 하나인 국가주석의 3연임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안이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중국공산당이 장악하고 있는 전국인민대표 대회가 개헌안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하지만 시진핑의 장기 집권, 혹은 영구 집권 가능성이 열린 것 외에도 중국의 이번 개헌은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번 개헌이 왜 문제가 되는지, 임기 제한을 철폐한 것이 왜 중요한지 살펴보자.

중국 헌법에는 왜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 조항이 있었나?

문화혁명의 대격동에서 중국이 얻은 교훈 중 하나는 비판이 불가능한, 종신 지도자에게 권력을 집중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중국이 그 혼란기에서 회복하고 있던 1982년, 인민대표들은 국가주석과 부주석이 “2연임 이상을 할 수 없다”는 새로운 헌법을 승인했다.

마오쩌둥 이후 중국을 이끌었던 덩샤오핑이 최고지도자가 다시 지나치게 강력해지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임기 제한을 도입했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그 얘기가 완전히 맞는 건 아니다.

당시 국가주석은 그다지 강력한 직책이 아니었다. 덩샤오핑은 군대를 통제함으로써 아무런 직책이나 임기 제한 없이 비공식적으로 권력을 행사했다.

그렇지만 중국의 1982년 헌법 초안을 작성한 정치인들과 법률가들이 영구 집권을 독재로 가는 지름길로 여겼다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일당제 국가에서 말이다.

“누군가가 15년간 권력을 잡는다면, 아무도 그 사람에게 자기 의견을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프랑스 대통령은 7년 임기에 재임할 기회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중국과 다르다. 프랑스에는 여당의 잘못을 날마다 꼬집는 야당이 있다.”

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했던 팡이의 말이다.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이 왜 중요해졌나?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은 1990년대 들어 더 중요해졌다. 덩샤오핑이 1980년대에 그의 후계자 장쩌민에게 권력을 이양할 준비를 할 때, 그 일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다. 학생시위로 후계자 후보 두 명이 사퇴했던 것이다.

그래서 덩샤오핑은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후계자인 장쩌민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그에게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세 직책을 모두 주었다. 중국 공산당 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그리고 장쩌민이 1993년 오른 국가주석직이 그것이다.

그렇지만 덩샤오핑은 장쩌민이 무기한으로 재임하기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그는 더 젊은, 장쩌민의 실제적 후계자 후진타오도 함께 띄워줬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정권을 통해 중국에 새로운 규범이 생겼다. 최고지도자는 가장 강력한 세 직책을 겸임함으로써 확실하게 권위를 가지지만, 10년쯤 지나면 후계자에게 정권을 넘겨줘야 했다.

“당과 국가, 군대의 3요소를 장악하는 삼위일체 지도체제는 필요할 뿐만 아니라 우리처럼 위대한 당과 위대한 국가에 가장 걸맞는 형태”라고 장쩌민은 2004년에 말했다.

이 규범 덕분에 중국의 근대사에서 가장 안정적인 권력 이양이 두 번이나 이뤄졌다. 2002년 장쩌민에서 후진타오로, 그리고 6년 전인 2012년에 후진타오에서 시진핑으로.

중국에서 국가주석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나?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직책은 공산당의 총서기다.

당이 군과 국내 보안을 통제하고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을 수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국가 주석이 미국이나 프랑스의 대통령만큼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용어에서도 이 차이가 드러난다. 중국의 대통령은 중국어로 ‘주석’이라 불리는데, 주석은 ‘chairman’으로 직역된다. 외국의 대통령들은 ‘총통’이라 불린다. 결국 중국 국민은 시진핑을 “국가의 chairman”이라 부르지만, 외국 국가 지도자들과의 격을 맞추기 위해 공식적으로는 이를 “국가 대통령”으로 번역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의 국가주석이 상징적인 것만은 아니다. 국가주석은 의회와 함께 국가비상사태나 전쟁을 선포할 권한이 있다. 그래서 위기가 닥쳤을 때에는 당지도자와 국가주석 간의 갈등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국가주석 직책은 중국의 국제적 지위가 상승하면서 점점 중요해졌다. 국내에서 시진핑은 주로 당 총서기로 활동하지만, 외국에서는 국가의 공식적 수반인 국가주석으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시진핑이 국빈으로 백악관이나 버킹엄 궁전을 방문하는 것도 그가 국가주석이기 때문에 자연스럽다.

이 체제를 왜 바꿨나?

중국의 관영 언론은 시진핑이 자신의 ‘삼위일체’ 지도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임기 제한을 폐지하려 한다고 말해 왔다.

신화통신은 시진핑이 누리는 나머지 두 자리, 즉 당과 군의 지도자는 임기 제한이 없기 때문에 국가주석만 임기 제한이 있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말한다.

이 문제는 당과 군의 지도자에게 임기 제한을 두는 것으로도 해결될 수 있지만 중국 언론에서는 당연히 이 대안을 언급하지 않는다.

시진핑의 이번 움직임은 그가 오랫동안, 뚜렷한 라이벌 없이 최고 지도자로 남는 방법을 구축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임기 제한이 계속 있었다면, 시진핑은 다음 5년 임기가 끝나는 2023년에 국가주석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리고 어떤 후계자도 잠재적으로 라이벌이 될 수 있었다.

시진핑은 자신이 중국을 초강대국으로 만들 역사적 사명을 띠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좀 더 긴 기간에 걸쳐) 삼위일체 지도자로 남으려는 의지가 큰 것 같다. 시진핑은 “이를 이루려면 10년 이상 걸린다”고 말해 왔다.

시진핑이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징조는 이미 작년, 그가 잠재적인 후계자를 당의 가장 강력한 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임명하지 않았을 때 나타났다.

시진핑과 후진타오 모두 권력을 장악하기 전에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정치적 견습 시기를 거쳤다.

시진핑이 영구적으로 집권할까?

시진핑은 5년의 첫 임기동안 많은 놀라운 일을 벌였다. 국가주석으로서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임기 제한을 철폐한 것도 물론 그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인민일보는 이달 초, 국가 주석의 임기 제한을 철폐하는 것이 “종신 국가주석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 바 있다.

시진핑이 앞으로 당분간 권력을 계속 장악하겠지만, 노환 때문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병약해진 이후에도 권력을 놓지 않았던 마오저뚱처럼 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하지만 시진핑은 자신이 몇 번의 임기를 채우고자 하는지 밝히지 않았다. 시진핑 자신도 아직 확실하게 몰라서일 수 있다. 아니면, 사람들을 계속 추측하게 만들면 자신의 권력을 더 강화시킬 수 있다고 그가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기사출처:Ending Term Limits for China’s Xi Is a Big Deal. Here’s Why.

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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